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23일 목요일 ,오전엔 포근하더니 오후엔 약간의 비가 내린 후 다시 추워짐
고교생인 두 아들들 새 학년이 되고 두 번째 성적 인터뷰가 있었다.
이곳은 한 학년에 세 차례 성적표를 받는다.
우리나라서 두 차례 여름 겨울 방학 때 받던 성적표와 같은 것인데
한 차례 더 나오는 것이다.
두 아들들 모두 열심히 성실하게 학교 생활을 해 주어서 고마웠다.
선생님들을 공식적으로 만날 수 있는 날이라
성적이 좋은 학생은 인터뷰를 안해도 된다고 하지만
아이들에게 시간이 잡히는 선생님은 다 예약해 달라고 했다.
한 학생 당 5분씩 잡힌 면담 시간이지만
감사의 인사를 하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막내를 데리고 갔더니 진경이를 그 전 인터뷰 때 보셨던 선생님은 많이 컸다면서
반갑게 악수를 청하셨다.진경이는 형들이 있어서 그런지 부끄러움도 없이
씩씩하게 선생님을 낯설어 하지도 않았다.
강당과 체육관 음악실에서 선생님들이 한꺼번에 자리를 하고 계셔서 만나기가 수월했다.
시간표를 체크해 가면서 강당에 갔다가 체육관에 다시 왔다가 음악실에 갔다가
그리고 개인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신 분도 계셨지만 진혁이 물리 선생님 한 분 만이라
지난 번 보다는 덜 뛰어 다녀도 되었다.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있는 인터뷰에 우리가 편한 저녁 시간대에 아들이 약속을 잡아 두었다.
저녁이라 헬퍼가 없는 시간이라서 진혁이 진백이가 잠시 가게 봐 주는 사이
6시 40분부터 7시 40부까지 빼곡히 차례로 잡혀진 아이들 성적 인터뷰를 우리 부부는
즐겁게 잘 하고 왔다.
일 년에 세 차례 선생님을 학교에서 공개적으로 만날 수 있는 날을 아이들 학교 생활이 다 좋다고
그냥 넘어가긴 아쉽다 싶어
감사 인사라도 꼭 나누고 싶어서 나는 항상 인터뷰 날을 기다리고 빠뜨리지 않는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물이나 쥬스라도 목 축이게 전해 드리고 싶어도 아무도 그런 것을 들고 가지 않기에
나 혼자 티내기도 뭣해서 나도 그냥 가는데
감사한 마음을 진심으로 전할 수 있는 날이어서 좋지만
항상 그냥 돌아오기가 미안하기도 하다.
우리나라 같은 촌지는 아니더라도 시원한 물 한 병이라도 전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지만 정말 이곳은 그 누구도
선생님께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기에 나도 이젠 많이 익숙해졌지만 선생님께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우리 부부가 아이들을 사랑하고 관심을 많이 갖고 키우고 있다는
모습을 전해 드릴 수 있는 인터뷰 날이 참 좋다.
큰 아이 컴퓨터사이언스 성적이 열심히 한 것에 비해 잘 못 나왔다고 해서
다른 선생님들은 그냥 감사 인사만 전한 것에 비해 컴퓨터사이언스 선생님과는
좀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혁이가 잘 하는데 본인이 정한 골에 못미쳐서 못한 것이지 너무 잘 했다고 칭찬을 해 주셨다.
작년에 이어 같은 선생님이어서 우리보다 먼저 우리를 알아보고 인사를 해 오시는
좋은 아저씨 같은 선생님이시다.
진경이와 악수도 하시고 우리 진경이를 데리고 잠시 놀아 주셨다.
진혁이 진백이처럼 다 큰 학생에게 이런 어린 동생이 있다는 것이 새삼 귀엽다는 생각이 드시는 것 같다.
아이들이 가게를 잘 돌보아 준 덕분에 혁이 백이 학교 성적 인터뷰를 감사함 속에 잘 하고 왔다.
즐겁게 성실하게 학교 생활을 잘 해 주는 두 아들들이 기특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귀한 일들을 많이 잘 해 나가는 능력을
부지런히 키워가게 되길 기도한다.
진현이는 애마네가서 놀다 왔다.애마 엄마 실바나는 나와 생각과 견해가 비슷해서
많이 친하다.
학교 선생님인 애마 엄마는 이태리 출신인데
동양적인 사고를 가진 엄마여서 보통의 서양엄마의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
그래서 자녀 양육과 가정관리 면에서 나와 통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이민와서 만난 외국 친구 중엔 단연 실바나가 나의 베스트프랜드임이 틀림없다.
마음이 통하는 좋은 외국 친구를 얻은 것이 내겐 행운이다싶다.
진경이는 피곤했던지 돌아오는 차 속에서 잠이 들더니
다시 깨어서 애마 엄마가 주셨다는 컬러링북을 누나와 같이
한참이나 칠하면서 색깔 놀이를 했다.
오늘은 가게가 참 조용하다.
1월 2월은 모든 비지니스가 다 슬로우하다는데
이제 3월이 오면 더 많이 바빠지고 매상도 올라가리라 믿는다.
대한항공 항우회에서 이번 토요일에 모임이 있다고 꼭 오라는 연락이 왔다.
아직 한 번도 참여해 보질 않았는데
이번엔 가능하면 시간을 내어 볼까 싶다.
남편도 가 보라고 하고 혹시 아는 분들을 뵐 수도 있을 지 모르겠다는 기대 속에
잠시 친정에 나들이를 가는 편안한 마음으로 한 번 가봐야겠다싶다.
이민와서 사니까 내가 소속되는 공동체 모임들이 시간이 갈 수록 소중하게 전해져옴이 사실이다.
늘 바쁘다는 핑계로 그리고 아이들이 어려서 밖에 잠시라도 나갈 마음을 내지 않았는데
이번엔 모임에 참여해 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아이들 성적 인터뷰를 다녀와서 좋았던 날을
감사함으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