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동창 55명이 모인 카톡 방에서 중 2 때 남해 수학 여행 갈 때의 사진을 올린 친구가 있었다.
남학생 3반 여학생 2반인 시골 중학교 2학년 학생은 그 당시 350명 정도 되었다.
사정이 있어서 수학 여행을 못간 친구도 있었지만 거의 다 갔으니 330명은 훨씬 넘는 숫자였다.
63년 토끼들이라서 50대 중반이 된 나이인데 15살 때 수학 여행 갈 때의 기억은 거의가 다 있어서
한마디씩 더하니 금방 그 때 수학 여행 가는 버스에 올라 타 있는 듯 했다.
그 때 버스 하나가 고장이 나서 함께 오랫동안 지체했던 이야기며 킨 사이다를 마시며 버스를 타고 교복 입은 모습으로 사진을 찍는 것을 올려 둔 친구도 있었다.
그 시골 중학교서 고등학교는 안동 시내로 가게 되는데 그 때는 선발제여서 시험을 봐서 가야했다.그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공부를 잘 하는 몇 몇 아이들이 남학생은 안동고를,여학생은 안동여고를 갔다.그 때 함께 안동 여고를 갔던 친구가 있는데 둘 사이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오늘 아이들 이야기 속에 처음으로 풀어 놓았다가 한바탕 모두 같이 웃었다.
여자 두 반인 반의 반장을 나란히 했던 친구랑 가사 실습 때문에 함께 의논 할 일들이 많아서 친해 졌고 같은 고등학교를 진학해서 더 친해졌다.그래서 입학하고 며칠 지나서 함께 목욕탕에 갈 약속을 했다.시골에서는 겨울에 뜨거운 물을 데워서 안 방에 커다란 다라이에 옮겨서 목욕을 하던 시절이었기에 중학교 졸업 할 때까지 나는 대중 목욕탕을 한 번도 가 본적이 없었다.그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시골 집에서 버스로 40분 정도 걸리는 학교를 매일 통학을 했다.수업을 마치고 목욕탕을 가게 되었는데 교복을 둘 모두 입고 생전 처음 대중 목욕탕으로 갔다.그 때 나이가 17살인데도 정말 순박한 시골 학생들이어서 도저히 옷을 벗질 못했다.
둘이 서로 얼굴을 쳐다만 보고 남들이 다 훌훌 잘도 벗는 그 옷을 벗을 수가 없었다.우리랑 함께 왔던 어느 아주머니께서 목욕을 다 하시고 나오면서
“너희들 아직 그대로 있네,목욕하러 온 것 같은데 ,뭘 그리 부끄러워하노,괜찮다 어서 안으로 들어 가서 목욕하거래이.”라시며 부끄러워하는 우리들을 엄마처럼 챙겨서 다독여 주셨다.그래도 선뜩 옷을 못 벗고 교복 입은채로 한참이나 더 있었다.남들이 다들 너무도 자연스런 모습을 우리는 왜 그리 어려웠던지 몇 시간은 지났던 것 같다.그냥 나가려는 생각까지 하다가 둘이 함께 용기를 내어서 정말 목욕탕에 왔으니 목욕을 하고 가자면서 교복을 벗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 갔던 그 날 일이 떠 올라서 그 친구랑 카톡 방에서 친구들이 다 있는 곳에서
“하하하”라고 쓰면서 모두 비슷한 시기 비슷한 기억을 가진 친구들이랑
순진하고 순수했던 우리들의 추억을 이야기 했다.
친구는 정말 그 웃음 소리에 딱 맞는 한바탕 예쁘게 웃는 그림을 어디서 찾았는지 자기 말을 그것으로 대신해서 올렸다.엊그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 나는 그 날의 일을 생각하니 저절로 미소가 입가에 피어난다.
시골 집 근처에는 대중 목욕탕이 없었고 일부러 목욕하러 시내에 들어 가지는 못했기에 시내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감사한 많은 일들 중에 대중 목욕탕에 가서 목욕 할 수 있는 것도 너무 좋았다.참으로 즐겁고 행복한 일이 되었다.
