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배심원

열세 번째 배심원 스토리콜렉터 72
스티브 캐버나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19년 3월

법정에서 벌어지는 심리 추리물들, 특히 존 그리샴을 많이 떠올리게 하는 이러한 류들의 작품들은 법에 관한 문외한이더라도 일단 사건의 중심에서 활약하는 판사, 검사, 변호사, 그리고 배심원들의 각기 다른 활약상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가 있다.

 

이번 작가의 작품 또한 법정에서 다루는 이야기인 만큼 보다 치밀하고 팽팽한 신경전과 계획들을 통해 또 다른 법정 스릴러 물이 탄생했다는 생각을 지니게 한다.

 

한 노숙자가 법원을 오고 가는 우편 화물차를 눈여겨본다.

일단 우연처럼 차량에 팔이 다친 것처럼 보이는 사건을 만들고 우편 화물차 안에서 어떤 봉투를 집어 들게 되는데 바로 배심원으로 차출 된 사람의 주소를 알기 위함이다.

 

그의 이름은 조슈아 케인, 일명 완벽한 완전 범죄자다.

 

완전 범죄자라니, 어떻게 이런 판단을 내릴 수가 있을까?

 

바로 자신이 저지른 많은 살인 사건의 배후에 전혀 다른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신출귀몰한 변장술과 범행의 전력, 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이 배심원으로 뽑혀야만 한다.

 

한편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커플인 로버트 솔로몬과 그의 아내가 사는 집에 아내와 경호원이 한 침대에서 무참히 살해된 것이 발견이 되고 이는 곧 용의자로 솔로몬이 지목된다.

 

자신은 결코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솔로몬의 변호를 맡게 된 에디는 그가 정말 이 사건에 진범이 아님을 밝혀내야 하는데….

 

독특한 생각을 가진 범인과 한때 사기범이자 살인범이기도 했던 전력을 갖고 있는 에디 변호사 간의 보이지 않는 범인 잡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책의 흐름은 조슈아가 열세 번째 배심원으로 뽑히면서 12명 안에 들어가야만 사건의 진실에 대한 유죄냐 무죄냐를 두고 선택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벌이는 살인의 범행 과정, 그 이전에 있었던 사건의 실체 범행 과정을 회상하면서 느끼는 악마적인 생각들을 독자들에게 보인다.

 

조슈아는 이미 범인으로 몰고갈 작정인 솔로몬에 대한 모든 준비 과정을 마친 상태지만 에디는 범인의 행방조차 모른 채 법정에서 피 말리는 이의제기를 벌여야 한다는 긴박감이 이 소설을 읽는 묘미다.

 

흔히 범인의 전력을 보면 여러 가지 다양한 성격 파탄을 볼 수 있지만 조슈아가 범행을 저지르는 행위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극치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닌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선택해 계획을 짜고 살인을 저지르면서 자신의 존재조차 없애기, 여기에 전혀 다른 범인을 내세움으로써 법정에서 그들이 형량을 받는 모습을 보는 스릴(?)을 만끽하는데서 독창적인 또 하나의 범인 탄생을 알리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자신의 과오를 뒤로하고 유죄가 확실한 피고인에 대해선 변호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우는 에디의 신념은 이렇게 조슈아와의 보이지 않는 대결을 통해 독자들에게 더욱 추리 스릴러물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여기엔 또 하나의 반전이 들어있는 묘미로 독자들로 하여금 허를 찌르게 하는데 책 속에 담긴 조슈아는 배심원들 중 누구를 대신해 그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읽어보는 것 또한 색다른 재미를 준다.

 

모두 읽고 나서 다시 배심원 명단을 들춰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게 하는, 무심히 흘러가게 만든 저자의 글 흐름에 이런 반전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죽은 사람들의 신체에 나비모양으로 접은 달러 한 장의 의미를 통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에디의 활약은 O.J 심슨의 사건을 연상시키는 것 외에 그동안 타 작품들에 나왔던 기존의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합쳐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는 점,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법정의 밀고 당기는 설전을 읽는 맛도 즐길 수 있는 책이었다.

