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 소리
BY 파도의말 ON 4. 30, 2011
"하늘을깨물었더니
비가오더라
비를깨물었더니
내가젖더라"
정현종/비소리
비가온다
빗소리가반갑다
어느님이온들이리반가울까..
동쪽잔디밭에앉혀놓았던
스크링쿨러를잠그었다
잔디를살릴려면열심히물을주어야한다고해서
오일째수돗물과씨름하는중이었다
서쪽밭에심어논상추쑥갖가지오이
도마도고추호박파등오밀조밀줄선모종들도
하늘이주는자연의비가반가운모양이다
생애처음으로짖는농사,
농사때맞춰내려왔던동생부부의도움으로
첫시작을하였고,바람에넘어가지않도록
고추대까지세우고갔다
초보자농사꾼의비애를그렇게잘넘겼다..
제주에서의10년..그러나,
말로만희망하던진정한전원생활..
비로서나무꽃을심고마당에잔디를가꾸며
호미를손에쥐고흙을주무르는요즘일상아닌가..
꿈같은일이현실임을충분히실감하는중이다
외딴섬제주,
세상끝에와서내닌생을묻어버린그런느낌으로
내영혼의피난처라고여겼던제주..
이제제주는더이상피난처가아니다
마지막삶의안식처일뿐이다
그동안내헛되게보낸세월에비해
몇천배최고의가치로살아가는지금,
구속으로살았던지난날들의
부채를툭톡히받아내고있는지도모른다..
나무꽃들이춤을춘다
싱그런푸른욕망
격정적인자유의몸짖
물방울을튀기며군무에빠져있다
안개에쌓여있는산방산..
11/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