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섬

인간섬  인간 섬 – 장 지글러가 말하는 유럽의 난민 이야기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0년 10월

한 대의 관광버스가 크로아티아를 출발해 슬로베니아로 넘어가는 경계선에서 잠시 정차한다.

관광객들의 여권을 모두 걷어들인 가이드는 차에서 내리고 한참 동안 버스에 승차하지 않는 동안 관광객들은 우리나라 고속버스 톨게이트를 연상시킨 그곳에서 여러 무리의 사람들을 창밖으로 볼 수밖에 없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아랍인들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 톨게이트 기둥 구석구석에 군인들 행렬처럼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고 일부는 그 너머 보이지도 않는 까만 점들로 인식될 만큼 모여 있었다.

 

여행용 트렁크를 동반한 그들, 그들은 누구일까?

 

무려 40분~1시간 사이에 관광객들은 내리고 버스 안을 조사하는 군인들(?), 나중에 알고 보니 난민들이 우리들 중 도움을 받아 버스에 있을 경우를 대비해 검사하는 것이란 말에 뉴스에서 보던 기사가 내 눈을 통해 직접 보게 된 이 광경을 잊을 수가 없었다.

 

5년 전  당시 기억을 되살리게 한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린 난민 문제-

 

여전히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금 이 시각에도 자신의 목숨을 걸고 탈출한 그들을 우리들은 ‘난민’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탐욕의 시대』, 『빼앗긴 대지의 꿈』을 읽은 독자라면 이 책에서 보인 저자의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그의 양심적인 글과 함께 지금의 유럽 난민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들어보게 된다.

 

유럽 난민의 문제는 시간을 거슬러 2003년 이후 이라크 전쟁 이후 계속된 문제였지만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작금의 유럽 국가들에게 닥친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저자는 2019년 5월 유럽 인권 이사회 자문위원회의 부위원장 자격으로 그리스의 레스보스 섬을 방문한다.

 

유럽의 핫 스폿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다섯 개의 섬들 중(레스보스, 코스, 레로스, 사모스 키오스) 하나인 레스보스, 이름은 아름답지만 난민들에게 있어선 유럽으로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의 끈인 곳이자 험난한 곳이다.

 

그러나 이들이 여기에 도착하기까지에는 어려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도 중산층 정도가 되어야 가능한 일인 이 여정은 2011년 아랍권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난민이 생김과 더불어 본격적인 시리아 내전을  통한 시리아인을 비롯해 쿠르드인, 아프리카인에 이르는 긴 난민의 행렬로 바뀐다.

 

 

시리아

(다음에서 발췌)

 

그렇다면 이들은 레스보스 섬에 도착한 이후엔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난민 인정을 받고 유럽의 희망하는 나라로 갈 수 있는 것일까?

 

우선 유엔 난민 망명 지원 사무소에서 1차 심사를 거친 뒤 레스보스 섬으로 이첩시킨 후 자국의 심사에 따른 결과에 따라 난민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여기에 해당되는 3곳의 기관들은 각기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심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난민들에 대한 처우는 인권이란 문제를 대두시키는 문제로 떠오르게 한다.

 

푸시 백 작전을 통한 시초부터 망명 신청을 저지시키려는 목적에서 행해지는 작전은 쇠파이프로 구타하기, 인원 초과의 보트에 있는 난민들 배 주위로 돌면서 난민선 기울기, 포격 가하기, 심지어 고무보트 찢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다.

 

루소

이런 가운데 일단 난민으로 섬에 도착했지만 그들의 끝 모를 여정은 끝은 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긴 시간을 요한다.

 

입에 먹지도 못할 식량배급, 컨테이너에 살고 있는 사람들 인원 초과, 올리브 숲이라 불린 곳에서 변변치 못한 생활로 버티는 그들에겐 이곳이 사각지대이자 희망의 지대란 점은 두 양면성의 유럽 모습을 보는 듯하게 다가온다.

 

이런 틈에 무기 로비스트들의 이익을 남기는 장사, 손이 찢어질 정도의 날카로운 철조망 건립, 보이는 즉시 사살할 수 있는 총기 난사 문제는 1948년 제3차 UN 총회에서 발표한  문구를 묻는다.

 

 “지구 상의 모든 사람들은 박해를 피해 다른 나라에서 피난처를 구할 수 있다”

 

유럽의 딜레마는 솅겐 조약과 더블린 조약에 따른 이중의 잣대를 보임으로써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이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취약한 여인들과 어린아이들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교육의 문제까지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심각한 양상을 보이는 난민의 문제는  각국의 이익과 정치적인 문제까지 겹쳐지면서 더욱 심각한 상황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월드비젼                                                             (다음에서 발췌)

 

여기엔 유럽인들이 갖는 종교가 다른 이슬람인들에 대한 생각, 외국인 혐오에 일자리 고용문제와 잠시 거쳐가는 경유지의 유럽을 택한 것이 아닌 정착지로서의 유럽을 택하는 난민들의 문제까지 책 속에 담긴 관계 기관들과 실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욱 실감하게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이 들어있다.

 

저자는 난민의 기준으로 또 다른 문제인 기근에 관한 난민 규정이 필요함을 말하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수정과 협약을 통한 실천, 난민 신청의 시간 절약과 간소화, 전문인력 보충, 유럽 연합의 그리스 핫 스폿에 대한 지원금의 확실한 사용처에 대한 요구들은 주장한다.

