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24일 목요일,눈이 쌓인 아침에 아이들 학교 보내고서.
어제는 올해 들어 세 번째 눈이 내렸다.
엊저녁부터 가장 눈다운 눈이 내려 밤사이 수북이 쌓였다.
딸도 올들어 처음으로 눈부츠를 신었다.
첫 눈은 지난 목요일인 11월 17일에 내렸다.
두 번째는 금요일인 18일에 연 이틀 찾아왔었다.
첫 눈은 조금 내리다가 그쳤지만 언제나 첫 눈 올 때 느끼는 가슴 설레는 감동은
여전했다.
나이가 들어도 첫 눈에 대한 느낌은 늘 똑 같은 것 같다.
첫 눈 맞는 감동을
그 날 꼭 쓰고 싶었는데 많이도 바빠서 조용히 앉을 겨를을 못내었다.
금요일에 제법 더 많은 눈이 내렸고 이제 서서히 겨울이 깊어져 감을 느끼면서
눈소금이랑 겨울 장비들을 새롭게 점검할 수 있었다.
오늘도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다.
이번 토요일까지 매일 눈이 올거라는데 이번에 눈이 옴으로 인해서
우리 둘째가 드디어 조금 두꺼운 잠바를 갈아 입었다.
둘째는 특히나 추위를 타지 않는다.
그동안 영하의 날씨가 있었지만 속에 짧은 반 팔 티셔츠에
겉에도 가을 잠바를 입고 다녀서 매일 옷을 바꾸어 입으라고 했지만 춥지 않다고 했다.
팬티위에 바지만 입고 엄마처럼 내복은 전혀 안 입는데도 춥지 않다는 아들이 부럽기만하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나는 추위를 많이 탄다.
끓는 피를 갖은 청소년기에 있는 아들의 청춘을 예찬하지 아니할 수 없다.
건강하다는 증거기에 참 감사하다.
우리 막내는 오늘 늦잠을 자고 있다.
어제 수요일 저녁 예배드리고 와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가게를 꾸미는데 엄마를 돕느라
늦게 잠들어서 고단했던 것 같다.
유치원이 오후 반인 것이 천만다행이다싶다.
남편은 겨울이 여름보다 좋다고 한다.
비지니스를 하면서 새롭게 좋아지는 겨울인 것 같다.
여름엔 가게 냉장고나 냉동고, 에어컨들이 고장이 잘 난다.
그리고 쵸코렛들이 녹아서 얼마나 신경을 써야되는지 모르고
물건들도 더 많이 날짜를 확인하고 신경을 많이 써야되지만
겨울엔 그런 일로 마음 고생하는 경우는 그다지 없기 때문이라고한다.
남편 말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나는 추위는 많이 타지만 겨울 역시 참 좋아한다.
냉동고 속 처럼 추운 토론토 날씨인 경우도 많지만
이젠 그런 날씨 속에서도 이기고 나갈 수 있는 면역력이 생겼는 것 같다.
눈이 와서 또 참 좋다.
눈이 오는 날은 우리 마당처럼 집 바로 앞에 있는 학교 운동장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실껏 뛰고 놀기도한다.
눈 오는 날은 내가 어릴 때 시골 동네와 같은 풍경이 되기에 그러한 것 같다.
눈 싸움도하고 눈 사람도 만들 계절이 되어서 참 좋다.
눈 온 이후에 눈 치우느라 수고하는 남편을 올 해엔 많이 도와 주어야겠다.
아들들이 많이 자라서 이젠 진혁이 진백이가 눈 치우는 바톤을 아버지한테 물려 받았지만
엄마도 거들면서 눈을 좋아해야겠다싶다.
눈이 오는 겨울이 드디어 되었다.
눈이 내려서 좋지만
눈 온 이후의 미끄러운 길에서의 안전을 위해 기도한다.
올 겨울도
모든 분들이 건강하고 즐거운 계절이 되셔서
운전 중 도로에서나 길을 걸을 때나 어느 곳에서든지
눈으로 인해 생기는 사고가 없는 행복한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
눈이 계속 올거라는 예보가 조금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알맞게 우리가 좋아할 정도만 내렸으면 좋겠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두 아들들 학교 인터뷰가 있어서 갈 준비를 한다.
성적이 좋은 학생은 굳이 인터뷰를 안해도 된다고 했다지만
공식적으로 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 날이기에 시간 약속이 잡히는 선생님은
다 잡아 달라고 아들들한테 부탁을 했다.
헬퍼가 있는 시간이니 남편과 함께 가 볼 생각이다.
매 년 이 인터뷰날이 나는 참 많이 기다려진다.
선생님들을 통해 아들들의 학교 생활을 들으면서
아이들을 늘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께 더 큰 감사를 드릴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미끄러운 길에 안전하게 잘 다녀오길 기도하면서
감사하게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