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오후..

/동백나무를심으며..

봄날오후..

춘삼월에눈이내리고

좀처럼떠나지못하는겨울속에서

영영오지않을것같던봄이었다

오후,진정봄같은날이다

면에서무료로나누어준매실과단감나무,

서귀포오일장에서사온동백나무와

모슬포장날에서사온매실나무와연상홍

덤으로얻은시원찮은천리향을

땅에심었다

자,이제돌과의전쟁이다

파도파도나오는돌들을

감당못해어쩔수없이함께심고말았다

역시돌,바람,여자가많은삼다도,

그러나조사에의하면

이제여자가많다는이야긴전설이되었단다

생전처음손에쥐어본호미,삽자루,

제대로된밭을만들어낼지

무엇부터해야할지정말이지엄두가안난다

그러나,

나의정원을곱게가꾸고싶은의욕만은

열정으로가득하다

이미마지막내삶은

자연에서머물기로작정한지10년째다

들판의야생화,나무들,흙내음..

따뜻한봄햇살과

비와바람의축복..

이른아침,

텅빈앞마당에찾아오는까치형제,

살이통통한암꿩한마리..

고요를깨는청량한소음이다

순간의삶이한생애를이루듯

삶의질서와자연의질서는아무런의미없이

그냥건너뛰는법은절대없었다

늘설레이는봄,

언제나봄을기다리는마음은

아마도수천년흘러온

끝없는그리움일지모른다

봄날오후..

고요하고평화롭다

그봄햇살때문에

그봄바람때문에..

1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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