 

 

이미 다른 작품에 에디가 나오는 설정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연작처럼 생각되기도 함으로 앞으로 에디의 활약은 계속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도 다가오고, 이 책이 나오기 전 에디의 다른 활약이 담긴 책을 먼저 만났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너는 갔어야 했다.

 

 

 

너는 갔어야 너는 갔어야 했다 쏜살 문고
다니엘 켈만 지음, 임정희 옮김 / 민음사 / 2019년 2월

시나리오 작가인 나와 배우인 아내, 네 살 난 딸과 함께 에어 앤비로 예약한 별장으로 겨울 휴가를 온 가족의 이야기다.

 

한 작품에 대한 시나리오의 진전이 없자 스트레스가 쌓여만 가고 부부 사이와 육아의 문제 사이에서 잠시 여유를 갖고자 도착한 그곳은 도심에서 볼 수 없었던 맑고 깨끗한 창공, 하늘의 모습들과 공기는 이들에게 잠시나마 안식처의 기분을 만끽하게 해 준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그 어떤 것들이 ‘나’에게 다가오는데….

 

 

책의 분량이 짧고 손에 잡기 쉬운 문고판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실체가 아닌 그 어떤 미지의 존재에 의해 느끼는 공포감의 표현들이 충분히 담겨 있는 이 내용은 분명 자신이 해왔던 행동들이 아닌 것이 되고 자신은 안에 있지만 밖에서 나와 안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갖는 것, 더군다나 다른 장소로 가기 위해 나선 길임에도 결국 되돌아오게 되는 미로의 집….

너는2

 

읽으면서 내 곁에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들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책 속의 ‘나’처럼 도망치려 해도 같은 길만 반복되는 현상들, 이곳에 분명 전화기를 놓았다는 기억이 있음에도 없는 현상들은 어떻게 생각을 해야만 할까?

 

 

마을과 떨어져 있는 외진 곳에 있는 별장, 허물어져가는 집을 헐고 다시 지었다는데, 그동안 사람들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마을 주민으로부터 들은 ‘나’가 다시 도시로 나가려는 계획 하에 벌어지는 미묘한 현상들의 표현들이 실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착각마저 일으킨다.

 

언제부터 써놓았는지도 모르게 나 자신이 써놓은 가버려! 란 말은 이렇듯 무의식 속에 위험을 느낀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냄으로써 마치 자아 분리처럼 여겨지는 상황들이 현대인들의 불안한 심리를 표현해 낸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책 표지에 실린 제목 자체도 너는 가버려 갔어야 했다 로 처음에는 느껴보지 못한 압축된 의미들이 책을 읽고 나서는 더욱 알 수 있다는 점, 진짜와 가짜의 교묘한 혼선들은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각본의 등장인물들과 현실 속에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가족들이 한데 어울려져 더욱 그 공포의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이 책의 특징인 공간을 이용한 저자의 독특한 공포 분위기 표현은 독자들에게 나도 모르게 점차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게 한다.

 

유리창에 비친 나와 그런 나를 바라보는 또 다른 나의 모습들 중에 진짜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작가가 표현한 별장의 거실 유리창에 비친 ‘나’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갔어야 했다는 말의 의미와 함께 왜 그토록 가버려! 를 외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공포를 극대화해 그려낸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어맨다 사리프리드와 케빈 베이컨 주연의 영화화된다는 책 띠지의 소개처럼 짧은 분량이지만 공포의 분위기는 충분히 표현해 낸 작품인 만큼 영상에서 보는 느낌 또한 얼마나 잘 그려질지 기대가 된다.

 

 

 

 

 

반경 3미터의 카오스

카오스

반경 3미터의 카오스
가마타미와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9년 2월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인연이나 우연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나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이나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 교류를 통해 친분을 쌓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자가 그린 생활 속에 담긴 뜻하지 않게 마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비단 책 속에만 있는 이야기는 아니란 점이 친근감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공식 톱 랭킹 블로거 가마타미와의 코믹 일상툰을 그녀만의 포착으로 재밌게  맞아! 나도 이런 경험이 있었지~ 하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마다의 인성이 다르고 성격도 다르기 때문에 각 환경에 따라서 벌어지는 일들, 특히 나의 반경 3미터에서 벌어진 작고 재밌는 이야기들을 그린 이 책은 동네 누구나 마주칠 수 있는 어른들, 아이 할것 없이 그야말로 저자 표현대로라면 카오스 그 자체다.

