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

/가파도..섬에서만난야생화..

서울에올라온지도어느새한달이지났다

한번올라오면한달은기본이고

보통두어달씩머물게된다

본의든타의든상황에따라

제주에내려가는날이길어지기시작하면

마음은어느듯조급함에몸살이난다

그런감정은언제나같다

육지에올라와있으면

동생이나친지들은만나자는전화가온다

고맙기그지없다.그러나,

마음처럼선듯나서지지가않는다

그주위나사람들은

베트남가기전의생활권이었고

허무하게잃어버린집의대한뼈아픈기억을

상기하고싶지않기때문인지도모른다

집은나의마지막남은자존심이었다

재앙같은결혼생활도속고살아온인생도

다참고잊을수있다고자부했다

말로는잊었다고하지만

솔직히그건잊고싶은것뿐이지

그당시이미머리속에깊이새겨진

아픈기억을잊을수있는가..

그해여름의베트남

인내를시험하는온갓모멸감을7년동안참으며

그래도살아보겟다고파닥거리는두날개를

무참히꺽인채한국으로돌아왔었다

9년전7월,그때도지금처럼여름이었다

좋은일은추억이고

나쁜일은기억이라고햇던가

그러나추억은곧잘잊고살면서

잊고싶은기억은살수록또렷해지는모르겠다

때때로추억은바람을타고

그리움으로흩날리고

기억은거친파도를타고

잠든생명을깨우기도한다

우리는살면서많은걸잃고산다

거기다사람의마음마져잃으면

더잃을것이없다고한다

그모두를잃고얻은값진자유로움..

꽃이가장아름다운상처로피어나듯

여름향기가득한이순간

시간은어제처럼물길을맴돈다

이젠잊으라고…제발..

01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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