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이중섭미술관,,,
"삶은외롭고
서글프고그리운것
아름답도다여기애
맑게두눈열고
가슴횐히
헤친다"
이중섭/소의말
일년만에찾아온
동생의열흘간제주여행이
서귀포이중섭미술관에서끝이났다
어릴적그렇게많아보였던형제들
지금은다어디로갔을까
세월이그만큼흘렀고
세월만큼나이들을먹은탓일까
멎은듯흐르는것이
세월이라하던가
세월은덧없이흘러도
모든게아련한추억은남았다
이세상에
부모일가친척하나없이남은건형제들뿐이거늘
그래도다행히피붙치의갈증을
풀어주는유일한동생이다
6,25가60년이란다
부모님은1,4후퇴때
엄마등에업힌세살인나를포함해
딸셋을데리고남으로내려왔다
그러나
오로지고향땅평양으로돌아가기을
학수고대하며두손놓고고향하늘만을
쳐다보고사시다일찍돌아가신아버지
피난내려와딸둘,아들하나더늘고
거기다시앗이낳은아들하나까지
식구수가늘어갈수록홀로짊어진무거운
그고달픈피난살이에서도
오직자식들을굶기지않고가르치신어머니
아버지와다른엄마의삶은
우리들에게정신적으로남겨진유산으로
위대한모성그자체였다
남쪽이라고피난온원주
그쌍다리밑에서석달의피난민생활
동생들에게밥을얻어다먹이던그영악스럽던
큰언니는몇해전뇌경색으로쓰러져
이제동생들을기억하지못한다
각자자손들이생기고
자신들의세계에빠져살아야하는자매들은
어릴적어울려살던옛날과달리당연히
점점멀어질수밖에없을것이다
나역시
삶의우여곡절을따라다니다
지금의인생으로바뀐
베트남에서의7년삶을마지막으로
결국가장남쪽끝제주까지홀로온걸보면
아무리한뱃속에나온자매들이라도
삶의운명또한다다를수밖에없으리라
이제나에게
더이상내려갈남쪽은없다
이미발한짝땅속에넣은채
그마지막을기다리며살아갈일만남았다
삶은
외롭고서글프고
언제나그리웠다
1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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