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 1

 

 

 

 

헌국현대사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 1 – 문학사를 바탕으로 교과서 속 문학 작품을 새롭게 읽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 1
채호석.안주영 지음 / 리베르스쿨 / 2017년 12월

문학이 주는 힘은 크다.

요즘 세상에서 읽는다는 과정보다는 시각과 청각의 매체가 더 활발한 때에는 문학이 주는 의미는 특히 비교가 되고는 하는데,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문학의 세계를 통해 눈을 넓혀나간다는 의미는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국어를 배우면서 현대에 올수록 더욱 그 범위가 넓혀지고 문학 안에서 의미하는 바를 배우는 과정은 시대성과 창작자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그런 범주가 지금에  이르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받아들여야만 하는지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접한 책을 만났다.

 

세트로 이어진 형태중 1권부터 먼저 살펴본다.

일곱 개의 시기로 나누어진 목록은 개화기~ 일제 강점기에 해당되는 문학의 세계를 다룬다.

딱딱한 내용의 글이 아닌 실제 강의를 듣는 형태의 글 구성으로 인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한국사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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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라는 말이 붙은 만큼 조선시대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암울한 시기에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작가의 작품을 시대별로 나누어 편찬했다는 점이 공부를 하는 학생이나 성인의 입장에서 봐도 많은 도움을 받게 한다.

 

혈의 누, 무정, 해에게서 소년에게, 시일야방성대곡에서 시작해 김소월 님의 시로 대표되는 1920년대 한국문학, 그리고 토속적인 한국 문학의 정수를 보이는 1930~1945년대까지의 문학들을 두루두루 읽다 보면 교과서에 수록되어 어렵게만  느껴지던 당시의 문학 세계가 훨씬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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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소설, 시, 수필과 희곡 등에 나누어 당시를 대표하는 문인들의 생각과 그런 글들이 나올 수 있었던 시대적인 배경을 알고 이해를 한다면 한국 현대 문학사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생각을 같이 느끼면서 공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의 세태를 바라보고 그들 나름대로의 소신을 펼쳐 보인 문학의 세계는 결국 인간과 문학의 연결고리로써 충실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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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의 문학을 바라보고 어떤 바탕에서 이해를 하느냐에 따라 타국의 문화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간단 사실이다.

 

해외 문학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밑바탕인 우리 문학의 근접성, 그 럼으로써 한국 문학의 진실성과 진짜의 맥락을  더욱 높여야만 한국 문학의 고민도 느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는 점에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던 책이 아닌가 싶다.

                                                                                                                          
                                            

 

 

 

 

 

 

 

 

 

 

 

 

 

 

 

시스터

시스터시스터 미드나잇 스릴러
로저먼드 럽튼 지음, 윤태이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1월

 

자매란 관계는 남매라는 관계와는 좀 다르다.

같은 동성끼리 통하는 코드도 있고 자라온  환경에서 서로 맞물리면서 느끼는 성장의 감성들은 성인이 되면 오히려 각자의 삶에 충실하면서도 서로 공유하는 면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이 책에서 보이는 면면들의 속사정들 또한 그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뉴욕에서 약혼자 토드와 살고 있는 비어트리스는 일요일 한낮에 걸려온 전화로 인해 영국으로 향하게 된다.

매일 거의 빠짐없이 전화 통화로 서로의 생활들을 쏟아내는 생활의 반복적인 패턴을 이루던 동생 테스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그녀는 동생의 삶과 자신의 삶을 같이 추억하면서 이 책의 내용을 이끌어 나간다.

 

미술학도인 테스는 자신의 지도교수와의 불륜으로 임신한 상태였고 1월 23일 목요일 하이드 파크에서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누구에게도 눈에 띄지 않았다.

 

책은 주인공인 언니 비어트리스가 국선 변호사인 라이트 씨에게 진술하는 부분과 동생 테스에게 실제 곁에서 말을 하듯 건네는 편지 형식을 번갈아가며 진행을 이끈다.

 

일찍 아버지가 엄마와 이혼 후 자신들을 버리고 떠났다는 충격, 동생 레오가 유전병인 낭포성 섬유 유전병으로 삶을 마감한 아픔을 지닌 두 자매에게, 특히 테스가 자신이 임신한 아기 또한 유전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 이를 고치기 위해 임상실험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비어트리스가 느끼는 감정과 의혹들을 통해 사건의 진상에 다가간다.

 

공원의 허물어져가는 화장실에서 죽은 시체로 발견된 테스-

아기마저 죽은 상태에서 심신 상실처럼 보인 테스는 이미 죽을 사람의 조건을 모두 갖춘 것처럼 보인다.

자살의 형태로 보이는 사건의 현장과 약 투여 현황까지, 언니의 눈에는 도저히 자살할 사람이 아닌데 주위의 결정은 오히려 자살의 정당성마저 부여되는 판결을 내린다.

 

책은 심리 서스펜스답게 화끈하게 다가오는 기법을 취하진 않는다.

