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풍경과…
늦가을의스산한바람이다
보약같던한낮의짧은햇살이자취를감추고
공터갈대숲에서허허로운바람소리가난다
이젠세월의흐름에둔감하고싶었고
어느만큼마음도함께늙어버린줄알다가도..
문득계절이바뀔때느끼는감정은예민하다
여생의감각이랄까
한밤의비오는소리에도저절로깨지는
어떤날씨에도사소롭지않으며
간밤의꿈한자락도그냥넘어가지지않는걸보면
그러면서늙어간다는사실을깨우쳐주려나보다
바람불고비내리고
날씨의변화는
여전히사람의감각을흔든다
그동안살면서
천국과지옥의경계를넘나들면서
행복과불행도경험하였고
기쁨도슬픔도그리오래가지않음을깨달았고
그렇게생각하고나면
지난날이그리행복하지않았다고
불평불만할일도없으며,
설사다른사람에게오해를받든비난을받든
별로화날일도없다
산전수전택전육전이삶의지헤라고하지않던가
제아무리안타깝게얻으려해도생각대로않된다는것을
어느정도게을러도생각지도않은행운이찾아올수도있다는
여유을터득하는안목은늙어가면서생겨난것이다
늙음에대한축복이다
"영혼에는나이가없다
영혼은시작도없고끝도없는그런빛이다.
어떻게늙는가가중요하다.
자기인생을어떻게보내는가가중요하다.
거죽은신경쓸필요가없다.
중심은늘새롭다.
거죽에서살지않고중심에서사는사람은
어떤세월속에서도시들거나
허물어지지않는다"
법정/산에는꽃이피네中에서
1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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