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보람 있었던 월요일 소풍이었다. 남편들이 같은대학을 나온 덕분에 알게 된 언니들과 동생이다. 노오란 티셔츠를 똑 같이 입었다.고교 교사인 동생이 아이디어가 있었다.티셔츠와 공작 놀이 도구를 챙겨 왔다.
공원에 도착하니 평일이라 평소에 오던 주말에 비해 조용했다.자리 잡을 곳이 많았다.나무 그늘이 좋고 테이블까지 있는 좋은 자리를 언니들이 잡아 두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소풍 날로는 최고였다.
나는 밥 1통과 24개 든 물 한 박스와 스넥과 내가 좋아하는 블루베리로 만든 블루베리 머핀을 챙겨 갔다.
언니들은 반찬을 한개씩 챙겨 왔다.부산 사돈을 둔 언니 한명은 사돈이 싸 준 콩잎 김치를 싸 왔다.인기 최고였다.
나도 경상도 사람이라서 어려서 콩잎으로 엄마가 만드신 김치를 잘 먹었다.고향이 그리워졌다.
가게를 하는 왕언니부터 간호사로 일하는 언니,집에서 살림을 잘 해서 반찬을 맛나게 하는 언니,첼로 레슨을 하는 동갑 친구와 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며 실력 발휘를 잘 하는 동생까지 바쁜 중에도 다들 시간을 내어 온 것이 반갑고 좋았다.
남편과 같은 학번의 친구 아내 중에 나와 동갑이어서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있어서 좋다.
이 친구는 내 고향에 있는 대학인 안동대학을 나왔다. 안동에 대한 추억도 많아서 나랑 통하는 이야기도 많다.
여자들끼리 모이니 우리끼리 나누는 재미난 이야기도 많았다.
자기를 쫓아 다니던 남학생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웃기도 했다.
지금은 무슨무슨 일을 한다면서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나오는 사람들 이야기도 있었다.
우리의 결론은 그들이 아무리 잘나간다해도 우리 남편들이 최고라는 결론을 지으며 행복해했다.
참으로 감사한 나눔이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우리는 부채 만들기를 했다.
부채가 이미 다 만들어진 것이어서 우리는 원하는 그림과 글자만 그려 넣으면 되는 것이었다.
모처럼 물감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글을 써서 장식하는 것도 즐거웠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 은혜입니다”라고 한쪽 면을 장식하고 다른 쪽엔 포도 나무에 7송이의 탐스런 포도 송이를 그려넣고
“주님은 포도나무 ,주 안에서 행복한 우리 가정”이라고 그려 넣었다.
모두가 예쁜 꽃과 나무와 다양한 그림으로 장식을 했다.나는 포도 나무를 그렸다.
도구를 준비해 온 후배가 나보고 신사임당이 따로 없다면서 칭찬을 했다.
모두 같이 또 크게 웃으며 우리 모두 신사임당이 된 냥 정말 그림도 그리며 글도 써 넣으며 즐거운 시간을 갖었다.
더위를 시원히 이겨 갈 부채를 직접 만들며 정담을 나누는 좋은 시간이었다.
부채를 만들고 우리는 청소를 시작했다.
선생님인 동생이 얼마나 준비를 잘 했는지 고마웠다.
큰 비닐 봉지와 일회용 비닐 장갑까지 넉넉히 준비해 왔다.
우리는 노란 티셔츠를 같이 입으니 마치 어릴 때 소풍 가던 기억이 새로웠다.
나는 시골서 자라서 유치원을 다니진 못했다. 우리 아이들 유치원 다닐 때의 노오란 옷처럼 어린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비닐 봉지를 들고 공원 청소를 시작했다.
겉 보기엔 푸르른 잔듸가 아름답게 펼쳐져서 청소 할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몸을 숙이고 가까이 살펴 보니 할 것이 눈에 많이 띄었다.
담배 꽁초와 일회용 물병 뚜껑이 너무도 많았다.터진 풍선 조각들도 즐비했다.
종종 버려진 과자 봉지도 있고 누군가 마시다가 버리고 간 술 병도 있었다.
참 마음이 안타까웠다.이렇게 휴지를 버리고 담배 꽁초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이 잘 이해가 안되었다.
공원 휴지를 주우면서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
다름아닌 가까이 가면 누구나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 단점을 우리가 청소하면서 주워 쓰레기 통에 버려 주면서 공원을 더 깨끗하게 만들었듯이
사람들의 결점도 보는 사람이 사랑으로 보듬어 주고 더 아름답게 되게 도와 주는 역할을 해야된다는 것이다.
멀리서 볼 때는 아름답게 펼쳐진 푸르른 잔듸밭이다.
그런데 가까이 가면 담배 꽁초로 물 뚜껑으로 터진 풍선 조각들도 청소할 것이 많은 것처럼
우리는 연약한 사람이기에 완벽한 사람이 없다.
장점도 많지만 또한 단점도 있는 것이 사람들이다.
소풍을 나가서 공원 주변을 청소한 것은 정말 잘 했다.
무엇보다 청소를 하면서 삶의 교훈을 또한 얻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허물이 보인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사랑과 섬김으로 주변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기 전에
속히 회복되게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얻은 소풍이다.
그래서 더욱 의미있고 행복한 나들이가 되었다.
9월에 다시 만날 날을 잡기로 했다.
남편들 덕분에 알게된 아내들이다. 이제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모이게 되었다.
아내들로 인해 남편들이 오히려 우리 만남에 따라 오게 될 것 같다는 즐거운 이야기도 나누었다.
우리가 낯선 땅 캐나다에 이민와서 사는 사람들이기에
가족처럼 사랑으로 만날 수 있는 좋은 분들이 주변에 있음이 내게 복이고 감사이다.
가까이 가면 보일 수 있는 상대방의 단점이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오는 실망스러움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엔
사랑과 섬김으로 상대방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또한
우리 자신들이 할 일임을 기억한다.
6월 25일 의미 있는 소풍!
참 감사한 모임이었다.
데레사
2018년 7월 3일 at 8:48 오전
청소까지 해놓고 헤어진 소풍 정말
의미가 커요.
앞으로도 계속 즐거운 만남이 이어지길
바랄께요.
김 수남
2018년 7월 4일 at 1:39 오후
네,언니! 참으로 즐거운 소풍이었습니다.10월 중순에 조카 결혼이 있어서 고국 방문 예정이에요.
그 땐 정말 우리 위블 가까운 이웃 분들을 잠시라도 뵙고 올 수 있길 기대합니다. 장마속 무더위도 잘 이기시고 늘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