유전병 치료를 위해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과의 관계, 범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을 두고 사건 진실을 밝히려는 비어트리스의 행동과 말들은 독자들에게 범인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부추긴다.

 

마치 편집증 환자처럼 모든 것에 하나씩 동기를 부여하고 의심하는 비어트리스를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바로 곁에 있어주지 못했단 죄책감, 서로가 너무나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확실성에 대한 의심을 생각하게 하는 사건의 정황들, 여기에 유전공학을 이용해 자신의 과업 성취와 인류사에 긍정적인 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에서 벌어지는 맞춤형 아기들까지….

 

 

심리에 맞춰서 그려진 이 책의 흐름은 천천히 심리의 불안 폭을 증가시키다 마지막에 반전의 맛을 느끼게하는 최고점에 이르게 하는, 나름대로 저자 자신의 의도대로 구성을 맞추어 나간 열린 결말의 글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첫 장과 뒷 마지막 부분에 이르는 내용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형식이라 인상적이었다.

 

다만 현실적으로 빠른 템포에 익숙해져 버린 독자의 입장에선 이런 끈끈한 설정의 심리 묘미의 맛을 충분히 느끼게 하기엔 억지 춘향 격의 설정이 조금 아쉬움을 주었지만,  시간을 끌면서 사건에 대한 진실에 다가서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독자들이라면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기커렐라

키커렐라기커렐라
애슐리 포스턴 지음, 유혜인 옮김 / 북펌 / 2018년 1월

옛 동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놓은 방식은 이미 영화에서 많이 이용되는 소재가 되곤 한다.

 

특히 어릴 적 꿈같은 잘생긴 백마 탄 왕자와 아름다운 공주의 사랑이야기는 순수한 가슴에 아련한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특히 청소년들부터 읽으면 그 호감도가 클 것 같은 책이다.

 

재투성이 아가씨란 서양 동화는 한국의 콩쥐와 팥쥐에 해당되는 비슷한 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을 가진 동화다.

그런 신데렐라의 재해석처럼 여겨지는 이 책은 여주인공 엘의 열악한 삶을 보인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새엄마와 쌍둥이 여동생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엘은 7년 동안 이런 생활의 고충을 겪고 있다.

 

아버지 살아생전 좋아했던 고전 중의 고전 SF 드라마 < 스타필드 >를 함께 했던 덕후 생활이 계속 이어져서 레벨거너’라는 <스타필드>만을 위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기도 한 그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아버지가 물려준 집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한  새엄마의 협박과 쌍둥이들의 등쌀에 못 이기면서도 아르바이트로 푸드트럭에서 일하고  언젠가는 독립의 날을 꿈꾼다.

 

어느 날 그토록 좋아하는 스타필드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히로인 카민도어 왕자와 아마라 공주역에는 누가 맡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책의 제목인 기커렐라는덕후를 뜻하는 ‘geek’과 신데렐라를 합성한 ‘Geekerella을 뜻한다.

제목의 암시처럼 책은 엘이 애틀랜타에서 2주 뒤에 열리는 <스타필드> 코스프레 대회에  참여해서 1등을 하고 말겠다는 결심과 왕자 주인공인 십 대들의 스타 배우 대리엔의 화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한없이 불편하고 억울한 생활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한 과정과 그런 과정 속에서 상대방이 누군지도 모른 채 자신이 갖고 있는 겉모습이 아닌 진정한 본연의 모습을 알아봐 준 미지의 한 소녀와의 전화 문자를 통한 사랑의 메시지 전달은 시종 따뜻하고도 유쾌하게 그려진다.

 

화면에 보이는 모습만 보고도 주인공에 어울리는 역할이 아닌 사람이 됐다는 인식을 허물고 스타라는 자리 뒤에 감춰진 대리엔이 가진 고민들을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 그 속에서 신데렐라에서 나오는 호박마차, 드레스, 유리구두, 무도회의 표현은 가장 가까운 사람이자 동료인 도움과 엘의 성공을 기원해주는 진정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게 그려진  과정이 재미를 준다.

 

가엾고 불쌍한 신데렐라가 진정한 사랑의 상대를 찾고 왕자와의 아름다운 사랑을 이룬 이야기처럼 엘 또한 대리엔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펼쳐나가는 이야기의 전개는 모처럼 동화의 로맨스로 푹 빠지게 한 시간을 준다.

 

두꺼운 페이지임에도 순식간에 빠져드는 전개, 옛 동화를 펼쳐보고 다시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서 그 느낌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다.

 

붕괴

 

붕괴

붕괴 다음,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
정명섭 지음 / 답(도서출판) / 2017년 12월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대형사고들…

인재의 영향도 많고 부실한 건축물에 대한 안전사고 때문이기도 하고, 이러한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사연들을 접할 때면 가슴이 아픔을 느낀다.

 

저자가 그린 이 책 속의 내용도 그런 의미에서 여러 인간들의 본연의 모습들을 간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는 책이다.