 

부패온상을 이어지고 있는 핫 스폿-

난민 재배치 거부를 하고 있는 나라들에게 주는 지원금 혜택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엔 유럽 국가 간의 협약이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지금도 계속 자국을 탈출해 모든 것을 빼앗기고 몸만 나오는 난민들, 바위틈에 숨어 있는  물고기를 찾듯이 난민들을 찾는 사람들과의 신경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기에 다시 고국으로 되돌려 보내는 나라들, 그들의 마지막 희망인 유럽은 이 문제를 여전히 유지하고만 있을 것인가를 묻는 저자의 글이 잊히질 않는 책이다.

 

제목이 ‘인간 섬’인 것은 이들의 고달프고 긴박한 심정을 대변한 듯한 느낌과 함께 인간이 아닌 마치 바다의 기타 생물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숨어 있는 난민들을 연상시킨다.

 

동일한 인간으로서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책, “그들의 상처보다 그들의 두 눈을 바라보는 일이 훨씬 힘들다.”는 본문이 잊히질 않는다.

 

 

음식으로 읽는 로마사

로마사  음식으로 읽는 로마사 – 1,000년을 하루 만에 독파하는 최소한의 로마 지식
윤덕노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10월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로마제국에 관한 글들은 읽어도 지루함을 모를 정도의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분야에서 다뤄지는 내용들을 읽다 보면 로마제국이 지닌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는 바, 이 책에서는 음식을 통한 로마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책이다.

 

로마인들의 기본 식사는 빵, 죽을 주식으로 하면서 와인, 올리브, 생선젓갈인 가룸,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소박하지만 본토에서 기른 주된 것을 섭취하던 패턴은 포에니 전쟁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달라지게 된다.

 

영토의 확대를 통한 타국에서 먹는 음식들을 공수해 오면서 식탁에 오르는 다양한 음식들은 로마제국이란 거대함을 더욱 부각하고 강대국으로 나서게 되는 여러 음식들과 연관이 되면서 더욱 두드러진다

 

로마식량조달

 

흔히 영화에서 보는 장면 중 하나가 누워서 먹는 그들의 식습관이다.

귀족 출신의 남자가 다른 손님들을 초대하고 함께 식사하면서 먹는 형태는 그리스에서 배워왔을 영향성을 고려하게 되며, 이는 곧 승자의 식사 문화란 것을 뜻한다고 한다.

 

이에 본격적으로 이미 우리들 식탁에 오르내리는 음식들은 로마시대에 있어서는 타국과의 전쟁을 통한 공수, 이에 더해 항로 개발과 육로 개발의 일종인 도로의 발달로 인해 더욱 풍성해진다.

 

최초의 도로로 알려진 ‘비아 살라리아’는 ‘소금길’이란 뜻이다.

 

소금이 주는 영향력은 막강해서 당시 로마에서는 로마제국 건설의 원동력이 되는 것으로 첫발을 내딛는다.

이는 소금을 취하게 되면서 도로와 그 중간에 도시가 들어서고 정치적으로도 소금을 통해 갈등을 푸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샐러리맨의 원형으로 알려진 소금이란 존재를 벗어나면 소시지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담고 있는 로마인들의 식탁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갈리아 지방에서 수출하는 형식으로 식탁에 오른 소시지는 육가공품 식품산업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것으로 무역의 산물임을 드러낸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다양한 젓갈이 있듯이 로마인들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가룸’이란 젓갈이 있다.

지금은 없어졌다고 하는데 이미 가룸을 섭취하기 위해 발달한 무역 네트워크와 암포라라고 불리는 그릇은  금융산업과 수산업, 염장 업까지 발달을 가져온 핵심을 이룬다.

 

로마인들은 빵을 집에서 만들어 먹다 빵가게에서 사다 먹기 시작하면서 여성들의 고된 노동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갖게 하는데 이미 손님을 남편과 함께 맞는 형식은 안주인으로서 실제적인 집안의 경제권을 유지하고 늘리는 데에 집중하는 로마시대의 모습을 비춘다.

 

이밖에도 지금의 패스트푸드 격인 거리 음식의 발달, 물이 좋지 않아 함께 섞어 마시는 와인에 대한 확보와 포도재배를 위한 경작에 힘을 쓴 로마 정치가들의 노력은  자신의 정치 능력을 보장하는 역할로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여행을 하거나 피자를 먹다 보면 짜지지 않는 것이 올리브다.

 

서양인들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 중 하나인 올리브는 열매를 짜서 흐르는 기름을 통해 여러 음식과 함께 곁들여 먹거나 목욕 시에도 오일을 이용한다는 점, 여기에 스트리길이란 도구를 사용해 몸의 불순물을 제거했다는 것까지, 올리브는 우리나라가 콩을 갖고 나머지 찌꺼기인 비지까지 이용해 먹듯이 이도 마찬가지로 ‘아무르카’라고 불린 부산물을 이용해 여러 용도로 사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목욕도구

또한 로마인들이 가장 사랑했다는 굴에 대한 사랑은 인공 굴 양식이란 것까지 개발하게 만들었으며 신선한 굴을 운반하기 위한 운송로 개척과 저장창고의 발달 여기에 목욕문화까지 발달하게 한 점은 음식이 주는 무한한 한계의 끝이 없음을 알게 해 준다.

 

굴운반

 

음식의 다양한 맛을 섭취하려면 빠지지 않는 향신료에 대한 로마인들의 관심은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으로 인한 길이 개척됨과 동시에 아우구스투스 초대 황제에 의해 인도양 무역을 통해 귀족부터 중산층에 이르는 계층들이 먹을 수 있게 된 계기를 마련한다.

