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 시험을 보고서’
2005/04/02 16:32 김수남
2005년 4월 1일 조금은 쌀쌀한 그러나 볕은 따사로운 금요일.
정말로 바쁘고 의미 있는 날이었다.
드디어 시민권 시험을 잘 치루었고 가게도 봄 기운이 돌아서 인지 더 많이 바쁘고
매상도 오른 하루였다.
아침 일찍 깨어서 딸과 막내를 이웃 언니 댁에 맡기고 가게도 선교사님이 일찍 오셔서
봐 주셔서
8시30분까지 오라고 된 55번지 영스트리트 정부 건물로 향했다.
마침 딸이 PA day라서 학교에 안 가기에
막내를 돌볼 수 있어서
이른 아침이지만 랑그언니 댁에 함께 맡겨 둘 수 있어 안심이 되었다.
마침 정부 건물 가까이에 쇼핑몰 비슷한 것이 있어서 15불 이상 쇼핑을 하면 2시간은
무료로 주차가 되는 곳이 있어서 잘 주차를 하고
5분 전에 시험 장소에 도착을 했다.
한 60여명이 되는 사람들이 함께 시험을 보게 되었다.
가득 메운 시험장안에 들어가니
마치 72번까지 번호가 있었던 중학교 시절의 교실에 들어 온 느낌이 들어서
사람들은 다 낯설지만 분위기는 친숙하게 느껴졌다.
핀리핀계 비슷한 여성과 흑인 여성이 시험관이었는데
시험 전에 본인 확인하는 절차에 1시간 이상이 걸려서 시험은 9시 30분이 지나서야 보게 되었다.
여권과 이민 비자 원본과 면허증과 헬쓰카드를 가지고 가서 내 신분을 확인 받았다.
흑인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나의 신상에 대해 몇가지 질문을 했다.
생일이 언제인가?
집 주소랑 우편물 주소가 달라서 메일링 어드레스는 가게 주소를 쓴다고 했더니
가게는 몇 년 했는가?
어떤 업종인가?라고 질문을 하고 나를 한참이나 쳐다보면서 사진과 대조를 하고선
답을 쓸 종이와 내 인적 사항이 기록된 종이를 주면서 확인 절차를 간단히 마무리해 주었다.
기다리는 시간은 길었지만
시험은 간단해서 한 6-7분 정도만에 다 끝낼 수 있었다.
모두 20문제였다.
하지만 혹시나 싶어 똑 확인하고 몇 차례 점검을 했었다.
금방 시험을 치루고 나가는 남편이 나중에 하는 말이
나오면서 나를 보니까
너무도 열심히 몰두해서 대학입학 시험 보는 학생 같았다고 한다.
다 수월하게 풀었는데 1문제가 아리송해서 그냥 나오기가 아쉬워 몇 차례 더 점검을
하게 된 것이었다.
예상문제 150개만 공부하면 충분히 잘 맞출 수 있는 문제였고
지리,역사,경제 등 여러 전반적인 것이 나왔지만
특히나 캐나다 시민권자의 권리와 의무 그리고 정부와 선거 관련에 대해 중요하게
다루는 것 같았다.
더구나 16번 17번 문제는 반드시 맞아야 되는 문제이고
100점을 맞아도 이 두 문제 중 한 문제라도 틀리면 합격이 안되는 아주 중요한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시민권자의 권리와 의무 사항에 대한 문제였다.
그리고 18번에서 20번까지는 세 문제 중 1문제는 꼭 맞아야 된다고 설명이 되어 있었다.
이것은 선거 관련 문제였었다.
한 일주일 남짓 전에 시험 날짜를 통보 받고는 짬짬이 예상 문제를 가게에서 풀곤 했는데
그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시험이라는 것은 아무리 간단한 것이라도
치루기 전에는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서
다른 것들 보다 우선으로 시간을 배정해 두곤 했었다.
매 주마다 시험이 있는 몇 과목 공부도 미루어 둘 정도로 신경이 쓰였다.
일단 시험을 치루고 나니 정말 후련하고 좋다.
그렇게 간단하게 치룰 수 있는 시험을 가지고 얼마나 겁을 먹고 열심히 했었던지……
그 덕분에 정말 캐나다에 시민이 되어도 부끄럽지 않게 캐나다를
잘 알게 되었기에 감사하다.
