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바람이 분다

@모슬포오일장의이른봄풍경

"눈가득캄캄한흙털면

심천리강산에

눈물겨운봄이오기는올것이냐"

김용택/봄이올것이냐

@꽃이피는천리향..그진한향기..

다시바람이분다

제주의날씨는예측할수가없다

특히봄이면자주부는바람의체감온도가

오히려육지보다더욱추위를감지하게한다

모슬포오일장이섰던어제,

햇살과바람이봄인가싶더니

오늘시린겨울에불어대던바람처럼

다시소리를내며불어댄다

오층높은층에사는관계로들려오는

바람소리는보통장난이아니다

한맺은귀신소리로들리기도하고

가슴선뜩한아기울음소리같기도하고

어느땐심장을도려낼듯칼바람소리같다

다양한색깔로불어오는바람소리

그러나이제익숙해진바람소리는

어떤모양으로든그리두렵지않다

살아있으므로늘찾아오는벗으로여기는

바람의섬생활에터득한노하우중의하나다

인간에게는세가지선택밖에없다고한다

도망치거나,방관하거나,부딪쳐보거나..

그러나지나온세월을돌아보면

도망칠생각도방관하지도그렇다고

투쟁하며부딪치지도않고살아온삶은

세상에떠다니는바람처럼애매모호하게

인생을마치표류하며살아온듯싶다

삶이란얼마나지독한것인지

어느날불현듯찾아온바람의섬제주,다시

노지로몰린삶은바람으로부터시작되었다

그러나어느덧

그때의슬픈기억과긴장감은사라졌고

신선한자연을바라보며자유로운

일상속에뭍힌편안한삶이되었다

서투른돌팔매도

자꾸하면쉽다던가

이제익숙해진바람은

친구가되었다

다만

손녀손자들의그리움만뺀다면

하기사아무것도그리운게없다면

무슨재미로살겠나

오늘밤은

파도소리가잠을설치게할것같다

0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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