 

한 나라 또는 제국이 강대해지려면 정치, 경제,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서로 원만하게 이루어져야 가능하단 사실을 과거의 역사를 통해 배우고 있다.

 

로마제국이 오랜 세월 동안 강대국으로써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근거들이 많지만 식탁에 오르는 음식을 통한 발전사는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동방에서 전해오는 계피, 후추, 생강, 정향, 육두구에 이르는 귀한 향신료들을 섭취할 수 있게 한 노력, 이에 따라오는 부산물인 수송수단과 항로 개척, 로마인들이 중국인들처럼 다양하게 섭취했다는 근거인 철갑상어, 캐비아, 송로버섯 트러블, 푸아그라에서부터 달팽이 요리인 에스카르고, 쥐요리, 새 요리에 이르기까지 식탁에 오른 것은 끊임없는 정복과 영토 확장을 통해 신문물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정서에 맞는 음식을 식탁에 올려놓음으로써 제국을 이룬 과정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부작용 또한 있었다는 사실은 로마제국이 멸망한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큐라 아노라라고 불리는 공공복지제도에 대한 부분도 다룬다.

원래의 취지인 변동이 심한 곡물값에 대한 해결책이 주된 목적이었으나 나중에는 선심성 제도로 변질되면서 무상급식의 취지에 어긋나는 결과를 초해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나 현재나 좋은 제도의 활용성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나라의 근간의 변화가 올 수 있음을 느끼게 한 대목이다.

 

 

로마라는 나라의 시작은 전쟁을 통한 영토 확보로 시작했지만 이를 통한 여러 음식들의 섭취와 이를 유지하려는 노력에 대한 다양한 활로 모색들을 통해  로마사 발전에 대한 색다른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 이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즐기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골짜기의 백합

flqb  골짜기의 백합 을유세계문학전집 4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정예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7월

 

‘고리오 영감’이란 작품으로 알려진 작가의 다른 작품인 연애 이야기를 그린 작품을 접해본다.

 

발자크의 총서 [인간희극]이란 부분 중에 소개되는 이 작품은 작가의 사랑에 대한 생각과 연애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다각적인 면모를 드러낸 작품이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자란 주변인처럼 여겨진 나,  펠릭스가 나탈리라는 여인에게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는 서간체 형식을 빌려 들려주는 작품이다.

 

때문에 그가 경험했던 어쩌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찬란했던 ‘사랑’이란 감정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한 회상이자 이야기 속의 이야기 형식을 갖춘 액자 형식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사랑받고 싶었지만 부모나 형제들 사이에서도 원만하지 못했던 유년의 성장기는 그를 외롭고 고독한 생활, 다른 이들이 겪었던 청춘의 사랑이란 감정을 뒤로하고 학업에 몰두하게 만든다.

 

어느 날 앙굴렘 공작의 도시 환영식인 축제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한 여인을 보게 되는데,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녀의 어깨에 입맞춤을 하게 되는 과감성을 보인다.

 

그 후 그녀를 잊지 못하고 휴양차 머물던 시골 어느 성에서 골짜기에서 퍼져 나오는 향기에 이끌려 가게 된 그곳은 백합이 어우러진 곳이었고 그곳에서 자신이 그토록 한 번만 더 만나보길 기대했던 여인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모르소프 백작부인, 이미 나이차가 많은 병을 갖고 있는 남편과 아픈 두 아이의 엄마, 자신보다 15살 연상인 여인이었다.

 

하지만 그녀와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아픈 마음을 이해했던 두 사람은 플라토닉 한 사랑, 연애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녀는 그에게 앙리에트란 이름으로 불러줄 것을 말한다.

 

이어 풋풋한 청년의 가슴 뛰는 사랑과 열정 앞에 그녀는 오로지 두터운 신앙과 사회적인 신분에 갇힌 아내, 엄마, 정숙한 여인으로서의 육체적인 사랑이 아닌 오로지 둘 만의 의미를 담고 있는 백합 꽃송이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간직하면서 서로의 사랑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그녀가 그토록 그가 성공하길 바라고 사교계에서의 안정적인 이름을 갖기 위한 도움을 주었지만 그에게 다가온 달콤한 유혹은 뿌리치질 못한다.

 

영국 여인 레이디 아라벨의 공세는 정신적인 사랑 앞에 정열적인 육체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게 하는 마술을 부렸고 이는 부인에게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지금의 빠른 사랑 패턴으로 보면 완전히 은근히 끊어 오르다 못해  애간장이 타는 듯한 연애의 행보를 보는 듯한 내용이다.

 

어린 시절의 불우했던 트라우마처럼 다져진 펠릭스의 외로움은 모성애를 느끼듯 모르소프 부인으로 인해 두 사람 간의 공통분모였던 고독과 외로움이란 동반자가 함께 있음으로 해서 그들의 사랑은 찬란했지만 사회적인 분위기는 이들을 호락호락 이해하지 않는다.

 

남편의 폭언과 조울증 섞인 행동과 말들로 인한 상처, 펠릭스와는 같은 듯 다른 듯한 친정 엄마의 냉대함, 아픈 두 자녀를 건사해야 했던 그녀가 외부로부터 이 모든 것을 감추고 살아야만 했던 당시의 주변의 인식들, 추락의 날개 직전까지 갔다가 지위와 부를 회복하고 이루면서 막대한 재산을 거머쥐게 된 경위들은 당시 역사적인 흐름과 함께 사회적인 계급층들의 몰락과 부의 상승의 이면을 보인 장면이다.

