서귀포
BY 파도의말 ON 11. 7, 2008
"울지마세요
돌아갈곳이있겠지요
당신이라고
돌아갈곳이없겠어요
구멍술술뚫린
담벼락을더듬으며
몰래울고있는당신,머리채잡힌야자수처럼
엉엉울고있는당신
울지마세요
가도가도서쪽인당신
돌아갈곳이없겠어요
이홍섭/서귀포
@동네어귀밀김밭..
한국인이애송하는사랑시"서귀포"에는
동쪽과남쪽서쪽을떠도는한생애의
유랑이고스란이담겨있다고한다
‘섬속에숨은당신,
섬밖으로떠도는당신,’
머물곳이마땅치않아아직도
떠도는나의처지와닮아있다
사람들은으례이고향을서로묻는다
누구에게나고향은당연히있을테고
육신을맡기고사는곳이있기마련이다
북쪽평양에서태어나
1.4후퇴때엄마등에업혀피난와
첫발을딛은남쪽땅강원도원주,
두아이를기르던의정부와서울,
결국견실하게뿌리내리지못하고
간이역처럼머물렀던칠년의베트남땅.
다시새삶을살겠다고둥지를튼지금
밀감향기그윽한서귀포..입성칠년차..
누가고향이어디냐고묻는다해도
어디가고향이라고딱히말하지못하는
나의떠도는인생은마음이고향이었고
이땅에선어차피가도가도타향이었다
떠도는구름한점벗삼아
밀감향기맡으며위안을받고
한생애의유랑끝에서서
어딘가돌아갈곳의대한기다림이다
자식들에겐깊은바다같은엄마로
형제들에겐고향같은들꽃향기로
지인들에겐봄볕같은따뜻한정으로
남겨지고싶은소망일뿐이다
동네가득퍼진밀감향기
바람에서걱거리는갈대숲
깊어가는가을하늘과바다
그동안참으로
여유롭게살지못한회한이서린다
08/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