 

세화병원 8월 19일 오후 4시 –

이사장인 차재경이 이 사실을 이 병원에 있던 한정된 사람들의 가족들이나 그 밖의 연관이 있는 사람들에게 공문을 보내게 되면서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다.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연인의 죽음을 자신의 눈을 통해 봤지만 결국엔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사람, 자신의 어떤 목적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사람, 병원의 설계를 맡은 사람, 조폭들까지,,,

이 가운데 어느 누구도 왜 병원이 무너지는 이유조차도 모른 채 무작정 자신과 관계가 있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병원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병원에서 모종의 실험을 통해 새로운 열린 의료 세상을 열려했던 병원 사람들, 이들은 <엑토컬쳐>라는 실험을 하기 위해 살 가망이 없거나 죽은 시체를 이용하고 동물실험까지 감행하는 가운데 병원 폐쇄까지 가게 되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사연들은 사랑, 애증, 복수 같은 감정들을 복합적으로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병원에 들어간 사람들은 위협에 시달리게 한 미지의 어떤 것들과 싸우고 죽이는 가운데 마음이 서서히 무너지면서 병원의 붕괴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까지도 서서히 붕괴되어감을 느낀다.

 

붕괴되면서 서로가 죽이지 못해 안달하고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숨 막히는 싸움, 그 안에서 병원의 비밀은 무엇인지를 궁금하게 하는 실험들까지, 저자는 한국형 좀비처럼 보이게도 하고 미지의 염력과 복제 인간처럼 생성된 무엇과의 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하나둘씩 죽어가는 인간들의 모습들을 보인다.

 

이야기의 전개는 미래의 이런 실험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력을 불어넣고는 있지만 촘촘히 구성된 글은 아니란 점이 아쉬움을 준다.

급박한 상황에 처한 장면이 고조에 이르다가도 어느 순간 바람 빠진 풍선처럼 분명한 상황 설정의 분위기가  약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하지만   한국형 인체실험을 통해 풀 수 없는 미지의 상대방과의 싸움을 통해 어떻게 인간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고해성사처럼 고백하고 허물어져가는지를 그려본 이야기 전개는 궁지에 몰린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변호하고 변명하면서 잘못을 뉘우치는지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제목에서 의미하는 바를 전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되는 책이다.

 

 

 

 

 

 

순수한 인생

순수한인생순수한 인생
데이나 스피오타 지음, 황가한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12월

처음 제목을 대했을 때의 상상은 인생 그 자체에 있어서의 순수함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했었다.

작가에 대한 이력이나 기존의 작품에 대한 호응이 좋았다는 말 외에는 이 책의 내용은 책 표지 뒤에 적힌 문구로 인해 이야기의 흐름을 상상했는데, 생각처럼 쉽게 읽히진 않는 책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인터넷 사이트 ‘여성과 영화’에 실린  메도 모리란 여성의 에세이로 시작된다.

유명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자신이 10대 시절 오슨 웰스와의 짧고도 강했던 사랑 이야기 고백 이후 자신이 추구해온 영화감독으로서의 성공을 다룬 글은 댓글들과 함께 마무리된다.

 

이후 메도와 같은 동창이자 그녀가 갖고 있던 재능에 대한 부러움을 가지고  그녀와의 우정을 나누는 캐리란 인물의 이야기, 그리고 니콜이란 가명으로 유명인사들과 전화만을 이용한 대화를 이용한 사람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보통 소설이라고 하면 어떤 일정한 흐름의 이야기 진행이 되어가는 것이 보편적인데 이 책은 그렇지가 않다.

읽으면서 그런 소설적인 느낌을 받은 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하는 니콜의 이야기다.

시각장애인이었지만 시력을 회복한 후에도 자신의 사랑 이야기와 이별, 그 후에 콜센터에 근무하면서 번외의 시간으로 다른 타인들과의 전화를 통해 또 다른 자신의 이미지를 상상하게 만드는 탁월한 대화력과 목소리에 대한 궁금증은 책 속에서 이 내용을 촬영해 세상에 내보인 메도의 영화에 의해 시선을 모은다.

 

니콜과의 대화를 나누는 남성들은 니콜과의 만남을 희망하지만 그럴 때마다 니콜은 자신의 겉모습으로 보이는 외모에 실망하는 남성들과의 인연을 원치 않기에 타인의 사진을 보내면서 전화를 이어가지 않는 패턴을 보인다.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비친 나 자신의 모습과 나가 생각하는 나의 진정한 모습 속에 혼란을 보이는 니콜의 모습, 영화를 촬영하는 의도와 영화가 가지는 허구 속에 감춰진 진실된 모습들을 드러내 보고자 하는 메도의 행동 속에 숨겨진 인간 본연의 수치심, 이기심, 우월성의 욕망들이 차츰 대중에게 어떤 비난과 영향을 끼치게 되는가에 따라 변해가는 메도의 모습을 보인다.