 

그런 반면 사회적으로 인식되던 여인들이 갖추어야 할 소양이랄지, 내적인  욕망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표면에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정숙을 요하는 흐름은 마지막 모르소프 부인이 보인 글들을 통해  펠릭스로 하여금 그동안 자신이 알던 모르소프 부인의 또 다른 면을 보게 된 부분이지, 아니면 미처 몰랐던 내면의 진실을 보게 된 장면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저자는  소설을 통해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성격의 패턴과 펠릭스라는 인물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느낀 순수한 연정을 통해 알듯 모를 듯, 어느 때는 다가설 수 있게 하다가도 이내 정숙함의 부인상을 보인 모르소프 부인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듯한 아나벨과의 욕정에 사로잡힌 사랑의 패턴은 마음속으로는 모르소프 부인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쉽게 연을 끊지 못하는 면을 보인 한 남자의 지지부진한 면을 드러냄과 함께 두 여인을 비교하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마음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솔직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사랑비교

 

마치 연극무대처럼 느껴지는 대사들의 향연, 그 끈적함의 오글거림을 넘기고 나면 저자가 그려보고자 했던 낭만적인 사랑의 느낌, 첫 만남의 설렘부터 오로지 스킨 접촉이라고는 손을 내밀어 손키스 정도를 허용하는 부인의 모습, 정반대로 자신의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아나벨이란 여인의 행동과 말들은 독자로서 비교해가면서 읽는 재미를 준다.

 

사랑맹세

 

사랑의 형태에도 다양함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두 여인의 사랑방식과 그 중간자 입장에 선 펠릭스란 인물의 심리를 통해  작가가 문장과 문장 사이에 드러낸 사랑의 첫 단계에서 느끼는 감정의 시작과 점점 익숙해져 가면서 다른 면들을 보게 되는 과정의 글들이 읽으면서도 전혀 오래된 글이 아니란 생각이 들만큼 솔직하게 다뤘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시대적 배경인 왕정복고란 흐름  안에 각기 정해져 있는 위치에서 그들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며 이루어나가는지를 때론 따스함으로 때론 비판의 눈길로 쓴 내용들 또한  인상적이다.

 

끝내 부인의 죽음을 막지 못한 팰릭스의 결단 부족의 결과물인 이런 아픔은 골짜기에 홀로 피다 저물다 간 백합꽃처럼 여인 스스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 반전의 내용과 함께 차후 나탈리란 여인에게 들려줌으로써 제대로 당한 또 다른 편지 내용들이 이 작품의 백미가 아닌가 싶다. (당신 펠릭스가 원하는 여인상, 이처럼 둘을 합쳐 놓은 듯한 완벽한 여인은 없을 터, 제대로 정신 차리세요~~ 그런 당신은 완벽한 남자인가요?를 묻고 싶다.)

여자들의 집

여자들의집 (2)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세 갈래 길’이란 작품으로 만났던 저자의 신작을 만나본다.

 

촉망받던 여변호사 솔렌의 시선을 따라가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자신의 의뢰인 자살사건으로 인한 충격으로 번아웃이란 진단을 받은 후부터 시작된다.

 

살아갈 이유도 없어진 그녀에게 의사는 대필작가 자원봉사를 해 볼 것을 권유하게 되고 그녀가 찾아간 곳은 집 없는 여성들이 거주하는 여성쉼터, 여성 궁전이란 곳이다.

 

400명이 모여 산다는 곳, 그녀 자신은 이곳에 모여 살게 된 그녀들의 사연을 대필해주리란 기대감에 나섰지만 돌아오는 것은 냉정함과 비난에 찬 눈길, 모든 만사에 삐뚤어진 시각으로, 때로는 발길질하며 격렬한 행동을 통해 울분을 드러내는 그녀들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속사정들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그녀들이 세상에서 어떤 차별과 대우를 받았으며 억압이란 이름 아래 학대와 사회에서 버림을 받았는지를 알게 된 후부터 솔렌은 이들에 대해 공감을 하게 된다.

 

흔히 말하는 소외계층이란 말, 연말이나 지금도 방송을 보게 되면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공익단체의 멘트 속에는 이런 사각지대에 머물고 살아가는 취약 여성들이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 책이다.

 

그녀들이 여자란 이유만으로, 배우지 못했고 남편으로부터 긴 세월 동안 학대를 당했으며 할례를 피해 딸과 함께 도망쳐 온 여인이 아들을 그리워하며  편지를 부탁하는 모습들은 그동안 사회의 중상류층 이상의 삶을 살아왔던 솔렌에게는 또 다른 인생 터닝포인트를 마련해 준 계기를 제공한다.

 

자신의 우울증을 고치려 자원봉사를 시작한 일을 통해 오히려 그녀들과 함께 웃고 울면서 공동체 이상의 연대와 사명감을 깨달아가는 과정은 그녀가 오히려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도움을 받고 있다는 따뜻한 시선이 감동을 준다.

 

인간은 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하루하루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생길에 자신과 같은 공감대,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함께 갖고 이어 간다면 피부에 크게 와 닿는 변화는 아닐지라도 서서히 변하는 시대의 흐름은 느껴보지 않을까?

 

스스로 성공하기 위해서 부단히 뛰어왔던 지난날의 삶을 돌아보며 이전의 삶으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솔렌의 변화하는 인생의 모습과 불행과 차별 어린 시선의 변화를 촉구하는 느낌을 주는 책, 감동으로 다가온 작품이다.

