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인과함께…

희경이를다시만나건오육년도넘은듯싶다

희경이네부부는나와비슷한시기에제주에내려와덕수에서

제주별장이란이름으로펜션업을하고있다

지금은육지사람이많이정착하고살아별감정은없지만

11년전만해도같은육지말을쓴다는자체하나로도쉽게

가까워질수밖에없던여건이었다

육지것이라는눈총이나텃세로동병상련의입장이다보니

처음만난우리사이도그처럼자연스러웠다

마침같은종교까지보태져오고가며안면을트고살았다

그후..술좋아하고친구좋아하는희경이..그러나,

평생술하고는담싼나로선술친구로부응하지못한이유가

오랫동안소원해진원인이었을게다

엇그제초복날책한권을들고나타났다.."엄마는사춘기"

그동안살아온제주일상의수필집이었다

역시희경이다운걸쭉한입담으로풀어논사람사는이야기..

가족,손님들과의만남,즐겁고슬픈이웃이야기등을다양한

제주경험을전혀가식없이진솔하게..재미있게써냈다

그런희경이에게도마음의담이있다

하루에도몇번씩때려부수고싶은돌담…

제주에먼저내려와..자리잡고울타리없이한집처럼살자고

불러내린..육지에서이웃하고살던형님부부..

그말이너무황감해두말않고이먼곳까지내려온그들부부..

어느날느닷없이본의아닌불상사로인해

그형님부부는하루아침에한마당을가로질러돌담을쌓다

"제가지은죄가하늘에닿아이꼴이되었습니다.

저를분노에서해방시켜주십시오.."

그들은지극히평화로웠지만그는평화롭지못했다

형님부부는처연하게성당을다니지만

희경부부는다니던성당을냉담해야했고

하루에도몇번씩짐을싸거나

다른곳으로옮겨갈생각을수차레하면서살았다

영화밀양처럼하느님과의소통이아니라

인간과의화해가먼저였다

인간과의불화를타협못하는데무슨구원이있겠는가..

인간의마음이란한결같지않다

인간끼리경계가생기면무거운마음으로살아간다

관계를맺고사는인연들..

우리들이안고살아가야할평생화두다

변함없이술과사람좋아하고

호탕하게잘웃는희경이…작가가된

그녀의진솔한삶을사랑한다

12/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