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병원에서

병원삼일째ᆢ
바로앞환자가퇴원한지채한시간도안돼
새로운환자가들어왔다
역시휠체어를탄짤달막하고새카만전형적인제주할망과
휠체어를밀고들어오는여자는분위기상며느리인듯하다

펜싱선수처럼허리를무장한할망셋과오른쪽다리를길게
기브스한발랄한여중생과머리가아파씨티를찍을예정이라는
중년여인ᆢ욕창이심해날마다치료받으며꿈쩍도못하는할망은
유일하게간병인을쓰는것같다
그리고우습게넘어져오른다리가골절되어수술을앞둔나ᆞᆢ

다사다난한인생그자체
늘아슬아슬한곡예사같은삶
온갓도처에깔려있는위험천만의세상ᆞ
거기다불의의유혹들까지ᆞᆢ

내가무심코넘어진일
판단력부족으로시일을놓쳐버려
생고생을하는것ᆢ
그모두어떤의미가있을터인데
깨달치를못하는미련함때문이리라ᆞ

지금이시간ᆢ
환자들은드라마에푹빠져있고
도시의밤ᆢ
병원건너편멘하탄호텔불빛이창으로반짝인다

가까이서구급차싸이렌소리가들린다

1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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