 

 

줄레이하 눈을 뜨다

줄리에트줄레이하 눈을 뜨다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 3
구젤 샤밀례브나 야히나 지음, 강동희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9월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의 세 번째 작품집으로 만나본 구젤 밀례브나 야히나 란 작가의 작품이다.

 

이미 차세대 유망작가로서 많은 수상을 한 작품이란 소개에 이어 러시아 역사의 한 축을 그린 유배 문학이란 점이 눈길을 이끈다.

 

15살의 줄레이는 45 살의 무지하트란 부농 출신의 남자와 결혼한 30대 여성이다.

알라신을 믿으며 이미 네 딸을 저세상에 보낸 어머니이자 눈먼 시어머니 우프리하로부터 천대와 구박을 온몸에 담으며 하루를 살아가는 순종적인 여인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가 다르게 집안의 양식과 가축들을 차출해가는 마을 지도부의 등쌀에 차후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숲으로 종자씨를 숨기고 돌아오던 중 이그나토프가 이끄는 붉은 군대에게 심문을 당하게 되면서 예기치 못한 남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후 남편을 잃은 슬픔을 느끼기도 전에 전 재산 몰수, 시어머니를 남겨둔 채, 한 번도 떠나본 적도 없던 율바시를 떠나 강제 이주란 머나먼 여정을 떠나게 된다.

 

기차에서 만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부농인들, 레닌그라드의 지식인들, 범죄자들, 이교도들까지 모두 이들은 길고 긴 시베리아로 향하게 된다.

 

소설의 배경은 1930년에 시베리아 강제이주를 시작으로 1946년까지 이르는 세계 역사 사건의 하나인 제2차 세계대전을 포함한 시대적 상황 속에 끈질긴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종교적인 신념 속에서 여성으로서 세뇌되어오다시피 한 무슬림 여성의 삶 속에서 펼쳐지는 시베리아 여정은 임신이란 기간, 탈주를 감행한 사람들 속에 여전히 자신의 의지를 뚜렷이 이어가지 못한 순종적인 여인으로 험난한 삶을 이어간다.

 

두 차례로 이어진  많은 사람들의 탈주와 생명을 잃어가는 과정 속에 생명력이란 힘은 그녀에게 또 하나의 다른 인생을 부여한다.

간신히 도착한 타이가에서의 삶은 생명의 출산과 함께 힘들게 자연 속에서 각박하게 생명의 끈을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과 곁들여져 정착지로서의 모습을 그려낸다.

 

자신의 남편을 죽인 아그나토프를 향한 거부할 수 없는 사랑, 스스로 자신 안에 내재된 사랑이란 감정을 표출하지 않으려 애를 썼던 두 사람의 열정은 그녀 자신 스스로 아들의 앞날을 위해 거부함으로써 또 하나의 다른 인생의 삶을 이어나가는 여정은 인물들 간의 심리묘사와 시대가 요구했던 흐름, 그 안에서의 배신과 시베리아란 땅에서 심룩이란 마을을 이루기까지, 지난한 세월 속에  강제 이주자들의 노력과 저항, 양심적인 지식인들의 고뇌, 예술가로서의 그림을 향한 열정을 그린 대서사시를 그렸다.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시베리아 사할린 강제이주의 역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졸지에 모든 것을 빼앗기고 나라의 명에 강제로 새로운 땅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그들의 삶 속에서의 하루하루 살아가는 시간은 자신의 모든 것을 신을 외면하면서까지(줄레이하) 버팀목이 되는 것은 뭐든지 붙들 수밖에 없었던 삶에 대한 투쟁이자 의지력을 드러낸 부분들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겹치는 부분들이 많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주어진 대로 살아간 줄레이하 란 여인의 삶을 통해 진정한 삶에 대한 의미는 무엇인지, 그녀의 아들로 이어진 새로운 세상으로의 탈출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 장면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벽돌 두께의 책 내용이 지루함 없이 이어지는 글의 흐름은 그동안 러시아 문학, 현대에 이르는 작가의 작품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독자로서 이번에 출간된 이 작품을 통해 러시아 문학의 새로운 면모들을 접하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

 

 

 

 

카낙

카낙카낙 형사 카낙 시리즈 1
모 말로 지음, 이수진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9월

그린란드 이누이트족을 다룬 최초의 범죄소설이자 카낙 형사 시리즈로 첫발을 내디딘 작품이다.

 

춥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극한의 상반된 계절을 담고 있는 그린란드-

 

그곳에서 이누이트 가족의 한밤중 몰살 살인, 범인은 모두 죽였다고 생각했겠지만 한 아이는 생명을 가까스로 부지하고 시간은 훌쩍 뛰어넘어 현재의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곳으로 초대한다.

 

반 이누이트 출신의 덴마크 형사 카낙은 그린오일이란 회사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세명이 너무도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이 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파견된다.

 

잘린 후두 윗부분, 파헤쳐진 복부, 닦인 혀, 곰이 했다고 생각되는 미스터리, 범인의 발자취는 없는 상태에서 누가 이런 행위들을 했을까?

 

국적이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진 그들의 연관성은 없으니, 사건은 더욱 오리무중, 더군다나 해당 경찰서장 리케 에넬을 비롯한 수사진들의 비 협조성은 더욱 카낙을 난감하게 만드는데, 여기에 이어 또 하나의 시신이 발견이 되면서 카낙은 주위 동료들을 위주로 탐문수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용의자의 알리바이는 뚜렷하고 이에 더해 그린란드 이누이트족이 모여 살고 있는 곳에 두 구의 시체가 같은 모습으로 발견이 되면서 사건의 방향은 광대한 그린란드 서쪽에서 북쪽까지 넓혀간다.