 

특히 이 책은 저자가 자라온 성장과도 관련이 깊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것과 동시에 영화라는 장르를 통해 예술적인 것에 대한 고민, 여성 예술가로서의 성공과 삶에 대한 생각, 그리고 메도가 차츰 자신의 삶에 대한 철학을 바꾸어가는 과정을 함께 보여준다.

 

또한  인간이  천연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싶지만 뜻하지 않은 방법들과 행동들 때문에 타인들에게 자신의 순수성과 진실이  매도되고 그 순수성에 우러난 다큐가  대중들에게 비난을 받으면서 한 개인의 삶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준다.

 

저자의 3인칭 시점과 1인칭 시점을 번갈아가며 보이는 글들은 메도와는 다른 상업영화감독으로 발길을 돌린 캐리의 에세이 고백과 더불어 이야기의 흐름은 진행이 되고 메도와 캐리의 우정을 통해 나누는 영화의 이야기,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들이 니콜의 이야기와 함께 엮이면서 영화의 장면처럼 보이게 한다.

 

책 속에 나오는 유명한 영화배우들이나 감독들, 영화 촬영기법의 내용들을 따라가다 보면 한편의 다큐를 찍는 과정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특히 영화를 전공하거나 영화에 대한 각 분야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읽으면 흥미롭게 다가설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실제 인물들과의 관계를 사실적이면서도 소설적인 허구를 동시에 느끼게 만드는 구성력, 배우들이 연출을 한 번쯤 해보고 싶다는 말들을 왜 하는지를 느끼게 하는 영화 촬영기법들은 문외한인 독자들에게는 다른 시선으로 다가서서 바라볼 수 있게 한 책이 아닌가 싶다.

세 갈래 길

세갈래길

세 갈래 길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2월

 

 

 

 

 

어느 시구의 말처럼 선택의 기로에 있는 길을 보았고 나의 길을 골라야 한다면  나의 기준점과 그 선택에 있어 후회는 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인생의 긴 굴곡진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 특히 이 책에 등장하는 세 여인들의 삶의 궤적을 읽노라면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은 없어졌다고는 말하지만 여전히 사회의 깊숙한 인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투영한다.

 

인도의 바들라푸르의 스미타는 가장 최하층인 불가촉천민이다.

 

조상 대대로 수드라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계급을 달고 사는 존재이기에 하는 일도 상위 계급의 똥을 손으로 치우는 일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대대로 자신의 계급을 벗어나고자 했으나 대물림을 벗어날 수 없는 처지에 놓은 스미타의 꿈은 딸만이라도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 다른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 보냈으나 그곳에서 차별이란 대우를 받는 딸을 보고는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한편 다른 쪽의 이탈리아-

조상 대대로 가업을 이어받고 살아가는 줄리아는 자연적으로 머리가 빠진 형태나 기타의 경우를 통해 머리카락을 모아 가발을 만드는 장인 집안의 여성이다.

어느 날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파산 위기에 처한 공방을 살려야만 한다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또 다른 쪽의 캐나다의 여성 변호사로 살아가고 있는 사라는 두 번의 이혼과 결혼을 통해서 자신 스스로 삶의 개척을 하고 살아가던 중 유방암 선고를 받는다.

병으로 인해 순식간에 쌓아 올린 지위를 잃은 배신감에 빠진 그녀는 과연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책의 제목인 ‘La tresse’는 ‘세 갈래로 나눈 머리카락을 서로 엇걸어 하나로 땋아 내린 머리’, 혹은 ‘세 가닥을 하나로 땋아 엮은 줄이나 끈’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혀 상관없는 세 여인들의 연관성은 책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점차 주시를 하게 만들고 그들 세 여인들 곁에선 나름대로의 위안과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주변인들이 있다.

 

책 속에서 이어지는 세 여인들이 자신들의 삶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난관을 이겨나가는 기본 바탕에는 활기와 희망적인 기분, 그리고 자신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차별과 젠더의 차별을 통해 보이는 여성이 가진 지위의 한계성을 보인 이 소설은 과연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갇힌 문을 박차고 나가야 한다는 노력이 있어야만 하나는 사실, 그 노력이 있음으로 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들을 일깨워준다.

 

각기 다른 곳에 살고 있지만 하나의 머리 갈래처럼 연관이 되어 있는 세 여인들의 삶, 읽으면서 후회 없이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갈 용기를 조금은 얻게 되는 책이 아닌가 싶다.

 

 

*****  삶에 쳐놓은 차단 벽을 없애면 거짓말도 필요 없어진다. 더는 삶을 둘로 나누어 살지 않아도 된다. – p.293

 

 

 

 

미중전쟁

미중전쟁[세트] 미중전쟁 1~2 세트 – 전2권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처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읽은 충격은 오래갔다.

