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다시 내일의 일본이다
입벌려
빈소리를낸단말인가
어떻게저눈앞캄캄한파국에
입다물고
고개돌린단말인가
이도저도아닌속수무책으로실시간의화면을본다
몇만일지모를일상의착한목숨들
이제살아오지못한다
어머니도
아기도
할아버지도휩쓸려갔다
아버지도
누나도친구들도어느시궁창더미에파묻혔다
그리도알뜰한당신들의집
다떠내려갔다
배들이뭍으로와뒤집혔고
차들이장난감으로떠내려갔다우유도물도없다
인간의문명이란얼마나무명인가
인간의장소란얼마나허망한가
저탕산저인도네시아
저아이티
저뉴질랜드
오늘다시일본의사변에서
인류는인류의불행으로자신을깨닫는다
결코이불행의극한에침몰하지않고
범죄도
사재기도
혼란도없이
너를나로
나를너로하여
이극한을견디어내고기어이이겨낸다
다시내일의일본이다
오늘의일본으로
이후의일본반드시세워지이다
3월11일일본대지진..
집도삶도목숨도가족도모두잃었다
어떤표현으로도,어떤말로도
할말을잃었다
산다는것이
지금살아있다는것이
얼마나허무한것임을
인간의한없는무력함을
가족의뼈저린소중함을
아주가까운
이웃나라에서다시보았다
행복과불행을
한순간의삶과죽음을
아.일본땅
우리인간의땅을
참혹한절망속에서
애끓는통곡의절규와
재회의환호성과
그리고새생명의탄생과..
이슬픈봄에..
1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