 

지구 상의 그린란드란 대륙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대륙빙하는 녹고 있으며 여기에 빙하가 녹음으로써 강대국들 간의 자원 확보 전쟁은 이미 진행 중이다.

 

그런 그린란드에서 토박이 원주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누이트족들의 생활과 서구의 영향으로 변해가는 젊은이들의 모습, 여기에 석유를 추출하기 위해  설립한 석유회사의 외국인 노동자 고용, 더불어 삶의 터전을 관통하는 현주민들, 특히 젊은이들이 바라보는 외국인 혐오와 고용기회의 박탈에 대한  극도의 분노를 충실히 그리고 있다.

 

외국인들의 척박한 삶의 모습 뒤에 원주민 여성들의 매춘 행위를 통해 그녀들 삶에 고통을 주는 자들로 여긴다는 역설은 지금의 그린란드의 현 모습을 대변해 주는 모습 중 하나란 생각이 든다.

 

여기에 그린란드가 갖고 있는 자치령에서 벗어나 진정한 하나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함인지, 아니면 정치인들 스스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이를 이용한 방법으로 다루는 것인지에 대한 고위층과 석유회사 간의 담합은 추리 미스터리란 장르 속에 정치, 경제문제를 모두 보인 작품이다.

 

카낙 그 스스로도 자신이  태어난 곳인 카낙에 다시 발을 들여놓음으로써 뿌리의 원천을 찾아가는 모습 또한 아픔이 전해오는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다.

 

살인사건의 전체적인 배후가 누구인지를 함께 쫒아가는 여정 속에 그려지는 그린란드란 대륙의 자연경관, 그저 화면 속에서만 보았던 현실 속의 이누이트들의 고립된 정체성과 이를 유지하려는 자들의 사연들은 살인사건과 석유란 물질이 개입됨으로써 벌어지는 살인이란 모습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전해져 온다.

 

이누이트의 투펙과 개썰매가 함께 등장함으로써 그들만의 고유한 삶의 방식과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순응해가는 모습을 잘 포착한 추리 미스터리 작품은 기존의 타 작품들보다 신선함을 준, 읽은 후에도 여전히 아련한 아픔이 전해지는 작품이었다.

 

 

첫 카낙 시리즈의 출발인 만큼 다음 이야기에선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된다.

유럽을 성찰하다.

유럽을 성찰하다유럽을 성찰하다 – 중산층 붕괴, 포퓰리즘, 내셔널리즘…… 유럽중심주의 몰락 이후의 세계
다니엘 코엔 지음, 김진식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8월

저자 코엔은 프랑스 지성을 대표하는 경제학자이다.

 

자신의 나라에서 일어났던 68 혁명 5월을 중심으로 현재의 유럽의 모습을 통해 여러 이야기를 풀어낸다.

 

68 혁명 5월은 베트남 반전 시위 중 촉발된 학생 구금사건을 계기로 여기에 노동자들이 가세함으로써 프랑스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 계기를 준다.

 

기존의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와는 다른 TV를 통한 교육을 받은 세대이자 폭발적인 청년의 인구수는 기성세대와의 단절을 의미했고 이는 여학생 기숙사 방문이란  이슈를 발전시켜 여성의 참정권, 독립적인 은행 계좌 개설, 피임법을 통과시킨 정치위기로 이어진 것은 프랑스에서만 통용됐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한다.

 

이후 이 혁명은 역설적이게도 높은 성장의 혜택 이후 1970년대 중반부터 실망을 겪게 된다.

이집트의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증, 대량생산으로 인한 성장 둔화, 탈 공업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이는 미테랑 대통령 당선 후 기대했던 일자리에 대한 정책은 좌파의 고민으로 올라서게 된다.

 

또한 이러한 모습들은 10년 후인 1978년 이탈리아 정치인 모로의 시체 발견이란 폭력으로 드러나게 되는데, 보수의 반혁명을 유발로 촉발시킨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레이컨 대통령 당선은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지원 덕분으로 하나의 정책으로 엘리트와 백인 서민층을 한데 모을 수 있었듯이 20년 후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의 말로 이어지는, 보수혁명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2016년을 포퓰리즘의 최고 절정기로 꼽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정치면에서도 침투했고 이는 영국의 보스턴이란 지역의 50퍼센트의 영국인과 함께 유럽연합을 반대한 사실로 드러난다.

 

나머지 48퍼센트인 영국인들은 런던을 비롯해 브리스톨, 맨체스터, 케임브리지 같은 도시에 살고 있는 고학력의 청년층이란 점이 대비된다.

 

특히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경우는 작은 백인으로 불리는 대학교육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지지한 결과로 드러난 경우로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 층과도 비교가 된다.

 

또한 저자는 좌파는 서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그러한 정책에는 실패를 했고 자신들의 잇속을 챙겼으며 우파는 도덕 회복만을 외치며 탐욕에 빠졌다고 비판한다.

 

자신의 나라인 프랑스에서 받아들인 이민자에 대한 문제 또한 지적한다.

무슬림 여자들이 착용하는 의복 행위에 대한 문제도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된 바 있지만 경제위기와 불평등의 문제는 미국뿐만이 아니라 북유럽권의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극우파 정당들의 등장으로도 인해 더욱 부각한다.

 

이어 디지철 문화 넘어가는 부분에서는 알고리즘, 네트워크의 혼합체의 결과물인 개인주의 전통 상속자로서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다양한 정치로 자신의 자아를 성찰하라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미국을 위주로 자신의 나라를 포함한 내용들을 다룬 책이라 역사처럼 읽을 도 있고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통해 지금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을 다룬 내용들이 많은 책이었다.

