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후를 생각해 본 시간(두 아들들 노인회 효도 잔치 행사 봉사)

2005년 2월26일 , 화창하지만 아직은 많이 추운 토요일 자정이 지나서.

어제는 자동차 면허증을 갱신했다.
우리나라가 경제 발전 이후 캐나다에서도 많이 인정을 받아서인지
우리가 이민오기 얼마 전부터 한국 운전경력을 그대로 다 인정해 주기에
이곳서 다시 시험을 보아야 되는 일부 후진국들의 이민자와 달리
시험 없이 바로 자동차 면허증을 교환 받을 때 기분 좋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5년마다 갱신해야 되는데 나도 어느 사이 5년이 되었다고
갱신하라는 편지를 받고 보니 감회가 새로왔다.

한국 돈으로 2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을 지불하고 드디어 미루어 오던
면허증을 갱신 받았다.

어떤 분에게 들으니 자동차 면허증 갱신 날짜를 지나서 가면 벌금만해도
500불이 넘는다고 들었기에 아차 싶어 더 늦기 전에 서둘렀었다.

편지에 보내주었던 종이에 이름과 주소 등 몇 가지 인적 사항만 기록하고
면허증과 함께 제시하니 간단하게 금방
한 2주 뒤에 배달되어 올 면허증 대신 임시 면허증을
발급해 주었다.

궁금해서 벌금에 대해 질문을 해 보았더니
갱신 날짜가 지나도 면허증 발급 시는 벌금을 물지 않지만
갱신하지 않은 상태에서 혹시라도 경찰에 걸리게 되면 그때는 정말
벌금을 톡톡히 치러야 된다고 답해 주었다.
아무튼 생각보다 싸게 지불하고 다시 5년을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허락 받아 두어서 안심이 되었다.

두 아들들은 오늘 오후 4시부터 밤 11시까지
이곳 한인 노인회에서 주관하는 효도잔치 행사에 발런티어로 참여를 했었다.
행사는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인데 미리 가서 준비를 돕고 마치고 마무리를 돕고 집에 도착했기에 자정이 가까워서야 집에 도착이 되었는데
아주 보람 있는 일을 했다는 감사를 아이들 스스로 얻어 왔기에 감사했다.

혹시 밖에서 일을 해야 될지도 모르니 모자랑 장갑을 가져가 보라고 했더니
추운 날씨에도 모자랑 장갑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내복도 입지 않고 영하의 날씨에 추워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청춘 예찬’이 저절로 되기도한다.
끓는 뜨거운 피가 정말 가득 흐르는 청춘의 아이들이 부럽기만 하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엄마는 조금만 추워도
춥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데……

이 추위 속에서 처음 몇 시간은 도로에 나가서 길 표지판을 붙이고
밖에서 주차장으로 차를 안내하는 일을 다른 형과 같이 셋이서 했다고 한다.

둘째가
“손에 동상이 걸리는 줄 알았어요.
엄마는 예언의 은사가 계시나 봐요.엄마 말씀 듣고 모자랑 장갑을 끼고 왔더라면 오늘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을 터인데 평소 학교 오가던 정도에 느끼던 날씨 정도로 생각해서 챙기지 않았는데
밖에 오래 있다 보니 꽤 추웠어요.”라고 하는데 안쓰럽기도 했지만 좋은 경험을 했구나 싶었다.

봉사자들은 모두 토론토 대학 예수 전도단 형들이었고 고등학생들은 자기들
두 사람만이었다면서 착한 형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기에
듣기가 좋았다.

행사 중에는 일부 구경도 하고 마치고는 청소까지 함께 참여를 하고
전철을 타고 돌아온 아이들이 기특했다.
딸과 막내가 잘 시간이고 아이들만 재워두고 데리러 가기가 어려웠는데
엄마가 마중 나오실까 싶었던지 미리 전화를 걸어와서 자기들끼리 전철 타겠으니
나오지 마시라고 연락을 해 주었기에
잠자리에 들면 한 잠이 들 동안 엄마 쮸쮸를 만지는
막내를 편안하게 잘 재울 수가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필수인
40시간 봉사 시간은 당연한 일이고
그것을 떠나서 아이들이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 시간과 마음,그리고
정성과 받은 달란트들을
나누면서
함께 사랑과 기쁨과 감사를 나눌 수 있는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체험하는 좋은 시간들이 되었기에 감사했다.
할아버지,할머니,외할머니를 자주 뵙지 못하고 단지 전화로만 뵐 수 있는 상황에서
할아버지,할머니들을 뵐 수 있는 기회는 아이들에게 너무도 귀한 시간임에 틀림이 없다.
조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는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낯선 다른 할아버지,할머니들도
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은 푸근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삶 가운데서 앞으로 본인들의 직업 속에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봉사자들로서 섬기면서 살 수 있는 아름다운 장래가 열리게 되길 늘 기도한다.

이곳에 이민와서 사시는 모든 할아버님,할머님들께서 만수무강 하시길 기도 드리면서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민 온지 5년이 된 나를 돌이켜 보니
이렇게 빠른 캐나다 시간 속에 살다 보면
머잖아 나도 오늘과 같은 효도 잔치 주인공으로 초대되어
갈 날도 금방이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말 40이 넘고 42 살이 될 때까지도 생생하던 머리카락이
올해 들면서 이마 양 주변으로 눈에 띄게 흰 머리카락이 한 두가닥씩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뽑아 달라고 하는 정도이지만
나도 머리 색깔이 변하는 시기에 접어 들었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나의 나중을 생각해 보니
지금 노년기에 계시는 어르신들이 더욱 다정하고 가깝게 전해져 온다.
좀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갖고
그분들을 생각해 보아야겠다 싶었다.

큰 아이들을 통해서
오늘은 나의 노후를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기에 감사했다.

‘모든 할아버님,할머님!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라는 말씀을
마음으로 전해드려본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