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1일 목요일.
시간이 참 빠르다.벌써 12월이다.
돌이켜 보면 모든 것이 정말 하나님 은혜임을 다시 고백하게 된다.
요며칠 부모님과 형님으로 인해서 많이 마음이 아프고 어떻게 도움이 되어 드려야 될 지 생각하면서
기도를 많이 하고 있다.
형님이 심장이 안좋으셔서 곧 검사를 받으실려고 하신다고한다.
아주버님을 떠나보내시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으면 그렇게 심장까지 나빠졌나 싶어 내 가슴도 아프다.
더구나 어머님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아프다.
어머님은 내가 시집오고 지금까지 단 하루도 형님네를 염려하시지 않은 날이 없으셨던 것 같다.
다른 자식들에 대한 마음도 마찬 가지겠지만
유독 맏이인 형님 댁을 마음 쓰시곤 했다.
내가 17년 어머님 며느리가 되어 느낀 점은
아버님 사업을 물려 받은 아주버님께서 모든 걸 책임있게 잘 운영 하셔야 되기에
다른 아들들에 비해 많이 마음이 쓰이셨던 것 같다.
아주버님이 사업을 열심히 하셨지만 아버님 때와 다르게 어려움을 겪으시곤했다.
쉽게 생각하신 것 같다.
돈은 정말 본인이 고생하면서 벌어 차곡차곡 쌓아 성장해가야되지
부모님께 받은 재산은 정말 쉽게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버님이 몇 차례 사업을 잘 못하는 바람에
아버님,어머님의 노년 고생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주버님 사업을 도와 드리느라 이것저것 있는 것 다 쏟아 부으시고
끝내는 좋은 집까지 다 팔아서 큰 아들을 도우셨다.
그러는 중에도 형님 내외분은 늘 고급스럽게 생활하셨던 기억이 난다.
내가 가장 불만이었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건 내 개인 느낌일 뿐이지 남편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이런 마음을 터 놓을 수가 없었다.
늘 형님 댁에 신경을 써야 했던 부모님이시기에
남편은 유학의 꿈도 접고 바로 취직을 했고
두 시동생들도 대학만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했었다.
부모님의 경제적인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스스로 결혼 비용을 마련하고 어렵게 신혼을 시작한
남편과 두 동생들은 이제 모두가 자립을 했고 나름대로 성공을 해 왔는데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어렵지 않게 시작하셨던 형님네는 지금 가장 힘든 생활을 하신다는 것이
참 마음을 아프게한다.
하나님 은혜 안에서
우리도 토론토 다운타운에 작지만 안정된 가게 건물을 갖었고
큰 동서도 학원을 운영하면서 집도 벌써 세 채나 갖고 서방님도 직장을 좋은 직위에서 잘 하고 있고
막내 동서네도 좋은 자기 집이 있고
서방님의 안정된 직장으로 잘 생활을 하고 있어서 모두가 안심인데
형님 가정이 아직도 부모님의 그늘에서 계신다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고 답답하기도하다.
어머님께서 아직도 매 달 형님네 가정에 얼마라도 더 보태드리려고 이것저것 사셔서 고생을 하신다는 소리에
정말 많이 속이 상했다.
식모를 둘 씩이나 데리고 기사를 부리시면서 사서던 젊은 날의 어머님께서
당신 댁이시긴 하시지만 노년에 작은 아파트에서 고생스럽게 두 분이서 사신다는 것이 늘 마음 한켠에
아픔으로 전해오고 있다.
아주버님께서 나름대로 수고를 많이 하셨지만 잘 풀리지를 않으셔서 마음 고생을 하시다가 끝내 건강을 잃고
일찍 우리 곁을 떠나신 아픔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지만
건강하실 때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부지런히 수고하시면서
일들을 일궈가시지 못하셨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나는 절대 내 자식들에게 물질을 물려 줄 생각을 안하기로 했다.
좋은 믿음을 갖고 스스로 살아 갈 수 있는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임을 깨닫기 때문이다.
직접 고기를 떼서 먹여 주었던 아주버님의 경우와
형님에게만 많이 신경을 쓰셔야하시는 어머님을 위해
스스로 일어 섰던 남편과 두 도련님들을 생각하면
그런 생각이 새삼 들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여유가 되셔서 경제적인 뒷받침을 해 주신다면 물론 더 쉽게 빨리 일어 설 수도 있겠지만
부모님 덕으로 얻은 물질은 그 가치를 쉽게 알지 못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형님과 두 조카들이
부모님과 우리 형제들이 감당해 드려야할 몫이기에 조금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늘 풍성하게 채우시는 우리 하나님께서 이 일도 해결해 주시길 기도드리게 된다.
부모님과 형님 가정을 늘 넉넉하게 채워 드릴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이 되어지길 말이다.
부모님께 용돈 드리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형님 가정까지 돌보야 된다는 것이 나를 가끔 시험들게 하기도한다.
