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없는 집

/대문없는집..

"제주도에는

대문이없다

제주도에선사람이고바람이고

무시로드나든다

걸림없이"변택주/’법정,나를물들이다’중에서

제주생활10여년..

삼다삼무와조낭정신에적응되어별거부감없이산다

대문없이살아보니걸림없으니나를비롯하여

사람이든고양이든까치꿩이든바람까지도

드나들기좋다는걸깨달고

돈쓸일특별히없으니통장에잔고가비어도걱정할일이없다

더러는혼자사는내삶이자유로워보여부러워도하고

더러는무섭지않느냐외롭지않느냐하기도한다

그러나,누가이런삶을온전히이해하겠는가..

무한정자유라는이름에는공포와목마름이있다

자유를만끽하고사는그속에는감정등자기제약에서오는

무한한자제력과아픔을견뎌내는처절한인내가필요하다

혼자사는여자는고독과슬픔을견디기위해선

그것에길들여져야한다

쓰디쓴약을넘기야하듯꿀걱꿀꺽잘넘겨야한다

혼자사는여자는마음전부를열어야한다

이른아침창에서지저귀는새들에게도꽃들에게도

설핏지나가는바람에게도미소로답해야한다

혼자라는이유로받는세상의편견,

그래서받는상처도비참함도묵묵함으로대처하는

피나는극기와자기수양이필요하다

모든갈망과속박에서벗어난후..가슴에고이던

눈물고독이따뜻한사랑으로스며든다면

비로서진정한자유를성취한것이다

혼자사는여자는

홀로선택하고홀로기도한다

결국혼자이지않은사람은없다

원래사람이란겉모습처럼훌륭하지않듯이

삶이란상상보다그리근사한게아니라고생각하면

혼자건둘이건불평할일도없다

아무리좋은집에살아도

사랑하는사람과살지않는다면무슨의미가있겠는가

영원한하느님과함께살고있음을믿기때문이다

"오월..

내나이세어무엇하랴

나는지금오월속에있다.."/피천득

산방산한자락에..

나즈막한돌담의대문없는집..그텅빈여유,

홀로사는즐거움이있다

1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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