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사랑하자

/깡순이가있는바닷가언덕

"그대아름다운것치고
외롭지않은것보았는가
보들레르의휘굽은선율
아인슈타인의피는우주
석가의대비,그리스도의사랑

이깊은사랑,높은질서
또한외로움이피우는꽃
이외로움은그대높이고
아름답게하는것이어니
그대외로움고이지니고
아예말하지말라"

이양하/외로움을사랑하자

@깡순이는..

깡순이가내곁은떠났다

아주멀리영원히떠나버렸다

우려했던근심이정말거짖말처럼일어났다

어제밤까지도성당에다녀오는주인을

묵묵히기다렸고꼬리를흔들며반가워했는데

첫새벽잠든사이홀로외롭게느닷없이

너무도허망하게떠나갔다

환갑진갑훌쩍넘긴깡순이의둔해진행동으로

오래생명을지탱할것같지않은예감이

금년들어서유독신경이쓰이긴하였지만

마음으론아직떠나보낼준비는전혀하지않았다

깡순이를바닷가언덕에묻었다

동이터오르려는흰새벽,

푸른바다하얀파도가넘실거리고

철따라노란유채와하얀찔레꽃

인동초,노란국화가피는

아름다운예래바닷가햇살바른언덕

늘붙어다니던산책길가언덕에묻었다

외로운섬,제주입성8년째

모진바람을지켜주고외로움을함께한

깡순이는반려동물그이상의존재였다

쉽게잊울수가없을것같다

한바탕봄밤의꿈처럼

절절한그리움을남기고

이제너는떠나고

우린추억으로만남았다

깡순이는내가슴에뭍었다

신뢰,인내,믿음,서로배려한마음으로

그림자처럼사랑하고함께한시간들을

잊는다면나는큰죄가될것만같다

이깊은자연의질서가

외로움을꽃피우는것이라면

더이상외로움을두려워않겠다

더높고깊은사랑이라면

다시외로움의순례자가되리라

"깡순아,잘가,

그리고고마워,

너와함께한세월,

정말행복하였다"

너없는외로움을

사랑하며살아가리라

09/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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