워낙 한반도란 위치가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미묘하고도 세심한 전략적 요충지란 점에서 저자가  그린 책의 내용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무엇이 최선의 길인지를 새삼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 후 타 작품들 속에 한반도 속의 역사이야기 시리즈와 이번에 출간한 ‘미중 전쟁’이란 책을 통해 저자가 생각한 바를 피력했다고 느껴지는 글의 느낌은 과거로의 회상을 떠올리게 했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 방중 때 기자 폭행사건이 연일 큰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외교의 절차상 이해해보려 해도 할 수 없는 그들의 몰염치한 행동 뒤에는 자신들의 강대국으로 향하는 의지 피력 내지는 우리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던져보게 한 사건이 아닌가 싶다.

 

이렇듯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은 우리나라의 현 점에서 나온 이 책은 팩트 소설답게 시종 흥미진진하면서도 절대 강국들 간의 싸움에 끼여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새삼 다시 한번 느껴보게 한 책이다.

 

육사 출신의  세계은행 특별조사위원으로 일하는 변호사 김인철이 주인공이다.

그는 아프리카에 지원되는 자금의 일부가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에 투자를 함으로써 발생되는 부당한 절차를 조사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파견되어 조사활동을 하기 위해 오게 된다.

 

그곳에서 유능한 펀드매니저인 요한슨을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을 시점에 그가 돌연 자살로 생을 마감한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왜, 그는 가조들에게조차 걸려온 전화도 받지 않고 목숨을 끊을 만큼 어떤 일에 연루되었던 것일까?

 

책은 그가 염두에 두고 있던 주인을 알 수 없는 검은돈의 출처인 주인을 찾기 위해 중국, 러시아, 아랍의 IS까지 범위를 좁혀 나가면서 벌이는 과정 속에 한반도가 지닌 현 상황을 현실에서 보는 듯한 과정을 그린다.

 

북한의 풍계리 수소폭탄의 발사로 인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말, 말, 말들, 이런 과정에서 오고 가는 러시아 스캔들 뒤에 감춰진 미국과 러시아 간의 모종의 밀약처럼 여겨지는 협의 과정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조사 과정과 맞물려 그려지고 있고 이에는 국제적인 석유와 달러, 군사를 포기할 수 없는 미국의 딜레마를 그려낸다.

 

–  ‘미국이 군사를 포기하는 순간 달러는 폭락이고, 달러가 폭락하는 순간 미국은 붕괴해. 수천만이 노숙자로 전락해 도시를 뒤덮겠지. 그렇게 보면 미국은 전쟁을 해야만 하는 운명을 가진 슬픈 나라야.’- p176 (2권)

 

역사적으로 볼 때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거의 대부분이 주변국들의 자신들 이익을 위해 작은 것을 포기하는 과정, 그 안에 포함된 약소국들의 비애와 전쟁 무기를 사고파는 딜러들의 모의 협약에 의해 벌어지는 경우를 보게 되면 우리가 현재 위치한 한반도란 나라, 그 안에서 중국과 미국, 러시아가 과연 무엇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점할 것과 포기할 것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우리 나름대로의 현실적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세계의 보이지 않는 틈바구니 속에 벌어지는 경쟁은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현실을 다시 느끼게 해 주는 책, 한반도를 포기하고 일본을 최방 위선으로 선택하자는 미국의 나름대로의 논리와 이러한 논의 속에 실제 미국이란 나라를 쥐고  흔드는 보이되 보이지 않는 존재의 인물들, 흔히 말하는 유대인들의 결합체라는 모임 속에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우고 미국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현실 아닌 현실 같은 장면들은 더욱 섬뜩함을 느끼게 해 준다.

 

저자가 그리는 이상적인 해결 방안대로만 된다면 지금의 현실보다 훨씬 걱정거리가 줄어들겠지만 과연 그런 결정이 이루어질 수는 있을지, 책의 뒷말 미의 해결 방안은 그렇게 와 닿지만은 않는다는 점, 하지만 팩트 소설답게 바깥에서 바라보는 한반도의 위험성을 실제 살고 있는 우리들은 그런 위협에 대한 불감증이 점차 없어진다는 자각은 이 책을 통해 좀 더 깊은 관심을 더욱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팬텀

팬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9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7년 12월

한 작가의 손에 탄생된 시리즈물의 주인공들의 활약은 연작 형태이면서도 독립

 

 

된 책 출간도 겸하고 있는 이점을 통해 독자들에게 매번 새로움을 선사한다

.

 

그런 의미에서 해리홀레 시리즈를 만나지도 시간이 흐른 시점이 되고 있지만

 

여전히 작가가 그려온 해리란 인물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고 자부한다.

 

처음 대했던 ‘헤드헌터’ 이후 시리즈 물로 출간 순서는 뒤바뀌어 출간이 되었지만

 

 

해리의 활약은 기대감과 충족감, 연민, 동정 그 이상의 무언가를 선사하게 만든다.