 

특히 저명한 학자들의 내용들을 적재적소에 다루어가면서 쓴 내용들은 지금의 불안한 유럽의 정세 흐름과 68 혁명 5월을 기점으로 세대와 세대 간의 소통, 변화된 사회질서의 모습들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들, 극좌파와 극우세력들이 지향하는 바들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조명한 점을 통해  적어도 지난 시점을 돌아보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점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 있는 독자들에겐 읽어볼 만한 책이다.

 

키르케

키르케 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여성이란 존재로 나타나는 등장인물들의 활약은 남성 신에 비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경우가 드물다.

 

더군다나 키르케라는 마녀에 대한 존재감은 호메로스의 또 다른 걸작 [오디세이아]에서 잠깐 스치고 지나가는 인물이기에 저자가 본격적으로 이 등장인물에 대해 다뤘다는 점은 소설에서 주는 재미와 상상력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이점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신화에서 나오는 태생의 족보들은 여전히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표를 그려가며 짚어가는 뿌리의 근원의 발원지를 더듬어가며 읽는 수고를 더하게 되지만 그 나름대로의 신들도 이런 면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키르케의 삶을 들여다본다.

 

태양신 헬리오스와 님프 사이에서 태어난 키르케는 그리스 신화에서 마녀로, 특히 주술에 능한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어릴 때부터 인간의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매(hawk)라는 뜻의 키르케라고 불리는 그녀는 아버지의 빛나는 강력함과 님프인 엄마 사이에서조차도 특별한 아이로 기억되지 않는다.

 

그러던 그녀가 인간 어부 글라우코스를 만나고 그를 도우면서 인간의 세계의 삶을 함께 하며 그와 사랑에 빠지는데 그와 영원함을 이루고자 그를 신으로 만들어 버린다.

 

함께하길 원했기에 행할 수 있었던 독자적인 판단의 결과는 그가 다른 님프들에게 눈을 돌리면서 배신감을 맛보는 첫 번째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그를 유혹하는 스킬라에 대한 분노는 자신이 스스로도 느끼지 못했던 마법을 부림으로써 추악한 괴물로 만들어버린 사건으로  이후 아버지와 제우스 간의 합의로 유배지 생활을 하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헤르메스에 의해 자신이 유배된 곳이 아아아이에란 사실을 알게 되는 그녀는 그곳에서 스스로의 자립과 고립된 외로운 생활, 의지를 갖고 마법의 세계를 연마하는 생활로 지낸다.

 

키르케집

그런 그녀에게 헤르메스와의 인연, 그 이후 여동생 파시파에의 명을 받은 다이달로스와의 만남, 그의 이카루스, 그 뒤를 이어 미노타우로스의 탄생을 돕고 자신의 조카 메데이와 이아손의 사연들을 거치면서 인간들의 등장을 맞기까지 그녀의 일생에 긴장감의 고조는 연이어 이어진다.

 

 

그냥 마녀라고 알고 있었던 그녀에 대한 인생 이야기는 짧은 등장 속에 저자의 상상력이 더해짐으로써 그녀가 왜 인간들, 특히 남성들을 돼지로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득력을 지니게 한다.

 

고립된 섬에서 로빈슨 크루소우처럼 자립의 생활을 이어가던 그녀가 식량을 주고 아픈 상처를 보듬어준 인간 남자들에게 당한 배신감의 아픔은 그녀의 입장에서 느끼는 두 번째 배신이자  살려주고 죽이는 기준이 자신의 살갗이 아직 내 것인지 증명하는 방법 중 하나라는 설정은 연민마저 불러일으킨다.

 

 

*****

나는 평생 혼자였다. 아이에테스, 글라우코스는 내 기나긴 고독의 쉼표에 불과했다 (144쪽)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하급 님프 출신인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섰던, 남성이었다면 조금은 훨씬 편안했을까를 생각해보기도 한 여성이란 신분과 자신의 의지를 이어가는 모습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그런가 하면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의 이야기 속에 자신의 유리한 위치에서 들려주는 무용담 속 헬레나에 대한 평가를 통해 ‘너하고 다르지 않은 여자구나’라고 생각하는 장면은 인간의 얄팍한 존재감에 대한 위선을 꼬집기도 한다.

 

또한  엄마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장면은 신, 인간, 님프의 그 모든 경계를 허물만큼 강한 모성애를 드러낸 장면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유일한 혈육인 아들을 아테네로부터 지키기 위해 살아온 세월은 아들이 아버지를 그리는 장면에선 연약하고 나약한 존재인 엄마로서 비칠 뿐 강력한 마법의 주술이 통하지 않는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신화 속에 담긴  여러 이야기들 속에 키르케란 인물이 차지하는 존재감은 이 작품으로 그동안 알려져 있지 않은 존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느껴보게 한 작품이었다.

 

신들과도 함께 지내고 인간들과도 함께 지내면서 그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헤쳐나가는 모습은 강한 힘을 발산하는 영웅담을 지닌 영웅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하도록 저자의 생생한 영감이 큰 힘을 발휘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의 전체적으로 흐르는 강한 여성의 삶을 이어나가는 데에 필요한 의지력은 그 어떤 어려운 운명 앞에서도 꿋꿋이 견디며 행복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여성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준 책이다.

 

 

곳곳에 문장 속에 담긴 내용들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부족함이 없는 한동안 키르케란 인물에 빠져 살 것 같다.

