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5일 토요일 흐린 아침에.
어제 드디어 피아노 레슨을 새롭게 받기 시작했다.
나의 목표는 아무 찬송가나 가스펠 송을 척척 반주 할 수 있는 실력이 되는 것이다.
“새벽 예배 때는 반주자가 없어서 아쉬운데 누가 봉사 할 사람 없을까?”라는 남편 소리에
내가 그 일을 해 보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전해져 왔다.
막내가 크면 나도 단기 선교에 동참해 보고 싶어
악기 다루는 실력이 좋은 도구가 되기에
피아노를 좀 더 잘 치도록 연습해야겠다 싶었고
기타도 아들한테 배우려고 하는 중이었는 차였는데
남편의 그 말이 내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되었고
매일 30분씩 피아노 연습 시간을 정해 놓고도 제대로 하는 날이 없어서
집 앞에 새로 생긴 피아노 학원에 등록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일주일에 단 하루 30분이지만 그래도 선생님을 통해
배우게 되면 적어도 더 열심히 연습을 할 것 같아서였다.
돈이 아까우니 그 만큼은 더 열심히 할 것도 같아서다.
남편이 고맙게도 적극적으로 밀어 주었다.
30분에 25불이라 적지 않은 돈이지만
내가 충분하다 싶을 때까지 배우라고 했다.
한 3달을 계획하고 매 주 금요일 오후에 30분씩 받기로했다.
내가 좋아하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마음에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 전능자시라….’라는
가스펠 송과 치기 쉬운 185장 ‘내 너를 위하여’를 쳐 보았다.
그리고 간단한 것들은 반주할 줄 안다고 했더니
이미 잘 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나는 이미 잘 하고 있으니 연습만 많이 하면 되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새로운 곡은 잘 다루지 못하니
실력이 아니라고 내가 말하고는
처음부터 차근히 다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러면 내가 아는 부분은 쉽게 지나가면 되니까 아예 못치는 수강생이라고 생각하고
잘 지도해 달라고 부탁을했다.
나는 시골서 자라서 어릴 때 악기를 배우지를 못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학예회 발표를 위해 선생님이 특별히 지도해 주신 교실에 있는
풍금이 처음 내가 접한 악기 였었다.
기회가 되면 피아노를 꼭 배우고 싶었는데 공부하면서 바쁘고 직장 다니면서도 바빠서
제대로 배우지를 못했다.
직장 사우회에서 고전기타 반에 들어서 고전 기타를 배우면서 사우 연주회도
해마다 하면서 음을 많이 익히고는 피아노 학원을 등록해서 배우기 시작하다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시집 올 때 첫째로 준비한 혼수 품이 바로 피아노였다.
첫 아이를 갖고도 몇 달을 피아노 학원에 다니면서 열심히 배웠는데
그 때 배운 것 외엔 혼자서 연습을 하고 즐겨 치다보니
실력이 늘 제자리에 맴도는 정도였다.
나는 청음력이 좋지를 못하다.
꼭 악보를 보아야 되거나 암송해서 치지 소리만으로 음을 찾기가 어려운데반해
큰 아이는 엄마가 임신하고 피아노를 열심히 배우면서
쳐서 그런지 청음력이 아주 뛰어나다.
아무 노래나 소리만 듣고도 곡을 찾아 연주를 하고 피아노만 레슨을 받았는데
바이얼린과 기타는 물론이고 모든 악기를 혼자서 터득해서 너무도 잘 연주를 하기에
아들이 늘 부럽기만하다.
둘째도 셋째도
그리고 지금보면 넷째까지 임신 중에 내가 늘 피아노를 많이 쳐서 그런지 음감들이 참 좋다.
나는 이런 아이들이 언제나 부럽고
엄마는 옛날 실력이나 지금 실력이나 그대로 머무는 것이 아쉽고
매일 열심히 연습을 할 작정만했지 바쁘다 보니 피아노 앞에 조용히 앉을 겨를이 사실 없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정말 좀 더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어 피아노 학원에 등록을 한 것이 참 다행이다싶다.
남편이 참 고맙다.
내가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공감해 주고 후원해주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엄마가 피아노 학원에 등록한 것을 모두가 환영하고 좋아했다.
RCM 그레이드 10 시험을 앞 둔 큰 아들은 이미 몇 단계 레벨은 가르칠 자격이 있고
내년에 마스터 코스만 합격하면 피아노 개인 레슨 자격증이 주어 질 만큼 좋은 실력인데
엄마가 아들한테 배우겠다고하니 어머니는 다른 선생님께 배우시는게 낫다고 하면서
적극 학원을 추천해 주었다.
아들은 자기가 원하는 진로 방향은 이미 정했고
음악은 좋아하는 취미이자 특기이기에
공부하다가도 쉬는 시간엔 늘 피아노에 앉거나 기타를 치곤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 나도 곧 우리 아들처럼 악기를 잘 다룰 날이 속히 오려니 생각하니
벌써 기분이 좋다.
아이들이 하나씩 악기를 잘 다루니
엄마까지 해서 나중에 가족 음악회라도 열면 좋겠다싶다.
하나님을 찬양하며 높여드리는 일에
우리가 다루는 악기들을 통해서 더욱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어 나갈 수 있게
되길 기대하면서
내 피아노 실력을 키우는 일에 바쁜 시간중에 짬을 내게 되어서 참 감사하다.
유명한 피아니스트는 아닐지라도
내가 찬양하고 싶은 어떤 곡이라도
내 손으로 은혜롭게 피아노 곡을 다룰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감사해 할 수있고 만족해 할수가 있을 것 같다.
피아니스트가 따로 있나 뭐,
남편과 내 가족 그리고 가까운 내 이웃들과 함께 하나님을 높이며 즐거워 할 수 있고
또 하나님께서 듣고 기뻐하실 일이라면
비록 아마추어 실력이지만 나도 당당한 피아니스트라고 할 수 있지 않나?싶기도하다.
주님을 찬양하는데 조금이라도 쓰여질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해서 실력을 키워야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해 보았다.
피아노 반주자가 필요한 때에 언제든지
내가 대신 봉사 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 것이
나의 골이기에 공부할 것도 많고 할 일들도 많고 챙겨야 할 일들도
많지만 새로운 도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할렐루야!
나는 이미 피아니스트다!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아멘!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