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말 정말 정겹고 재밌다(뱅갑이 아부지요의 해석)

친정 언니가 7남매 카톡 방에 올려 줘서 읽게 된 경상도 사투리다.태어나서 고등학교 때까지 지냈던 고향 말이라서 나는 금방 무슨 말인지 다 알 수 있었다.

정말 오랫만에 접한 정겨운 고향 말을 보면서 우리 아부지와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정말 아래 병갑이 어머니께서 병갑이 아버지한테

남긴 쪽지의 말 그대로를 우리 어머니께서도 사용하셨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상도 사람이 아니면 정말 무슨 말인지 다 알지 못할 단어들이 많지만

이 쪽지를 남편에게 밭 일 나가면서 쓴 경상북도 봉화에 사는 아름다운 어느 여성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 가운데 성실하게 땀흘리며 열심히 사셨던 감사한  우리 어머니 모습이 또한 기억나서 가슴 찡해지고 많이도 그리워진다.

우리 형제들 카톡방에서도 고향 친구들 카톡방에서도 이 쪽지 덕분에 함께 또 즐겁게 웃으며 정담을 나누며

새해를 맞아서 감사하다.

올 한 해도 우리 모두 더욱 건강하며 주님 은혜 안에서 매일 기쁘게 웃음 피울 일들이 가득해 지길 기도드린다.

2018,1,9,화요일,고향을 마음에 담으며 정감있는 고향의 말들이 가까이 살아 있음을 감사드린다.

 

(경상도 말이 어렵고 잘 모르실 분들을 위해 옆에 저가 해석을 달아 놓을게요.)

이 글은 경북 봉화에 사는 여성이 밭일 나가면서 남편에게 보낸 쪽지 내용이래요.

 

 

 

뱅갑이 아부지요—병갑이 아버지요

당신도 요세 애빗던데—당신도 요즘 야위었던데

맥지로 냉자 내 고랑떼 미기지 말고—괜히 나중에 나 고생 시키지 말고

정제 가머 오봉에 밥뿌제 더퍼둔—부엌에 가면 알루미늄 큰 쟁반에 밥상보 덮어 둔

대지비에 정구지찌짐이 이슬끼시더.—그릇에 부추 부침이 있을거에요.

쪼매 데파가 종바리에 잇는—조금 데워서 종지에 있는

지렁에 찌거 무그소.—간장에 찍어 드세요.

냉자 바테 올찌게—나중에 밭에 올때에

쭉띠기들 태우구로 다황 쫌 가오고—쭉정이들 태울 수 있게 성냥 좀 가지고 오시고

갱빈 여불떼기 쫌 띠지기로—강변 옆 좀 갈아 엎게

고바 있는 훌찌이 하고—창고에 있는 쟁기하고

수군포, 까꾸리, 깨이,—삽,까꾸리(까꾸리는 표준어를 잘 모르겠네요.낙엽 같은 것 끌어 모을 때 쓰는 농기구),괭이

울타리치그로 새끼대이도 마카 가져오소.—울타리 만들게 새끼도 모두다 가져오세요.

이부제 꼬네이  덤빌라 생선은 단디 치아두고,—이웃의 고양이 덤빌지 모르니 생선은 잘 치워두고

얌새이는 큰 돌삐로 공가가 매매 무까두소.—염소는 큰 돌로 괴서 단단히 묶어 두세요.

삽짝도 단디  지두카노코 사게 오이소.—대문도 잘 잠궈두고 빨리 오세요.

일 마치고 거랑서—일 마치고 냇가에서

몸 씩꾸로 사분하고—몸 씻을려고   로션하고(사분은 분  즉 화장품을 말씀한 것 같은데 여기선 몸 씻고 몸에 바를  로션 같은 것 같아요)

내 가라이블 꼬장주도 쫌 가오소.—내 갈아 입을 고쟁이도 좀 가지고 오세요

남들 누네 안띠거로—남들 눈에 안 띄게

비니루에 너어가—비닐 봉지에 넣어서

물한빙 하고—물 한 병하고

다라이에 다마가 단디 더퍼오소—다라이(둥그렇게 생긴 좀 큰 그릇) 에 담아서 꼭 덮어 오세요.

 

옆에 해석이 없으면 무슨 말인지? 정말 다른 지방 분들은 어려울 수 있는  우리나라 경상도 말입니다.

저는 다 아는 말이기에 정말 고향에온 듯 얼굴에 미소가 저절로 피어나면서 이 글을 읽는동안 가슴이 더 따뜻해졌습니다.

위블로그를 사랑하시는 모든 님들의 새해도 더욱 기쁨과 감사가 넘쳐 나시길 기도합니다.감사합니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8년 1월 10일 at 9:36 오전

    요즘 저 글이 경상도 사람들 에게 유행으로
    돌았어요. 언니에게도 갔군요.
    다른곳 사람들은 불어 같다고들 하드라구요.

    • 김 수남

      2018년 1월 10일 at 2:09 오후

      네,언니! 그랬군요.호호호…우리 경상도 말이 불어 같이 들리기도하나보네요.
      아는 우리는 너무 정겹고 반갑고 정말 다시 한번 따라 해 보면서 많이 웃었습니다.
      언니도 경주에서 자라셨으니 많이 이해되셨겠어요.감사합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