 

 

가장 공감을 느꼈던 부분 중 하나인 백화점에서 모르는 분들이 자신의 딸 옷을 사기 위해 저자에게 접근해 치수를 대보고 마치 오랜 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에게 묻듯 이것저것 의견을 구하는 장면이다.

 

특정 세일 기간이라면 더욱 이러한 현상들이 분분하게 발생하게 되는데, 아마 독자들 대부분이 이런 경험들을 한두 번 겪어봤을 일들이라 각기 다른 나라를 막론하고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같은 일들을 겪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유머가 들어있는 단어 하나의 차이로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음료 주문이나 정보가 많은 어르신들의 미주알고주알 참견 아닌 참견 내지는 쏠쏠한 유익한 이점들은 또 하나의 마실처럼 느껴지는 작은 동네 수영장을 연상시키는 장면들. 했던 말 또 하고 또다시 하시는 연세 드신 분들의 공통점, 타국에서 겪는 에피소드들은 저자의 세심한 눈썰미로 인해 작은 행복의 미소를 짓게 한다.

 

 

카오스1

 

카오스2

 

누구나 혼자 살 수는 없는 세상, 이처럼 다양한 인물들의 만남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 헛되지 않는다는 생각, 그 안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들처럼 같은 모습으로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우선 내 주위부터 차근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 어느 누군가 내 주위 반경 3미터 안에서 저자처럼 나의 주위를 카오스처럼 돌게 될지….

                                                                                                                                

 

신의 선물 , 북유럽

 

 

 

 

 

 

북유럽

신의 선물, 북유럽 – 홀로 떠난 북유럽 5개국 여행기
윤길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2월

여행의 다변화된 패턴은 이제는 전혀 낯설지가 않은 말이 됐다.

대부분 젊은 층들이 많이 나 홀로 여행을 하고는 있지만 여행이 주는 각기 다른 감성과 느낌들, 그 안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면서 나만의 여행을 남기는 것은 각자의 취향과 패턴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책의 저자는 오랜 공직 생활 끝에  시니어의 나이에 35일간 북유럽 5개국을 다녀온 경험을 책으로 출간했다.

 

북유럽이 우리나라와는 거리가 멀고 서유럽과 동유럽이 여행지로 강세로 떠오른지도 오래됐지만 북유럽만이 갖는 동화처럼 느껴지며 다가오는 것 또한 이 책을 통해 기대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누구나 처음은 어렵다.

저자 또한 가족의 염려 속에 홀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공항에서 출발하기까지의 심정이 고스란히 초보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 독자들로 하여금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아일랜드까지 오로지 홀로 결정하고 여행하고 다니면서 느꼈을 고독과 타국에서 온 사람들과의 교류들은 단체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안정감, 시간의 촉박함과는 다른 느낌을 주기에 모든 일을 함에 있어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더욱 들게 한다.

 

 

핀란드

 

 

각 나라마다 가보고 싶었던 곳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역사적인 배경 지식과 함께  저자가 느끼는 여행의 의미들은 지금도 홀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분들에게 많은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피오르드

 

나만의 여행을 통해 많은 것들을 돌아보고 느껴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준 책,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통해 북유럽 여행을 하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00곡

무라카미

무라카미 하루키의 100곡
구리하라 유이치로 엮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19년 2월

세계 문학 작품들 중엔 그 시대를 드러낸, 다시 재조명하거나 당시 건축물을 세우거나, 아니면 테마 문학여행이란 타이틀로 여행 자체도 한 작가의 생애를 들여다보면서 문학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들이 있다.

 

이런 범주에 해당된다고도 할 수 있는, 한국에서 많은 독자들을 갖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그것도 작품 속에 드러난 음악의 세계를 모두 모아본다면 그것 또한 독특한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다시피 무라카미 하루키는 마라톤, 음악 애호가다.

 

각 작품마다 드러내는 그의 음악 사랑은 각 문학의 주제와 연관되어 있는, 각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모르는 음악도 알게 되고 알고 있던 음악도 작가는 어떻게 해석하고 이를 작품에 녹여내는지에 대한 기억으로 우리를 소환한다.

