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중문하얏트호텔산책길…

중문에살때자주가던산책길이다

11년전제주로삶을옮길때..그때도오늘처럼

하늘과바다가높고깊어진10월의가을이였다

외로워도슬퍼도울지않겠다는

독한맘하나먹고,마치발가벗은심정으로

나홀로바닷가로만돌고돌았다…

그러다,삶의터전을화순으로옮기도나서..

거의2년만에찾아오니새삼그때의감정이살아나면서

새롭게애뜻한추억의장소로다가온다

오만가지생각으로처음제주에들어와

사소한바람에도자주마음이아팠고

툭하면바람의발길에채여몸이아팠던시간들..

그러나,다행스럽게도제주는그런나를

서서히받아주었고..

말그대로지나간시간에감사하고,

돌아와다시감사하게하는계절이다

인생은여전히많은문제로가득하고

정답없는수수께끼처럼풀어야하는

세상은늘그렇다

모든게풍요로운세상,그래서더

고달프고복잡한세상..

우려내지않은쓴나물의뒷맛처럼

인생은늘그렇다

난아직도누군가등뒤에숨어있다가

어느때도끼로치켜들것같은두려움과

벼랑끝에몰리는악몽을꾼다

"마음이순해지는가을..

용서하기힘든사람도

용서해야겠지요"이해인/가을편지

다시가을이다

가을엔바보도되고

죽은사람도된다고..

가을을탄다는그대에게

이가을편지를띄웁니다

1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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