 

 

 

 

 

오랫동안 손꼽아 기다려왔던 해리홀레 시리즈에서도 유독 이 팬텀에 대한 기대가

 

컸던 이유중의 하나도 바로 연작의 형태이되 독립된 형태로 읽어도 무방하게 글을

 

써온 작가에 대한 신뢰가 컸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상영 중으로 알고 있는 스노우 맨에 이어 레오파드의 뒤를 이은 책이 바로 팬

 

텀이다.

 

스노+레오

 

달리 말하면 해리 홀레 시리즈 중에서도 이 세 권을 연이어 읽는다면 바로 그

 

배경과 연작의 설명이 되는, 그러면서 해리 홀레의 변화된 심경과 활동의

 

영역변화와 행동들까지를 시간 순으로 읽어갈 수 있는 시리즈 물이다.

 

 

 

 

 

레오파드에서 연인 리켈과 그녀의 아들 올레그와 헤어진 후에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 해리는 자신의 예전 상관을 찾아가 마약관련 사건을 조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한다.

 

 

이유인즉, 올레그가 마약관련과 연관되어 감옥에 수감이 되어 있는 상태로 이 사건

 

배후를 조사하기 위해 애를 쓰게 되는 해리-

 

 

책은 올레그를 마약소굴에 빠지게 만드는 구스토란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진 회상,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거리의 마약 왕의 왕좌에 오른 비밀에 쌓인 인물, 그 인물의

 

수하에 놓인 사람들의 행동 반경에 의해 경찰의 버너역할을 하게 되는 사람, 비행

 

기 조종사의 신분을 이용해 마약을 손쉽게 국내에 들여오고 가져나가는 행동을 통

 

해 사건은 일파만파로 크게 번지게 되는 경황들을 그린다.

 

 

 

 

해리의 수사 반경은 여전히 날카롭다.

 

글 한 구절 한 구절을 무심코 넘기다 보면 어느 한 순간 이것이 결정적인 근거로 생

 

각될 수도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해 주는 말과 행동, 그 가운데서 유독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해리의 생각과 행동은 비록 나 자신의 혈육은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레오

 

파드에서 두 사람에게 아픔을 지니게 만들었다는 점에 근거해 멀리할 수밖에 없었

 

던 사정들이 올레그에겐 친아버지 이상으로 생각했던 해리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

 

어졌다는 사실이다.

 

 

 

 

 

바쁜 엄마를 뒤로하고 거리에서 만난 구스토를 통해 마약의 길로 발을 들이게

된 사연과 죽어가는 구스토의 회상을 통해 이야기의 전개는 작은 조각들이 하나 둘

모이면서 큰 그림을 완성해가는 형식을 취한다.

 

 

 

올레그에 대한 해리의 생각, 친 아버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아들 이상으로 생각하는

 

심정과 라켈과의 인연을 통해 또 다른 사건의 해결 실마리를 연결하고 해결하는

 

모습들은 전작에 이어서 여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다만 전작에서 보였던 치열하게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무자비하게 활약하는

 

모습의 반전으로 여길 수도 있는 부성애를 느끼게 되는 감정들은 죽음보다도 더

 

치열하게 경험하게 만드는 마약상의 극악무도한 감정과도 대비되는 효과를

 

보인다.

 

 

–  “감방은 죽음보다 지독해. 해리. 죽음은 간단하지. 영혼을 자유롭게 풀어주니까. 한데 감방은 인간성이 남아나지 않을 때까지 영혼을 먹어 치워. 그러다 유령이 될 때까지.”

 

 

 

정해진 루트를 벗어난 행동을 했던 구스토를 처벌하지 않았던 마약상의 비밀은

 

해리의 감정과는 상반된 이미지로 비쳐질 만큼 그려지며 특히 마지막 구스토를

 

죽인 범인의 정체는 반전의 극치를 보인다.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영혼들, 결국 같은 동료끼리 배신하고 배신당하지

 

않으려고 총을 잡을 수 밖에 없었던 가여운 사람들은 이미 그 영혼을 마약에 팔아

 

넘긴 유령의 모습 그 자체요, 감옥에서 죽었을 때에 비로소 유령으로서 자유로워진

 

다는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은 읽고 나면 더욱 섬뜩함을 지니게 한다.

 

 

 

 

동유럽과 구 소련일대,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북유럽 마약루트의 이야기를

 

펼치면서 올레그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쓰는 해리의 모습은 말한 마디조차 제대로

 

따뜻함을 던지는 인물은 아니지만 그 속마음만은 결코 자신의 핏줄로 태어난

 

아이를 가진 아버지들 이상의 사랑을 보인단 점에서 타 책에 서 볼 수 있었던

 

해리의 행동과는 다른 반전이라고 느낄 수가 있다.

 

 

 

철저히 비밀에 싸인 정체들을 밝혀나가는 과정 속에 사랑과 아픔, 대체해 줄 수 없

 

는 사실 앞에서 안타까움을 지니는 해리의 모습이 여전히 책을 덮고서도 진한 여운

 

을 남기게 한다.

