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족의 삶

/익어가는청보리…

"만족할줄모르는사람에게는

어떤의자도편않치않다"

괴테/

제주는처음부터로망이아니었다

어느날문득막다른골목에다달아

갈곳없는슬픈나그네가되어

다만고통을이겨내는하나의피난처로선택하었다

인간이얼마나독하고영악스러운지

낮선환경에도불구하고삶의갈구는

무서운적응력으로나아갔다

지나간세월이너무힘들었다고

그생각만으로살아갈수없었고

나자신에게채찍질해야한다는것도

빠르게깨달았다

사람하고관계는갈수록어렵지만

자연은오래관계할수록

세상의원망인간에대한분노,

미래의욕망을하나씩비워내게하는

신비스런묘약이었다

일상의외로움과허망한생각이

삶을위태롭게만들고

존재의나약함과보잘것없는생각이

슬픔과불안감을가져온다는걸알았다

세상곳곳에도사리고있는암초

행복도기쁨도사랑도

이세상에서는인간이갈망하는

그어떤것도풀수가없다는걸알앗다

괴테가누린"자족의삶"

어짜피삶의초대된이상절망보다소망으로

자족하며사는편이훨씬낫다는것을알았다

바람은자기가원하는곳으로분다

제주도로인생을옮긴후

바다는내삶의학교가되었고

들판은내인생의언덕이되었다

제주는이제

더이상피난처가아니다

가난하고고독하므로

더행복하다고해도좋겠다

1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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