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단상
BY 파도의말 ON 2. 15, 2015
/주일날아침..
이른아침부터조금씩뿌리던비였다
모슬포성당교중미사를가려고문을나서니
그사이제법빗발이굵어지고세차다
작년여름오른쪽다리를수술하고나서날씨만굿었다하면
말썽이다.그렇게한번무너지고나니건강에자신감을잃었다
하물며걷는것도밤운전도조심스럽고육신은물론
마음조차도소심해졌다.
그러나,어디그탓만이겠나.
어느덧68세..나이들어멀쩡한다리도아플때가되었거늘,
지금까지살아온기나긴그세월을누가거스르랴..
유리창너머로들리는빗소리..
"나이들면사는게쉬운줄알았는데
찬비내리는낮은하늘이나를적시고
한기에떠는나뭇잎이되어나를흔드네"
마종기/늙은비의노래
먼길휘돌아떠돌다보니자연스레나이먹고
몸은당연히피곤할수밖에없다.그럼에도불구하고
마음만큼은어제보다오늘,오늘보다내일은,좀더
순수해지고싶을뿐이다.
"잎새다떨구고앙상해진저나무를보고
누가헛살았나말하는가
열매다뺏앗기고
냉냉한바람앞에서있는저나무을보고
누가잘못살았나말하는가.."
도종환/겨울나무
인생자체가믿을게못되는데
무얼더욕심내겠는가..지는줄알면서피는꽃..
날마다저무는바다…
굳이노을지는바다를가지않아도
삶의가장진실한마지막을인정하는황혼이
어찌아름답지않겠는가…
나혼자즐기는카페소풍에서
청량한빗소리들으며차한잔여유로움과
자유로운고독으로존재하는평화를누린다
한방울의빗물에게도감사하고싶어진다
15/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