 

 

 

 *****
인간의 삶에 반드시란 없다, 죽음 말고는.(362쪽)

 

*****

 예전에는 신이 죽음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 죽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바뀌지도 않고, 손에 쥘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나는 평생 전진한 끝에 지금 이 자리에 왔다. 인간의 목소리를 가졌으니 그 나머지까지 가져보자. 나는 찰랑거리는 사발을 입술에 대고 마신다. (500쪽)

 

어른들의 거짓된 삶

sky-5534319_640어른들의 거짓된 삶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20년 9월

나폴리 4부작의 작가이자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신작이다.

 

[어른들의 거짓된 삶]은 제목 그대로 조반나라는 청소년기에 접어든 한 소녀의 관점을 통해 그녀가 알고 있었던 어른들의 세계가 생각했던 것이 아닌 위선과 불륜, 권력과 사랑, 이 외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아버지가 자신을 두고 엄마와 나눈 대화에서 빅토리아를 닮아간다는 말에 가족사에 있어 상처이자 흔적조차도 없애버린 고모를 찾아 나서면서 시작되는 흐름은 그녀가 만난 어른들의 위선적인 진실의 세계를 접하면서 이야기의 확장을 넓혀간다.

 

고모는 조반나에게 “네 부모님을 잘 봐. 제대로 봐. 네 아빠 엄마에게 속지 마”라는 말을 들려줌으로 해서 조반나가 기존에 갖고 있었던 교육에서 벗어나 자신보다 완벽 그 자체란 생각을 갖고 있었던 허상을 깨부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지성인으로 여겼던 아버지의 불륜, 그런 불륜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척하며 아내의 역할에 충실하는 엄마의 또 다른 불륜들은 그동안 평범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조반나의 내적 심리를 뒤흔드는 잔혹한 현실로 다가서게 만든다.

 

그런가 하면 자신에게 이러한 힘든 현실을 자각하게 만든 고모는 어떤가? 그녀 또한 알고 보면 불륜을 저지른 여인이었고 조반나의 사랑의 감정 또한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상태를 갖는 힘든 여정을 함께 보인다.

 

 

***** 나는 이제 순수한 아이가 아니었다. 생각 이면에 또 다른 생각이 있었다. 나의 유년 시절을 끝났다. 아무리 애를 써도 순수함은 사라져 갔고 내 눈에 맺힌 눈물은 나의 무죄의 증거와는 거리가 멀었다.

 

 

순수함의 허상을 깨버리고 유년시절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조반나의 큰 상처는 앞으로 어른으로 성장할 때 어떤 버팀목이 될지, 차후 이어진 이야기가 나온다면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사건 흐름의 매개 역할을 하는 팔찌의 등장은 어른들의 추태와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고 받고 싶었던 조반나의 생각을 느껴보게 한다.

 

 

성장통이라고도 할 수 있는 청소년기의 현실 자각은 부모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저버린 추악한 어른들의 진실 외면을 통해 여성의 시각으로 그려진 만큼 등장인물들이 서사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만든 작품이었다.

 

 

 

인사이드 플랫폼

인사이트프랫폼  인사이트 플랫폼 – 빅데이터의 가치가 현실이 되는 순간
이재영 외 지음, 김길래 감수 / 와이즈베리 / 2020년 10월

코로나 19로 인한 세상의 변화가 차후 어떻게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미 언택트 시대로 접어들었기에 예전의 시대로 돌아가기란 쉽지가 않을 것이란 이야기서부터 갈수록 발전해가는 세상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4차 혁명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모습, 이미 두 개의 축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모든 것을 설명한 책을 접해본다.

 

경제변화

광고를 보게 되면 외출 시에 가스보일러를 켜거나 냉장고의 문을 열지 않아도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 말로 명령을 내려 노래를 듣거나 요리법을 알려주는 이러한 발전의 세태는 과거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가상의 현실이 진짜 현실로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각 세대별로 좋아하는 채널의 상태를 짚어본 사이버 공간 상의 연구들을 보면 공감하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특징들을 잘 추려서 본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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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20대에서 30대의 연령층은 인스타그램을 선호하고 40대는 블로그를 선호하며 50대 이상은 문자 또는 유튜브를 선호하는 특징을 접해보노라면 수긍하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책은 이러한 범주뿐만이 아니라 정치에서부터 일상의 생활에 이르기까지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데에 있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접할 수 있게 한다.

 

우선 정치적인 면을 보면 예전의 선거유세 방식과 함께 각종 SNS를 활용하는 방안을 이용한다는 점, 이러한 좋은 점도 있지만 흑색선전에 악 이용은 걸러지지 않은 정보들로 인해 맹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또한 지적한다.

 

또한 보이지 않는 시대란 점을 악이용해 온라인상에서 저지르는 범죄에 대한 대가들은 좀 더 세부적인 법규의 필요성을 말한다.

 

이에 나아가 비대면 시대에 필요한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한 인공지능, 디지털 플랫폼의 넓은 분포를 포함한 분야에서 이뤄질 수 있는 작용에 대해 설명한 부분들은 실무 데이터를 사용하는 기업들에겐 중요한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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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에 익숙해진 시대, 앞으로 인프라의 사회적인 기반에서부터 산업적 구조의 변화가 바뀌어야 함을, 현재의 기반을 중심으로 미래에 대한 생각을 통해 노력이 필요한 점, 기계의 발명과 발전의 +.-를 생각해볼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데이터 시대에 필요한 각 부분별의 내용을 통해  학생, 실무자, 경영인은 물론 이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에게 유용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