시민권자가 되면 우리나라 국적이 상실된다는 것이 아직도 제일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내가 이곳에 살기로 마음 먹은 이상
이곳에서 KOREAN답게 힘이 있는 당당한 국민으로 사는 것이
오히려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선거 후보자도 될 수 있고 투표도 할 수 있고 자유롭게 미국을 드나들 수 있는 등
힘을 실을 수 있고 편리한 것들도 사실 많아지기에 좋다.
우리는 무엇보다
시민권자가 되면
미국 갈 때 일일이 통과료 내고 번거롭게 확인하던 절차를 안거치고
그대로 통과 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일 피부에 가까이 와 닿는 것 같다.
그리고 남편이 매 년 가는 단기 선교 때 우리나라 여권보다 캐나다 여권이
몇 몇 나라에 수월하게 출입국이 가능한 잇점도 있어서 감사하다.
일단 시민권 시험 신청은 내 입장에서는 잘 했다 싶다.
정말 대한민국 사람임을 더욱 자랑하면서 복합문화 속에서 우리의 문화와
우리의 혼을 잘 살려가는 당당한 캐나다 시민이 되어서
캐나다에 우리 대한민국의 영토를 넓혔다는 자부심으로
살아야겠다.
시험보고 와서 남편과 같이 가게에 빠진 물건들 시장보고 와서 오후에는 가게에서 계속 일을 도왔다.
슈퍼7이 10밀리언이 걸린 날이라서 복권을 사는 사람도 많았고 다른 물품들도 날씨가 풀린 덕분에 밖에 나온 사람들이 많아진 덕을 많이 본 신나는 날이었다.
에프럴 풀스데이라고 우리의 만우절과 같은 날이라
단골 손님들 중 일부는 재미있는 에프럴 풀스데이를 실행하기도 해서 함께 황당했다가
즐거워하기도 했다.
막내를 재우면서 잠시 누웠다가 잠이 들어 씻지도 않았기에 지금 새벽이 깊은 2시경에 깨어서 아주 특별한 날이었기에 간단하게라도 시민권 시험 본 날을 스케치해 두어야 겠다 싶어서 컴퓨터를 켰다.
시험이 통과되면 한 6주-8주 정도 뒤에 시민권 선서식에 참여하라는 연락이 오고
시험이 떨어지면 8개월 정도 뒤에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다시 하는 구술 시험이 있다고 한다.
시험이 떨이진 사람들은 가능하면 합격 시켜 줄려고 인터뷰 시에 문제를 모르면 힌트를 주어도 정말 공부를 안 했거나 연세가 많은 분들은 답을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예를 들면
시험에 떨어진 어떤 분이 인텨뷰 시험이 다시 잡혀 시험관 앞에서 답을 해야되는데
문제가
.Who was the first Prime Minister of Canada?(캐나다 초대 연방수상은 누구인가?)라고 물었는데 답을 못하기에
햄버거 먹으러 주로 어디로 가세요?라고 힌트를 주어도 답을 못하고는
-나는 버거킹으로 먹으로 갑니다.라고 답해서 정말 붙여 주고 싶어도 전혀 답을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답은 바로
.Sir.John A Macdonald 여서 ‘멕도날드’라는 이름만 들으면 정답으로 할텐데
연세 많으시거나 아직 영어가 서툰 분들은 간단하지만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18세에서 59세까지 시험을 보는 것으로 아는데
60이 넘으면 그냥 시민권을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문제 유형이 여러 종류여서 앞 옆 뒤 모두모두 문제가 다르다.
나는 노랑색 표지의 2번 유형의 문제를 풀었다.
남편과 치룬 문제를 이야기하다 보니 같은 문제도 있고 다른 문제도 있지만
비슷한 유형들이 출제되었던 것 같다.
시민권 신청을 하고 1년 만에 시험을 잘 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시민권 나오면 우선 뉴욕 일일 관광 코스로 여행을 가자고 아빠가 말씀하니까
벌써부터 미국 갈 때 무사 통과할 것이 제일 기분이 좋은 지 아이들이 신이났다.
시험을 잘 치루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일단 합격되어 선서식에 참여 하라는 통보가
2달 안에 올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이곳에 보내 주신 하나님의 뜻을 늘 생각하면서
어느 곳에서나 하나님이 기뻐하실 삶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할 각오를 새삼 해 보게된다.
낯선 곳에 와서 안정을 속히 찾게 하시고
이제 시민권 시험도 볼 수 있는 정도로 이곳 생활 속에
잘 적응해 갈 수 있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앞으로도 계속 내 삶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생활이 될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길 간절히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