 

이 책은 구리하라 유이치로 외에 다른 분야에 정통한 사람들이 각기 파트를 나누어 그들만의 색채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작품 속에 드러난 음악이야기를 들려준다.

 

음악의 전분야를  1980년 대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하루키의 작품은 이 책에서는 1980년대 이후를 중심으로 록, 팝 클래식, 재즈로 나눈다.

 

 

제목을 읽어만 봐도 익숙한 음악도 있고 문외한인 음악의 장르에 대해서는 새롭게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언뜻 보면 음악 전문 책이라고 생각해도 될 듯싶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 보충 설명식으로 해석을 하는 정도로 생각했었으나 읽다 보면 하나의 작품을 좀 더 심도 있게 이해하고 저자가 음악에 대한 차용을 보다 넓게 사용하고 있었음을 알게 한다.

 

무라카미1

 

 

한 예로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나오는 사례들이나, 비치보이스 음악이 등장할 때 죽음을 암시하고 있다는 의미의 사례, 재즈면 재즈, 록이면 록, 팝, 클래식에 대한 그의 음악 사랑은 결코 식을 줄을 모른다는 인상을 받는다.

 

 

독자들은 이 책 속에 담긴 음악 하나하나를 듣다 보면 작품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고 자연히 다시 한번 그 작품에 손길이 가게 되는 그러면서 기존에는 단순히 머리속에 그려본 음악의 세계와 뮤지션만 그려봤다면 이 책은 모든 것을 함께 어울려 그려보게 된다는 이점을 지닌 책으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는데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책, 문학 테마 여행만이 아닌 문학과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이드북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하루키 연표와 ‘하루키 소설 전곡 리스트’ 수록은 하루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특별하게 다가올 보너스다.

                                                                                                                                

신의 아이 …1~2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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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신의 아이 1~2 세트 – 전2권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사회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보면 어릴 적의 불우했던 가정환경이나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지 못한 울분을 쏟아버린 행동의 결과물로 나타나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나 자신에 대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의 표출은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를 만드는 만큼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존재가 없던 아이가 있다.

머리 나쁜 두 부모의 무분별한 행동의 결과물로 태어난 아이는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은 채 아버지의 얼굴도 모른 채 엄마의 학대와 냉대를 받으며 자라게 된다.

 

14살 되던 해 다른 남자의 학대를 피해 집을 가출, 우연히 공원에서 만난 지적 장애를 가진 미노루를 만나게 되면서 둘은 공생의 길을 걷는다.

 

호적이 없었기에 미노루의 호적을 자신의 것으로 이용하면서 살아가던 중 범죄를 이용해 불평등한 사회를 평등한 사회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진 무로이의 수하에 들어가게 된다.

 

한번 본 것은 사진처럼 뇌 속에 찍혀 기억을 간직하는 능력을 가진 아이의 능력을 눈여겨본 무로이는 그를 자신의 어두운 사업에 끌어들이게 되고 소년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준 그를 ‘신’이라 생각하게 된다.

자신 또한  그로부터 선택받은 ‘신의 아이’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어둠의 세계에서 미노루란 존재는 필요 없는 사람, 그를 구하려다 소년원에 가게 된 소년은 그곳에서 비로소 마치다 히로시란 이름을 갖게 된다.

 

이후 그의 인생에 대한 우여곡절은 시종 독자들로 하여금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설정 때문에 좀체 책을 놓을 수가 없게 한다.

 

부모와 사회로부터 냉대를 받은 자신을 인정해 준 무로이란 사람에 대한 충성은 소년원 탈출과 대학생활 그를 좀 더 사회인으로서 부대끼며 살아가길 바랐던 교도관의 행동으로 후견인 집에서 생활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점차 변해가게 되고 그런 가운데  자신의 수하로 끌어들이려는 무로이의 계획은 점점 집요하게 다가온다.

 

전 작품인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의 내용도 그렇지만 저자가 그리는 세계는 허구의 세계가 아닌 현재 우리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사회적인 불합리성과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냉대,  모멸들을 통해 같은 인간으로서 공생의 길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의 이기심들을 들추어낸다.