그런 순진한 시골 학생이었으니 마음 속으로 좋아하던 남학생을 대학생이 되면 다른 어떤 남학생을 만나기 전에 제일 처음으로 대면해 보고 싶어했는데 연락이 정말 닿아서 처음 만났을 때 그 남학생이 담배를 피운 것 때문에 충격을 받아서 좋아하던 마음이 쏵 가셔 버린 일도 있었다.
정말 도시에서 생활했던 내 나이 또래의 아이들과는 가치관과 생각이 다른 부분도 많고 좋게 말하면 좀 어리숙하고 참 많이 순진했던 면이 나와 내 친구들은 있었던 것 같다.
시골에서 푸른 하늘을 벗삼아,넓은 들판을 친구 삼아 자라온 그 맑음들이
지금 50이 넘은 우리의 삶을 더욱 아름답고 풍성하게 잘 살아 올 수 있게 해 주는
귀한 샘터들이 분명 되었음을 감사한다.
연락이 닿아서 한자리에 모여 한 사람이 이야기하면 한꺼번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중학교 친구들 55명이,오늘 총회가 있다고 모인다는 소식과 함께 나눈 대화 속에서 먼 나라 캐나다에 와서 살지만 하나산 기슭의 배움의 전당에서 함께 중학교 시절을 보낸 친구들을 좋은 시대 덕분에 가까이서 바로 만날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음이 감사하다.
목욕 한 번 하기도 참 힘들었던 시골의 어린 시절이었지만 건강하게 잘 자라 올 수 있게 된 것을 돌이켜 보니 정말 모든 것이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늘 지켜 주시며잘 인도해 주신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늘 함께 해 주시는 귀한 주님의 손길이 계심을 깊이 감사드리게된다.
목욕 하는 날은 엄마가 가마솥에 군불을 지펴서 물을 몇 차례 데워 내셨는데
지금은 언제든 바로 따뜻한 물로 맘 껏 씻을 수 있으니
이 하나 만으로도 정말 감사할 분량이 너무도 크고 많다.
불편함이 있긴 했지만 그 때 그 시절이 또한 아름답고 감사하다.
친구들의 이야기 속에서 고향의 노래와 14살,15살,16살 때 함께 지냈던 동무들의
해맑은 미소가 54살된 사람들의 얼굴 위로 그대로 내려 비춰진다.
정말 신기하다.그 때 그 모습과 어쩜 지금 모습도 다들 이리 똑 같은지.
친구들이 말한다.
“야야,니 그대로데이,하나도 안변했어,진짜 고대로다”
참으로 신기하다.분명 나이가 들어서 달라진 모습일텐데
중학교 동창들은 하나같이 서로에게 그렇게 말한다.
우리들은 참으로 신기한 눈을 가진 정다운 벗들임이 분명하다.
2016,2,19일,중학교 동창들이 총회로 모이면서 들려 주는 이야기 속에 아름다운 기억과 현재 여전히 함께 하는 고향 친구들이 있음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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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사
2018년 1월 7일 at 9:39 오후
세상에 영하 24도라니요?
밖에 걸어서 다니지는 못하겠어요.
참나무님 그렇게 간후 의욕을 잃어버린채
멍하게 지냅니다.
감기 걸리지 마시고 편한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 수남
2018년 1월 8일 at 11:57 오전
네,언니! 감사합니다.최근들어 제일 추운 날이었는데 오늘은 또 조금 풀렸어요.주로 차로 다니고 실내에
있으니 그리 추운 줄은 사실 잘 모르겠어요.밖에서 일하시는 분들 생각하며 날이 좀 풀리면 좋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이 겨울도 안전하게 잘 지내시길 기도합니다.
참나무언니 생각하면 그러시지만 의욕 찾으시고 언니의 빈자리까지 지금 함께 계시는 이웃 분들과 같이 우리가 메구어 가도록해요.
언니도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신 새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