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새벽 달

/가을국화앞에서아들과…

"나만늙고말테니

너는늙지마라

늙고나면서러운게

한두가지아니다

너는늙지마라"

이생진/너는늙지마라

오설록은푸르다

봄가을없이언제나푸르다

며칠전,

아들이두번째제주에내려온날

우리는오설록의푸른녹차밭을찾았다

지난날고통과힘겨운세월속에서도

오직작은두아이에게애정을쏱고키울때

나는젊어당당한한세대를거쳐왔으나

먼길휘돌아떠돌다보니

이제나는자연스레나이를먹었고

어느새아들은마흔두살의불혹이되었다

근래에아들은그바쁜와중에

늙은엄마의마지막소망을위해

서울과제주를오가며일정을보냈다

작년겨울에마련해준터에

집을지어주려는작업을시작하였다

아들이성장해세상을헤쳐나갈때

난베트남에서7년의허송세월을보냈고

그후,내상처만아프다고

모든걸잊고싶어곧장제주로내려온지9년째

그러다쓸대없이나이만먹었고

더나아가아들을의지하게되었다

말없는아들은

모자간의깊은의미를남기고

서울로올라간그날밤,

잘도착했다는전화와함께

"엄마,사랑해..

내가처음으로말했지..잘자요..엄마.."

사랑의고뇌가뒤섞여

파도처럼넘치고새벽달의파란빛처럼

촉촉히가슴으로젖어든다

아들은지금미국출장중이다

새벽4시에도젊은이들의열기로가득하다는

홍대앞그거리,그시간을

끌고가는아들의텅빈가슴에도

파란새벽달이비추리라

가을이깊다

인생도가을도언제나애잔하다

화려한단풍과마른잎이함께주는

풍요로움과쓸쓸함의계절이기때문일까..

1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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