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감 쥬스 만들기

입춘을시샘하는바람이다

겨울을슬슬밀어내는바람같다

겨울의그칼바람소리만큼모질진않다

따뜻한남쪽나라제주다

겨울에도영하로내려가는일이없는제주라도

그바람때문에체감온도는영하로봐야한다

밀감나무가노란옷을벗고초록잎으로남았다

상품으로팔려나가고처진크고못생긴밀감은

제주밀감쥬스로거듭난다

껍질을벗기고맑은즙을곱게걸러내어

팔팔끓여특수봉투에담는작업을하였다

이렇게밀봉해두면일년을두고먹어도변질이없단다

못생긴밀감도제몫을한다

밀감향기가온집안에진동하고

가슴속에도밀감향기가스며든다

여기제주사람들은

상품가치가없는크고흡있는못생긴밀감을

팟지라고부른다

제주는해마다밀감철에는밀감아가씨를선발하는데

섣불리나왔다떨어지기라도하면팟지아가씨로

낙인찍혀시집가는데도걸림돌이된다고하여

대회에참가하길상당히심사숙고한다고한다

재밋고도안타까운이야기다

바람의섬제주가요즘은밀감보다

올래길로더유명세를탓다

때로는바닷길로때론들길로오름길로걷는

제주올래는한마디로제주의모든것을볼수있다

맛있는음식을음미하듯천천히걸어야

제주의속살을들여다볼수있는것이올래길이다

얼마전산방산에서할머니한분을만낫다

초등4년이라는손자와단둘이관광을나섰단다

손자의친구들이제주여행을다녀와그대화에끼지못해

몹씨속이상해하는손자를위해관광을왔다고한다

제주는"이세상모든아름다운자연의축소판"이라는

감동적인찬사를하며죽기전잠깐이라도제주에서살아보고싶단다

암튼대단한할머니와손자를위해다음목적지라는

소인국테마파크로차량봉사를해드렸다

즐거운여행이되기를…

봄을부르는바람,

곧밀감꽃이피려는아우성이다

어느새봄을기다리는마음이조급해진다

01/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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