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평포구에서..
바람과비는
나의발을이틀째매어놓았다
제주의봄은고사리가쑥쑥자라라는
자연의현상으로내리는비를
여기사람들은고사리장마라부른다
그비가하루걸러내리곤한다
그러나
부지런한할망들은비속에서도
고사리를꺽는걸보면제주의자연은
제주인들의삶그자체이다
바람과비는
태풍을동반해바다를몸살나게하고
흰파도는거친포말을이루며
온몸을힘겼게뒤쳐긴다
말씨도삶도낫선제주에서
봄이면고사리꺽으며
썰물때면바다에나가보말을줍는
제주에서살아가는수업을대충치른셈이다
바람,햇살,나무,새,들꽃..
바다,파도,하늘,태양,구름…
잃고살았던무감각을깨어준건
무한한자연이었다
더러는쓸쓸해하며
더러는행복해하며
고독을사랑하게되었고
모진바람에도익숙해졌다
"내가살아있는한
그대는나의주인입니다
그러니
나는혼자가아니지요"
뜨고지는해
피고지고꽃
사방에널려있는기적..
주룩주룩내리는비
창을흔드는바람소리..
10/04/28
Share the post "제주 고사리 장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