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이유
BY 파도의말 ON 5. 7, 2011
안개자욱한아침..
보슬보슬봄비내리는고요한아침이다
늘위엄을자랑하는산방산이짙은안개에쌓여
희미히게조차보이지않는다
밤새내린봄비로
텃밭이촉촉히젖었다
흙은엄마의따뜻한뱃속처럼
생명을잉태하고성장하게하였다
열흘전(서울내동생이..)뿌린상추쑥갓들이
살포시올라오고조금만더자라면솎아줘야겠다
농사를시작하고나서부터
뭔가어럼풋이감이잡히는듯한느낌이다
죽기전에자전거타보고싶다고
노래를하였더니딸이보내준보라색예쁜자전거..
그러나아직그림에떡이다
언젠가누군가의도움이든
마을을싱싱달릴수있는날을기다리는중이다
정원석을마당에들여놓고
돌에다흙을채우고라일락과아이비,새우란으로
직접꾸며본돌정원이다
마당을꾸미기시작한지거의두어달접어들었다
물론돈을들이다면야당장풍성한정원을
볼수야있겠지만,내손으로천천히꾸미고싶었다..
작은밀감나무,연상홍,철쭉들..
모과나무,불루베리..그리고장미나무들과
올여름장마까지기다려야완성된다는
잔디..잔디정원..
겸허한기다림..
삽질을하고호미를잡고흙을만지고
어제보다더자란삶이보이듯..
기다리는이유..
긴기다림은살아있음이고
그순간만이오직
가장삶다운삶일수도있으리라
연휴로제주민박이만원인모양이다
우리집까지긴급요청이온걸보니..
오늘하룻밤재워달라는신혼부부란다
암튼내집을찾아온
행복한제주여정이기를…
11/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