 

마치다란 인물의 설정은 마치 서번트 증후군과 공감 능력이 결여된 아스퍼거 증후군을 동시에 갖고 있는 주인공이란  탄생을 통해 저자는 사회파 추리 소설의 형식을 취하면서 동시에 그가 어떻게 주위 사람들을 걱정하고 같이 살아가려는 노력을 보이는지에 대한  과정들이 성장 소설로도 읽기에 충분하단 생각이 든다.

 

행복이란 무엇인지, 자신의 행복조차도 몰랐던 그가 비로소 행복의 진정한 느낌과 함께 주위 사람들의 시선과 염려를 느끼는 행동들, 그리고 자신이 가진 것을 빼앗아 가버림으로써 자신에게 돌아올 것을 회유하는 무로이의 인생 방향을 함께  비교해 읽는 것을 통해 전혀 다른 색깔을 지닌 인생의 단면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인간은 결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 미노루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행동들을 통해 조금씩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려는 마치다의 행동들은  저자만이 그릴 수 있는 따뜻함을 느끼며 읽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진정한 삶에 대한 목적과 의식을 느끼며 서서히 변모해 가는 마치다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 책이다.

 

 

 

***** 제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소중한 사람을 결코 행복하게 할 수 없다고 말하더군요. 게다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제가 범한 죄의 아픔을 진정으로 느낄 수가 없다고도 말입니다.”-제2권  p 192

 

                                                                                                                                

시스터스 브라더스

시스터스

시스터스 브라더스
패트릭 드윗 지음, 김시현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3월

어릴 적 영화를 보게 되면 서부 영화가 많이 나왔다.

 

카우보이의 전형적인 섹시한 야성의 미를 뿜어내며 말을 몰고 인디언과 싸우거나 위험에 처한 목장을 지키기 위해 밤을 새우며 총과 말, 그리고 따뜻한 차가 곁들인 그림들은 여전히 카우보이란 이미지를 각인 시키기에 충분한 그림이었다.

 

여기 그러한 카우보이 형제들이 있다.

단지 목장을 지키는 것이 아닌 살인청부업이 직업이다.

때는 골드러시로 한창 사람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던 시기인 1851년 미국 오리건 시티-

 

형 찰스와 동생 일라이는 한조로 움직이는 살인청부업자들이다.

‘제독’이라 블리는 고용주의 부름을 받고 달려간 형 찰스는 그로부터 자신의 재산을 빼돌리고 도망간 허먼 커밋 웜을 찾아내 죽이라는 의뢰를 받고 떠난다.

 

웨스턴 무비의 형식을 취하는 이 작품은 가는 곳마다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형과는 다르게 이 생활을 이번에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끝내려는 동생 일라이는 도착해서 발생하는 사건들의 뒤처리를 마치 쌍둥이처럼 형과의 합작을 통해 마무리를 짓는 솜씨가 제대로다.

 

 

 

술주정뱅이 형 찰스에 대한 불만이 있지만 둘이 서로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 하나하나, 싸움을 통해 일을 벌이고  마무리 짓는 과정들은 설정으로 보자면 위험한 순간임에도 웃음이 나오는 상황 연출 때문에 마치 웃고픈이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인간의 무한대로 뻗어가는 부에 대한 욕심, 특히 당시 금에 대한 환상을 품고 여기저기 모인 사람들을 중간에서 만나고 헤어지면서, 때론 죽음을, 때론 한순간이긴 하지만 사랑에 빠지는 일라이를 통해  마치 한순간의 장면처럼 여길 수밖에 없는 설정들은 로드무비에 충실한 점을 부각한다.

 

금을 채취하는 비법을 가진 허먼을 만나는 과정들 속에 탐욕에 물들다 못해 자신들의 신체적인 손상까지 마다하지 않는 인간들의 욕심, 목숨을 버리게 되는  장면들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새옹지마란 말을 연상 떠오르게 만든다.

 

자신의 부족한 말의 생을 지켜보는 일라이의 행동과 말들은 형 찰스와 대조적인 모습들로 인해 오히려 이들 형제의 여정에 지루함을 모르게 한다.

 

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는 여자와 남자 형제를 지칭할 것이란 막연한 생각에 허점을 찌른 저자의 제목 설정도 이색적이었지만 오랜만에 접한 서부활극을 본듯한 영상미가 연신 떠오르게 한 책이었다.

