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눈내린아침…
외손주들이겨울방학을제주에서보내고
육지로올라가기전날밤..
문밖은소리없이눈이내리는중이었다
이틑날아침마당..
소복히내려쌓인눈은
상처를덮은순백의아름다움이고
삶의무게를걷어간가벼움이었다
"내짐속에는다른사람의짐이절반이다
다른사람의짐을지고가지않으면
결코지고갈수없다"
짐/정호승
산다는것은
짐을지고가는일이다
우리는한평생살아가는동안
무게와상관없이짐을짊어져야하고
또한절대내려놓을수없을것이다
참을수없는짐을짊어지고
기어이여기까지온삶이다
그래도희망이라는헛소리를듣고
설레임이없다면사람이아니겠지
"할머니죽지말고잘살아.."
눈내리던그날밤,
봄이면초딩들어가는작은녀석이
이별앞에남기고간말이다
겨울내훼손된마음을
그나마아이들때문에애써버틸수있었는데
뭔가들켜버린묘한기분이었다
왼종일비가내린다
봄비처럼…
1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