 

 

 

다음 시리즈를 벌써부터 기다리게 만드는 매력의 요 네스뵈의 신작, 올 겨울 팬텀

 

으로 우리들의 해리를 만나보면 어떨까?

 

 

 

 

 

마녀의 씨

마녀의씨마녀의 씨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송은주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1월

고전이라고 말하는 작품들을 읽을 때면 세월이 흘렀어도 작품 속에 녹아든  인간들의 모습들을 읽노라면 새삼 왜 고전이라고 부르는지를 알게 될 때가 있다.

 

특히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언제 읽어도 지루함을 모르게 되는 것들 중에 하나인데, 이 책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이하여 그의  여러 작품들을 유명 작가들의 손에 재해석하고 다듬어진 또 다른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작품이다.

 

이 책의 소재를 다룬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템페스트’다.

이 작품 속에 들어있는 주인공들과 그 배경을 현대적인 해석으로 다시 풀어쓴 저자의 다른 느낌과 같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은 원작의 배경이 섬이라면 여기는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다.

 

잘 나가는 연극 연출가인 필릭스는 자신의 모든 일처리를 도맡아 해주던 비서 토니로부터 배신을 당한다.

그것도 자신의 동창생과 같이 공모한 듯한 느낌을 주는 뉘앙스, 무방비 상태로 쫓겨난 그는 이제 가족조차도 없는 홀아비다.

사랑하는 아내도 죽고 늦은 나이에 얻은 딸 미란다마저 어린 나이에 병으로 죽게 된 그 쓸쓸함, 필릭스는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고 점차 은둔의 세상으로 접어든다.

 

하지만 자신을 이토록 만든 토니를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복수심에 불타오른 심정은 가실 줄 몰랐으며, 그의 출세를 관심 있게 주시한다.

 

어느 날 교도소에서 죄수들을 대상으로 문예창작을 가르친다는 공고를 접한 그, 제2의 이름인 듀크란 이름으로 강연과 연극을 통해 점차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데, 드디어 자신을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기회가 다가오게 된다.

 

책의 내용은 원작 속의 내용인 배신과 복수, 그리고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과정이 현대로 옮겨와 독자들에게 그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해준다.

 

동생 안토니오에 의해 밀라노의 공작이란 직위를 빼앗기고 파도를 만나 섬에 고립된 주인공 프로스페로가 자신의 딸 미란다와 함께 그곳의 괴물 캘리반과 에어리얼과 같이 생활하면서 같은 처지로 섬에 온 동생에 대해 복수를 그린 템페스트의 내용을 필릭스는 의도적으로 이 작품을 선택하고 죄수들에게 맞는 역할을 주면서 연극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필릭스와  죄수들이 나누는 대화들은 이 한편의 책 속에 연극 과정을 보는 듯하는 느낌을 준다.

 

모든 것을 읽어버리고 남은 것이라곤 영혼조차도 없는 필릭스, 그가 각오를 다지고 복수의 칼날을 다지면서 비로소 상대에게 그 칼날을 겨누게 되지만 결코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오랜 시간 그렇게 원한 것을 이루어낸 시점에서 왜 필릭스는 그 복수마저 허무하다고 느꼈을까?

인간의 복수심은 또 다른 복수심에 이르게 되고 그 복수를 갚았다고는 여겨지더라도 결코 완성된 인생의 모습은 가질 수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일까?

 

그런 의미에서 어린 나이에 죽은 미란다의 환영을 곁에 두고 진정으로 떠나보내지 못했던 필릭스가 원수에게 던진 복수를 통해 비로소 미란다를 놓아주었다는 사실, 그 자신도 결국은 오랜 시간 동안 복수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았음을 깨닫는 과정이 인생의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말년의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애착을 느꼈다는 템페스트-

현대적인 재해석으로 탄생된 이 작품과 함께 고전과 비교해보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구원의 길

구원의길

구원의 길
존 하트 지음, 권도희 옮김 / 구픽 / 2017년 12월

우선 책을 덮고서 그 진한 여운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타 책들에서 보인 전형적인 심리 스릴러의 느낌, 추리력을 동반하게 되는 범인의 실체는 과연 누구일까에 대한 독자 나름대로의 머리 회전 돌리기,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이 모든 것을 뒤에 남겨놓게 만들면서 인간애와 숭고함, 인간이 지닐 수 있는 대표적인 모든 감정들을 동반하면서 읽어보게 되는 책을 이 한 권에서 모두 느껴보게 만든 책-

 

엄격하고 자신이 믿는 종교에 관한 한 철저한 직업의식과 목회자로서의 길을 걷는 아버지를 둔 엘리자베스는 경찰이다.

지방 유력자의 딸인 채닝이 괴한에게 납치되었단 소식과 함께 사건 현장에서 채닝을 구하게 되자만 범인 둘은 현장에서 즉사했다.

여기까지가 진실, 하지만 그녀 둘 사이엔 모종의 감추어야만 진실이 있다.