 

끝까지 모든 것을 이루고 금을 획득해 돌아갔더라면 그들 형제의 앞날은 평온했을까?

 

 

캐나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총독 문학상을 포함,  4개 상을 수상했고, 영화로 제작되어 베니스 국제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인 만큼 출연한 배우들을 통해 이 책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매드

매드

매드
클로이 에스포지토 지음, 공보경 옮김 / 북폴리오 / 2019년 2월

책 띠지의 문구가 눈길을 끈다.

 

언니가 가진 건 모두 빼앗을 거야!

 

왜?

 

처음부터 드는 의구심은 이 책을 읽는 동안 왜 그래야만 했는지에 대한 설명 부분이 들어 있지만 막장, 막장하면서도 드라마를 보듯이 이 책 또한 이런 막장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일란성쌍둥이로 태어난 엘리자베스와 동생 앨비나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언니와 차별된 생활을 했던 동생의 아픈 상처를 드러내면서 시작된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언니, 엄마의 차등을 둔 교육방식은 성인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그녀들의 삶을 상반되게 대비시킨다.

 

잘생기고 모든 것을 갖춘 이탈리아 남자를 만나 시칠리아에서 아들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누리고 사는 언니에 비해 앨비나는 셰어하우스에서 마약을 일삼고 사는 커플들과 함께 안정적이지 못한 직업을 갖고 술과 함께 생활해나간다.

 

자신의 첫 남자를 남편으로 빼앗긴 언니에 대한 울분의 감정을 지닌 그녀, 그런데 어느 날 언니로부터 초대를 받게 되고 직장 해고를 당한 시점에 언니가 있는 시칠리아로 가게 된다.

 

생각했던 대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는 언니, 그 언니가 다름 아닌 자신에게 이상한 부탁을 한다.

 

하루만 자신과 바꿔서 생활해 달라는 말, 의문 속에 간절히 바라는 언니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들어주게 되고 , 이후의 앨비나의 삶은 전혀  예측불허의 사건 속으로 빠저 드는데…..

 

 

같은 엄마로부터 나온 일란성이지만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자매의 생활방식과 언니의 배신으로 이뤄진 그 이후의 모든 일탈들을 겪게 되는 앨비나란 인물은 그야말로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을 지닌 여성으로 보인다.

 

어릴 적 차별 어린 성장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긴 하지만 시칠리아에서 겪는 사건 속의 살인, 그 사인을 통해 자신의 희열을 느껴가는 과정이 때론 살인마의 감정을 감추고 살아왔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고 섹스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은 이 책의 중간중간 터닝포인트처럼 등장한다.

 

 

언니와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과의 섹스는 또 다른 언니에 대한 복수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녀 자신의 방탕했던 삶을 비추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전체적인 한 편의 책이 아닌 연작으로 나올 예정인지라 그녀가 당한 배신의 결말을 어떻게 다룰지, 그  막다른 질주의 끝은 무엇일까도 궁금하게 만든다.

 

자신의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동생이란 히든의 카드를 꺼내 든  언니의 배신, 종교와 마피아 간의 결탁으로 이뤄진 모종의 은밀한 사업관계, 서로가 죽고 죽일 수밖에 없는 총성의 소리들은 이미 이 책의 판권이 영화로 만들 예정이란 것을 수긍하게 만든다.

 

과연 여주인공으로서는 누가 이 강하고 섹시한 역할을 소화해낼지, 차후 다음 편의 이야기가 막장임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진다.

                                                                                                                                

 

별이 총총

별이총총

별이 총총
사쿠라기 시노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2월

 

모처럼 연작소설을 접한다.

총 9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각기 단편으로 읽게 되지만 책 전체를 다 읽게 되면 한 이야기로 모아지는 형태의 연작소설이다.

 

세 여인의 삶을 다룬 이야기, 독특하게도 화자의 주인공은 책 속의 주인공이 아닌 그녀를 지켜보거나 관련을 맺거나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에 비친 모습으로 그린다.

 

첫 번째 이야기인 여 주인공의 엄마의 이야기부터 주인공인 지하루가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읽으면서 참으로 답답하기도 한, 이런 여인이 있지? 하는 안타까움 내지는 그런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자세가 인상적으로 다가오게 한다.

