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에 누가 사나

"그집에누가사나

내가사나

긴치마를끌고

차를끊이는노부인이랄지

하루가가네

기다려도하루가가네"

이진명/그집에누가사나

바람이분다

바람속에서가을냄새가난다

다시가을이다

마당에서홀로차를마시는데

잠자리들이맴맴돌고

호랑나비한마리도덩달아날고있다

그들은가을바람타고

아마세월따라

저멀리서뛰어왔을지도모른다

바람도때론손에잡히는데

세월을어떻게붙잡을수있을까

한세월저무는일잠깐인걸..

이집에서

꼭십년만살고싶다

기다림이함께거주하는텅빈,

그러나가득한여운으로..

얼마쯤은외롭거나

때때로서러운마음이들더라도그래도,

아직세월을빨간신호등에걸고싶다

오늘내이름석자가박힌

신청한집등기부등본을찾아왔다

아들의마음이담긴집이다

가장아쉬웠던쇼파가생겼다

보내준딸의마음이

이집에함께머물렀다

1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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