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친구 어머니들과 나눈 세계 속의 김치!

2006년 1월 19일 , 영하 2도지만 바람이 없어 춥지 않은 목요일.

 

“오우~,김치”

 

카터 엄마 페니가 김치를 너무도 반갑게 맞아 주어서 기분이 좋았다.

이미 김치 맛을 알고 김치의 효능에 대해 일가견이 있는 외국인을 접하니

가슴이 뿌듯해지는 것 같았다.

더구나 한국서 가져온 김치 냉장고를 부엌에서 보더니 처음 보는 물체라 신기해 했다.

 

잭슨의 엄마 쉐럴은 김치 소리는 들었지만 아직 맛과 모양을 경험하지 못했던터라

나와 페니를 통해서 김치 강의를 잠시 들었다.

나는 한국 사람은 매일 김치를 먹는 면역력으로 샤스도 물리친다는 이야기를 하니

페니는 한 수 더 떠서 암 예방에도 좋다면서 거들었다.

우리 김치를 잘 알고 좋아하는 캐나다 젊은 엄마가 가까이 있었다니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았다.

 

10시경에 오븐에  고구마를 넣어 두었기에 잭슨네 3명 카터네 3명 모두 6명이 집에 들어 올 때

군고구마 냄새 덕분에 모두들 향기가 좋다며 한마디씩했다.

 

나는 넷째지만 진경이 반 대부분의 엄마들은 첫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경우고

잭슨과 카터 엄마 역시 그렇다.

잭슨은 2살된 남동생이 있고 카터는 이제 6개월이 된 남동생이 있기에

위의 두 아들들을 키울 때의 일들을   이들을 만날 때마다  다시금 보는 듯하다.

 

모두 남자 6명이 모였는데 진경이 친구들은 레고 놀이를 잭슨 동생은 진경이 헬리콥터 장난감을

가지고 만족해하고 브레드는 그냥 누워서도 싱글벙글했다.

 

아이들이 노는 사이 나는 메추리 알을 잭슨 엄마에게 좀 까라고 주고는

김밥을 말기 시작했다.

메추리알을 보더니 너무도 신기해했다.

처음 보았다고한다.

다른 것은 미리 준비 해 두었는데

일부러 김밥은 직접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대로 두었었다.

 

모두들 스시라고 알고 있는 김밥을 이렇게 만드는 것은 처음 보았다며

안에 넣는 것은 마음대로 골라 넣을 수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우리 진경이는 김밥 이름을 친구들에게 일일이 몇 번씩 반복해서 일러 주었다.

 

김밥,불고기,치킨너겟.만두. 군고구마,메추리 알을 넣은 사라다,김치,그리고 미역국을 내 놓으니

푸짐한 상이 되었다.

더구나 불고기에 나는 시금치 대신 우리 식구들이 좋아하는 브로클리를 주로 넣고

빨강,노랑,주황의 피망도 버섯과 양파등의 야채와 같이 섞는데 맛도 좋고 보기도 좋다.

이곳 사람들은 피망을 그냥 잘라서도 우리 생 오이 먹듯이 잘 먹는다.

불고기도 원더풀이라고 아주 좋아했다.

페니와 쉐럴은 모두 내가 한 음식 모두가 입 맛에 맞는다고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아이들은 과일과 치킨 너켓만 잘 먹고 다른 것은 별로 좋아 하지를 않았다.

 

식사하고 조금 놀다 보니 벌써 학교 갈 시간(유치원에 가는 것인데 여기는 유치원이 정규 교육 과정이라

초등학교 안에 같이 있어서 모두들 학교에 간다고 주로 함)이 되었다.

오후 반인 아이들은 12시 45분부터 3시 15분까지 수업인데

12시 30분경이면 나는 막내를 데리고 학교로 향한다.

아이들 준비하고 하다보니 조금 더 늦어서 몇 분 전에 잘 도착이 되었다.

날씨도 안 춥고 모두가 신나는 놀이 시간이었다.

남은 김밥과 군고구마와 과일 몇 가지를 조금씩

싸 주었더니 남편한테 맛을 보일 수 있어 좋겠다며 고마워했다.

 

카터는  가기 싫다고 울기까지 했다.

한창 재미 있는데 벌써 가느냐는 것이었다.

방과 후에 초대 하고 싶었는데 잭슨 엄마가 오전이 좋겠다고 하고

나도 큰 아이들이 학교 다녀 오면 좁은 집이 분주할 것 같아서

어린 아이들끼리 있을 수 있는 오전이 좋겠다 싶어 그렇게 하자고 했더니

너무 짧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 방과 후에 오고 자주자주 놀러 오라고 일러 주었더니 금방 울음을 그치고 좋아했다.

 

아들을 학교 보내고 들어 오는데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아차!

찰 떡을 안꺼냈네….

오늘 다른 것보다 꼭 맛 보이고 싶어 마음을 썼던 인절미를 그만 잊어 버리고

내어 놓는 것을 까맣게 잊어 버렸다.

 

나도 나이가 많이 들어 건망증이 생긴 것 같다.

이젠 부엌 벽에 오늘 나올 음식을 제대로 잘 적어 놓고

손님을 맞아야겠다싶다.

 

우리 식구들이 다 좋아하니 우리끼리 먹으면 되지만 그래도 찰 떡 맛을

못 보여 준 것이 아쉽긴하다.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 보아야겠다.

 

페니 뿐만 아니라 우리 손님 중에도 내가 김치를 조금씩 나누어 준 사람이 벌써

몇 명 있기에 정말 우리의 김치가 날로 알려져 감이 감사하다.

이젠 가게에 내려 올 때 김치 먹고 냄새 날까 양치하고 가글하고 껌까지 씹던 절차중

껌씹는 한 단계는 줄여도 되겠다싶다.

김치를 많은 사람들이 알아 가는 덕분에 말이다.

 

20대후반과 30대 초반의 젊은 엄마들과 함께

같은 반에 아이를 유치원 보내는 덕분에 나도 같이

이들처럼 젊어지는 느낌이다.

 

‘세계속의 김치’로 더욱 잘 알려져 가는 일에

나도 열심히 한 몫 해 나가야겠다싶다.

우리 아이들 친구들 부모님부터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끔은 만들어 주면서 내 영어도 향상이 되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자꾸 만들어 가고 싶어진다.

 

김치 때문에 더욱 좋은 만남이 되었고

우리의 김치가 새삼 자랑스러운 하루였다.

김치의 세계화에 나도 앞장 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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