남도 돕는다고 늘 선교비를 책정하면서 형님 가정이야 당연한 것인데
내 좁은 속에선 아직도 전에 돈 잘 쓰던 형님으로 기억이 되어지곤 하기 때문인 것 같다.
형님은 지금 남편이 없다.
그리고 한창 돈이 많이 드는 두 아들이 있다.
옛날의 어떠어떠했는데…라는 생각은 잊고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를 새삼해 보게된다.
내가 경제적으로 더 많은 복을 얻어서
형님네를 정말 풍성히 채워 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마음은 한결같다.
어찌되었건 지금 형님은 홀로되어 마음이 힘든 상황이다.
물질적인 어려움까지 겹치지 않도록 나는 특히 더 많이 마음을 써야되겠다.
두 동서들도 본인들 형편과 성의대로 잘 할 줄로 믿고 동서 부부들끼리 잘 의논할 줄 알고 있다.
시집와서 형님의 씀씀이를 많이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나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
내 치장에 별로 관심을 안 갖기도 했지만 남편 월급 받아 쪼개 쓰다보니 나는 늘 많이 절제를 하는 편이었는데
형님은 시댁에 모일 때마다 반지,목걸이 ,귀걸이 ,그리고 옷들까지 정말 멋쟁이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계속 형님이 풍성하게 씀씀이를 써 가도 어렵지 않은 생활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싶은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정말 재미 있기도하다.
할 것을 다 하고 쓸 것을 다 쓰면서도 돈이 없다고 남의 도움을 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있고 넉넉해도 본인한테는 최소한으로 쓰면서 또 남에게 더 필요하다 싶어 퍼주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우리가 진정한 아름다운 삶을 산다는 것은 나도 필요하지만
남을 위해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남이 아니고 형제인 가족이고 이웃이라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머님께서 노심초사하시면서
아직도 형님네 때문에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신다는 말씀을 아버님과 고모님을 통해 듣고는
많이 속이 상하고 마음이 아팠다.
‘정말 어머님도 매번 사서 고생하신다 싶었다.다 큰 자식 알아서 스스로 해결해 가게 좀 놓아 두시면 되실일을 언제까지 그렇게 뒷 일들을 해결사처럼 따라다니시면서 하시나 ‘싶었다.
그게 다 어머니의 마음이시려니 생각하니 어머니가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부모님 마음이야 물론 똑 같겠지만
그래도 아버님은 정말 많이 편안하신데 어머님은 그러하시질 못하지다.
이 걱정 저 걱정.
늘 기도하시는 권사님이신데도 자식들 일이라면 믿음으로 뛰어 넘기 힘든 염려가 남아 계신 것 같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립보서 4장 6절,7절 말씀)라는 말씀을 늘 암송하는
어머님이나 나 역시
정말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지 못하고 염려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어머님과 통화 할 때마다 위로를 받는다.
내가 늘 염려가 되어 걱정하지만
어머님은 아무 염려 말라고 내게 늘 당부를 하신다.
어머님을 더 편안하게 잘 모셔드리지 못하는 멀리 있는 죄스러운 자식의 마음을
늘 편안하게 위로하시는 어머님이 참 좋고 감사하다.
나도 나중에 내 며느리 마음을 이렇게 편안하게 감싸 줄 수 있는
어머님같은 시엄마가 되어야겠다 싶다.
우리가 모셔 오려고 해도 연세도 많으신데다가
한국에 두 명의 아들이 있고 아직 살기도 괜찮으신 분들이셔서
부모님 초청 이민이 쉽지가 않다.
캐나다 정부는 자기들에게 이익을 따지고 이민을 수속하기에 연로하신 분들이 오셔서 의료정책에 부담만 준다 싶은지
부모초청이민이 까다롭다.
한국에 남아 있는 자식이 전혀 없고 돈도 없고 캐나다에 와 있는 자식밖에 없는 사람은 오히려 가능하다고 하는데…..
아버님은 안심인데 어머님을 생각하니 늘 마음이 많이 쓰인다.
정말 속히 어머님이 마음 편안하게 계실 수 있게되길 바라면서
형님네가 속히 여러면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으시길 기도하게된다.
형님만 안정이 되면 우리 가정엔 정말 아무 걱정도 없고 어머님도 마음이 평안해지실 것 같다.
다시금 이 아침에 내가 내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되새기는 말은
‘고기를 떼어 먹여 주지 말고 세상을 스스로 이겨 갈 수 있게 물고기 낚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야겠다’라는
것이다.
“어머님! 힘내세요.형님네도 이제 더 좋아질 일들만 남았으니 좀 안심하시구요,그리고 저희들이 더 잘 하도록 노력할게요”라고 어머님께 말씀을 전했다.
어머님도 나도 기도하는 사람들인데
정말 무겁게 내 짐을 이고 있지 말고 이제 다 하나님께 맡기고 평안한 마음으로
지내길 약속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