 

사랑만이 전부인 것처럼 살아가는 사키코의 딸 , 주인공인 지하루의 인생 자체는 자신의 시점이 아닌 때론 조연으로 때론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에 의해 그녀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알 뿐인 형식을 취한다.

 

엄마가 자신을 버린 후 할머니의 손에 키워진 지하루,  이웃인 이쿠코의 시점으로 그려진 내용에선 임신중절을 하게 되고 댄서로 취직하는 지하루는 20살, 이런 식으로 그녀의 나이는 자신의 처지와 함께 바뀌면서 44살의 모습까지 각각의 이야기 속에 주인공이되 주인공이 아닌 조연으로 비친다.

 

처음 책 제목에서 의미하는 별이 총총은 무슨 의미일까를 생각했다.

내용상으로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말속에 저자는 무슨 의미를 담고 싶었을까?

 

읽는 내내 자신의 의지를 바꿔서 전혀 다른 삶, 충분히 사랑받고 좀 더 행복한 삶을 살수도 있을 지하루의 인생이 답답하기만 했지만 읽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그녀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저자의 글솜씨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삼대에 걸친 세 모녀의 인생 이야기, 엄마 사키코, 딸 지하루, 지하루가 낳은 딸 야야코가 그려가는 인생의 이야기는 훗카이도라는 공간 속에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끈끈한 무언가가 그려지는 그런 이야기다.

 

 

 

캄캄한 밤하늘에 별이 떠오르는 광경을 본 적이 있는가?

도심에서는 쉽게 볼 수는 없지만 도심만 벗어나도 청량한 하늘 아래 무수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하나둘씩 존재감을 나타내는 별들, 그 많은 별들을 통해 저자가 만든 세 여인의 삶 또한 별 속에 총총히 크게 드러나진 않지만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하며 오늘도 총총히 살아내고 있음을 느끼게 한 책이다.

 

 

 

크지는 않지만 작은 변화 속에 심리의 변화를 포착해 그린 저자의 섬세한 글은 독자들마저도 흠뻑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지니게 한다.

 

그녀들 뿐만이 아닌 우리들 자신조차도 인지못하고 살아가지만 오늘도 저 하늘에는 나만 드러낼 수 있는 별들이 숨어있지 않을까?

 

간결하지만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 전개도 좋았고 작가가 바라보는 삶에 대한 생각들을 같이 동조하며 느껴 볼 수있는  책이다.

xx… 남자 없는 출생

XX – 남자 없는 출생
앤젤라 채드윅 지음, 이수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3월

제목 자체에서 오는 의미 심장한 단어, 바로 xx다.

 

이 단어를 보면서 새삼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인간의 성 염색체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옛적 여인들의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였던 대를 이을 자식을 낳지 못하면 여인의 인생에 많은 굴곡이 있었다는 사실, 만일 그 시대에 남성과 여성의 출생을 결정 지을 부분이 남성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조상들은 과연 이런 부분에 있어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문득 떠오르게 했다.

 

인간의 삶에 있어 과학의 발전은 무시 못할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은 우리의 상상 그 이상을 넘어선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인간의 탄생에 관한 부분에서 만큼은 아직 진보적인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는 여러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다양한 사회문제들, 여러 시각과 변주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고정틀을 얼마나 깨기가 어려운지도 새삼 느낄 수 있는 책이었기에 더욱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한다.

 

어린 시절 어떤 외화였는지는 기억할 수 없으나 여인들만 사는 왕국에 한 남성이 길을 헤매다 들어오게 된다.

여인천하의 왕국에 오롯이 홀로 남성이란 존재로 끌려오게 된 남성은 여왕과 동침을 하게 되고 임신을 하게 된 순간 왕국 자체에서 쫓겨나는, 아마 그런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바로 이 왕국에서도 남아가 출생되면 버리는 과정이 있는, 그야말로 오로지 여성이란 존재만 있기 위해서 남성의 정자가 필요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순수한 필수용품으로 사용한다는 철칙이 존재했던 나라로 묘사돼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이처럼 오로지 자녀만을 갖기 위해 필요로 하는 자연의 법칙을 떠나 남성을 배제한 채 임신이 가능한 세상이 온다면?