 

범인은 유색인종을 가진 형제였고 총 18발을 맞은 채 고문을 당한 상처로 죽었단 사실, 정말 엘리자베스의 말처럼 그녀 혼자 이 모든  것을 단독으로 행동한 것이었는지, 백과 흑의 인종차별 문제와 이중 살인자란 의문을 지니게 된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려는 엘리자베스는 과연 정당방위에 의한 행동인 것인지…

 

한편 전직 경찰인 애드리언은 불륜의 상대였던 여자를 죽였단 죄목으로 2급 살인죄 적용을 받아 13년째 감옥생활 중이다.

같은 감방에서 아버지처럼 여겼던  엘리가 교도소장과 그의 심복 교도관들에게 죽음을 당한 후 엘리가 알고 있는 그 어떤 비밀을 애드리언이 알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처참한 교도소 생활을 하는 중이다.

 

하루하루가 삶의 연장을 위한 투쟁이자 현실적인 감각 마비, 고문 고통, 달콤한 유혹의 말과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처들만 남긴 신체를 극복하는 것은  전선에 홀로 남은 자신 혼자임을 알면서 살아가는 그, 교도소를 나오게 되면서 걷잡을 수없는 사건에 휘말린다.

 

한편 기드온은 자신의 엄마를 죽인 애드리언이 출소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감춰둔 총을 들고 그를 죽이려 교도소로 향한다.

 

애드리언이 출소한 후 연이어 애드리언이 저질렀던 살인의 행위처럼 여인들이 죽어간다.

경찰의 입장이야 당연히 애드리언의 복수를 생각하게 되고 여기에 엘리자베스의 사건이 같이 겹쳐지면서 사건의 진행은 독자들로 하여금 블랙홀에 빠져든 느낌처럼 좀체 해결의 기미를 보여주는 방식이 아닌 것으로 진행을 이끌어 간다.

 

책은  자신이 당한 현실에서 구원의 길은  과연 어떤 것인지를 묻는다.

채닝이 당했던 40여 시간 동안의  폭행과 강간, 기드온이 자라오면서 겪어온 술에 빠진 아버지를 보면서 엄마 없는 생활의 비애를 느끼는 외로움과 복수심, 어린 시절 당한 강간으로 인해 유산을 감행하고 이를 반대했던 아버지와 멀어진 사이가 된 엘리자베스까지….

 

여기에 애드리언마저 자신의 목숨을 죽음까지 가게 만드는 고문을 자행했던 교도소장과 그의 부하들을 죽일 불타는 복수심의 근거는 충분히 있었다.

책 속의 여러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이들과의 연결을 통해 배신과 야망, 복수, 또 다른 희생을 요구하면서 타협을 이루어나가는 상하의 관계, 부모와 자식 간의 불협화음과 여기에 종교와 정치적인 문제까지 겹치면서 범인의 실체에 다가서기까지의 험난한 굴곡선을 여지없이 그린다.

 

자칫 자신의 불륜으로 인해 아내에 대한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했던 한 순간의 결단이 13년 간의 감옥으로, 자신의 불우했던 강간사건의 트라우마에 대한 같은 공감각을 느끼며 강인한 자신의 삶 주체자로서 우뚝서길 바라는 채닝을 바라보는 엘리자베스, 실제 범인의 행각이 밝혀지는 과정 속에 당하는 이 모든 근거 뒤에 오는 후 폭풍의 트라우마는 책을 읽으면서 스릴의 장르라고는 하지만 정말 공감대를 같이 느껴보게 되는 책이었다.

 

 

– “내 자유보다 다른 사람의 자유를 우선시할 수 있었을까?  잘 알지도 못하는 상대방을 위해 내 목숨을 걸 수 있었을까? (중략) 그건 아주 드문 일이야. 정말 훌륭한 일이고. 그 아이와 너는 서로를 위해 희생하려고 했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건 백만 명 중에 한 명밖에 없지. 아니 1억 명 중에 한 명일 거야.”-p 338

 

 

 

최악의 인간과 최선의 인간, 선과 악, 정의와 진실 속에 오리무중으로 헤매는 사건의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진행 속에 다뤄지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감정들을 하나하나 캐릭터를 통해 제대로 살려 낸 저자의 글은 좀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든다.

 

사랑과 증오가 동반된 감정이 있음으로 해서 이 모든 것을 비밀에 부쳤던 애드리안이나 채닝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바라보는 엘리자베스의 시선, 같은 동료들 간의 야망과 배신, 타협을 통해 저마다 자신을 우선 위에 두고 펼치는 이야기의 전개는 책 제목이 의미하는 구원이 길은 다른 방법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 범인은 잡혔지만 결코 시원하고 통쾌하지 않는 끈끈한 무언가를 남겨놓는 감정의 복합선마저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한 발한 발 천천히 자신이 겪은 모든 것을 수용하고 감싸 안을 때까지, 그들 네 사람의 구원의 길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