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래미가 주말이어서 집에 왔습니다.
“엄마,시드니가 안짖어요,”라며 울먹였습니다.
늘 딸이 오면 반갑다고 꼬리를 치면서 무릎 위로 올라타며 어쩔 줄 몰라하며 좋아하던 강아지였습니다.
평소에 힘 없이 거의 누워만 있다가도 현이가 오면 그렇게도 좋아했습니다.
시드니를 떠나 보내고 첫 주말을 맞아 집에 돌아 오는 딸아이의 기분이 어떨지 짐작이 갔습니다.
“엄마도 그래,많이 그립지?”라면서 딸을 위로해 주었습니다.
“엄마!,이번 주 내내 학교에서 시드니 생각에 눈물이 났어요.”라며 딸아이가 시드니가 없다는 실감을
집에 들어서자마자 온 몸으로 느끼면서 많이 아파했습니다.
자기 막내 동생처럼 아끼며 사랑해오며 잘 돌봐 왔기 때문에 저희 가족 중 그 누구보다도
딸아이의 허전함이 남달랐겠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힘들어하고 시드니를 그리워하던 현이가 다시 마음을 잘 다스렸습니다.
시드니가 아프지 않게 잘 떠난 것이 시드니에게 잘 된 일이라는 것으로 위로를 스스로 얻었습니다.
시드니를 잃은 슬프고 허전한 마음은 여전히 한켠에 두었지만
금방 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막내 남동생 덕분입니다.
5살 어린 막내는 누나를 너무도 좋아하고 잘 따릅니다.
둘이서 생각이 어찌 그리도 잘 통하는지 이야기도 많이합니다.
막내가 9학년으로 누나가 다디던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었기에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요즘 참 많이합니다.
누나도 너무 즐겁게 고교 생활을 잘 했고 동생도 또 학교 생활이 너무 재미있어 하는 중이라서
둘이서 더 잘 통하는 이야기들이 많은 가봅니다.
막내가 하는 이야기를 누나가 다 알아 들을 수 있는 같은 학교 선배라는 것이 참 좋습니다.
오후에 시장 간 길에 한국서 들어 온 맛있는 배가 있어서 한 박스 샀습니다.
남편을 먼저 건내주고 아이들 방으로 올라 갔습니다.
누나가 막내를 자기 무릎에 눕혀 두고 이마에 가득 핀 여드름을 짜 주고 있었습니다.
손자국이 날까 조심스러워하는 엄마에게 딸래미가 자기가 잘 알아서 할거라고 안심을 시켰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만 14살이 2주 전에 지난 막내는 요즘 부쩍 키도 많이 크고 손도 큰 형보다 더 커졌습니다.
이마에 여드름이 난 줄은 알았는데 정말 그렇게 많이 피어 난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저희 딸이 이마에 난 여드름은 많이 안자고 잘 안먹어서 그런 것이라면서
막내보고 더 잘 챙겨 먹고 푹 잠을 더 잘 자라고 일러 주는 모습도 누나답고 사랑스럽고 예뻤습니다.
시드니가 있을 땐 둘 켵에 항상 시드니가 앉아 있었는데
오늘은 둘이 이야기하며 이마의 여드름을 짜 주는 곁에 앉아 있어야될 시드니가 없는 것이
많이 허전해 보였습니다.
시드니 이야기는 물론이고 새학기 첫 주간을 잘 보낸 서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셋째와 넷째 모습 속에서
저희 부부도 함께 배를 먹으면서 행복한 저녁을 보냈습니다.
큰 아들이랑 저녁 식사 후 한~~참이나 통화하는 남편 곁에서 수화기를 건내받아 아들 음성을 들으며
감사한 일들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둘째는 교회서 청년부 기도 모임이 있어서 갔는데 주말 시간을 비전있는 일로 사용할 수 있음도 감사합니다.
어느사이 막내 이마에도 사랑스런 청춘의 꽃이 가득 피어 난 시절이 된 것이 너무도 감사합니다.
‘ 이젠 정말 다 컸다!’란 감사가 저절로 입에서 나옵니다.
아이들 넷이서 서로 우애있게 잘 자라감이 아빠,엄마에게 큰 에너지가 됨을 매일 체험하면서 감사합니다.
감사!
범사 감사!
정말 범사 감사! 라는 이 말이 저가 요즘 느끼는 저의 마음을 그려내는 것으로
가장 딱 맞는 표현이다 싶습니다.
‘범사 감사!’
2016,1,8,금요일 밤에,막내의 이마에 가득 피어난 여드름을 짜주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아이들이 자라는 속에 얻는 부모로서의 기쁨과 감사가 매일 더해감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