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과 여자들..

/쑥…

제주는이른봄부터쑥이지천이다

점점짙어진초록잎사귀에풍기는쑥향기는

온들판을덮고있다

제주사람들의봄은고사리부터시작한다

육지사람들처럼쑥에그리관심이없는듯하다

제주10년차인나는아직도고사리보다

햇쑥에더애정이많이간다

요즘들어제주초년생인

내동생마리아와또하나마리아는쑥에푹빠졌다

물론나를포함한세여자가..

쑥새순을뜯어삶아불린쌀에왕소금을넣어

방아간에서삶은쑥과쌀가루로빻아

익반죽을하여동그란쑥반데기모양을만든다

옛것에대한향수와추억을되새기며

오손도손즐겁게만드는모습이

막늙어가는정깊은여인들의모습같기도하고

신선한봄처녀들같기도하다

알맞게반죽한후..

찜통에찌기직전만들어놓은쑥반데기..

찜통에서막쩌내

참기름을발라윤기나는쑥떡..

그옛날엄마가해주던

엄마에대한그리움과향수가담긴음식아닌가

봄마다생각날아련한기억들이다

집짖고이사온집앞빈집터에도

연하고파릇한쑥은지천이다.그러나..

일부러먼길을가고싶은날이있다

동광육거리를지나한림으로가는길..

초여름의햇살을찬란히받으며

더욱푸르러진나무숲길과

이시돌목장의드넓은초원..

소와말들이여유롭게풀을뜯는

목가적풍경은한편의동화처럼아름답다

가끔은외로운바람이가슴에불고

때로는마음안에슬픔의바다가출렁거려도

오늘도쑥을뜯는세여자는

제주의자연속에서행복한세월을보내고있다

방금청량한바람이

얼굴을스치고지나간다

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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