 

바로 이 책의 내용이기도 하는, 파고들면 들수록 여러 다양한 의견 분출이 솟아 나올법한 주제가 담긴 이야기다.

 

기자인 줄스와 서점 직원인 로지는 동성커플로 같이 생활하고 있다.

줄스는 자녀에 대한 생각이 없으나 로지는 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고, 마침 포츠머스 대학 난임연구소에서 발표한 난자 대 난자 인공수정 연구에 대한 내용을 접하고서 임상실험에 동참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책에는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신체검사부터 부모의 병력 문제가 있는지, 만일 뽑힌다면 두 사람 중 누가 임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여러 방면의 철저한 검사가 이뤄지게 된다.

여러 커플 중 두 쌍의 커플이 뽑히고 그중에서 이들이 뽑히는 행운을 갖게 된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오로지 줄스의 아버지, 로지의 부모, 그리고 로지의 오랜 친구밖에 모르는 사실은 무사히 임신 착상 성공에 이어 행복도 잠시, 비밀은 그 누군가의 입에 의해 세상 밖으로 그들의 존재를 알리게 된다.

 

책의 내용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 그 자체로 진행이 된다.

기자 출신인 만큼 세상 사람들이 이목이 집중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대강 짐작하기에 그저 이 순간이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 줄스의 심정이 있다면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부분의 잘못된 것은 바로 아니라고 밝혀야 한다는 로지의 생각은 부딪치게 된다.

 

이에는 두 사람의 자라온 배경과 세상 사람들의 비난들, 어린아이까지 자신들을 바라보는 눈빛조차 비난의 일색임을, 특히 직장 내에서 줄스가 느끼는 압박들은 만일 이런 일들이 실제적으로 벌어진 이슈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진행이 사실적으로 다가오게 한다.

 

우리는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피부색이 나와 달라서, 아니면 나와는 생각이 다르다는 것 하나로, 적어도 사회보편적인 시선에서 벗어난 행동이나 말을 하기 때문이란 별별의 이유를 달고 어떤 대상을 집중 공격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지금이야 누구나 갖게 되는 보통의 상식들이 예전에는 비난의 대상이 되었었다는 사실들을 하나 둘 알게 될 때의 우리들은 왜? 하고 말도 안 된다는 식의 웃음을 던지게 되지만 모든 사람들의 상식적인 반응을 얻기까지의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를 묻는다.

 

동성커플이란 것 하나만으로, 아니 이 책에서 보인 각계의 걱정 어린 생각과 비난, 종교계의 비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계의 행동들은 더욱 거센 반발로 나타난다.

 

남성을 배제한 채 두 여성 간의 난자로만 채취된 결과로 여아가 탄생이 된다면 인구 비율적으로 비현실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란 생각, 그렇다면 남성에 대한 존재에 대해 의문이 들것이란 생각 외에 신이 내린 원초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과학이란 이름 아래 성(性)에 대한 기본마저 배재한 동성들에 대한 비난은 종교계를 위시해 사회 각 전반적인 걸쳐 혹독한 비난의 눈길을 받는 과정이 사실적이다.

 

단지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자신들의 아이를 원했기 때문에 정자 기증이나 입양이 아닌 진정한  자신들만의 유전으로 이루어진 아이를 갖고 싶었던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결실은 이처럼 두 사람 간에도 깊은 갈등을 보이며 폭발하게 된다.

 

사랑이란 존재 하나만으론 세상의 시선이 아직까지는 보편화되지 못했기에 이 두 사람이 겪는 시련이랄까, 아이의 출산에 대한 과정을 겪는 일을 통해 저자는 많은 것을 독자들에게 묻고 있는 듯하다.

 

비록 가상의 이야기를 전재했다고는 하지만 영화에서 보듯 미래의 장치가 지금은 우리들 생활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위 커플들처럼 언젠가 아이 출생에 대한 세상의 시선 또한 바뀔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 것 같다.

 

작품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준 책, 세상이 생각하는 시선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모두가 손가락질을 한다면 그것이 바로 잘못된 것으로 주홍글씨를 달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많은 생각들, 적어도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그들에게 돌을 던질 권리가 우리들에게 있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