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7일 화요일,외투를 벗어도 될 정도로 좋은 날이다가 저녁부터 다시 추움.
부엌에 수돗물을 틀면 가끔 물이 조금씩 세어 나와서 자주 행주로 물을 닦아야했다.
옛날 것이어서 온수와 냉수 조절기가 따로 있는데 온수 틀때 가끔 있는 증상이었다.
남편이 늘 마음은 쓰면서도 바빠서 고치지를 못했는데
드디어 큰 마음을 먹고 시간을 내었다.
버튼 하나 만으로 온수 냉수가 다 조덜되어 나오고 다른 기능도 첨가된 최신식 물꼭지를 사 두었고
연장을 꺼내서 교채를 하려고 하는데 교체할 나사가
개수대 밑에 쏙 들어 가 있어서 잘 하기가 어려웠다.
전문가를 부를려니 인건비도 비싸고 이런 것 정도야 간단하다고 시작을 했는데
영 나사를 돌릴 방법이 없었다.
남편은 동네 홈디퍼에 가서 상황을 설명했더니 작은 공간 속에서도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나사를 돌려주는 새 기구를 안내 받아 사 왔다.
청년이 된 두 아들과 삼부자가 끙끙 거리며 할 정도로 일이 생각보단 간단치가 않은 것 같더니
드디어 잘 해결이 되었다.
남편은 한국서 살 때 대부분 서비스센타를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집 안 일에 별로
신경을 안써도 되었는데 이민 온 이후는 집수리 전문가가 다 되었을 정도로 이젠 척척
별별 것을 잘 만지고 고친다.
이 나라 사람들은 워낙 본인들이 다 알아서 잘 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되어서 이기도 하고
인부를 부르면 돈이 많이 들기도 하고 하니까
남편은
연장을 하나씩 사서 직접 본인이 배우면서 해 보는 쪽으로 시도를 한다.
연장이 꽤 비싼 것들이 있어도
인부 한테 임금 주는 것에 비하면 나중에도 쓸 수 있는 연장을 구해서 본인 스스로
어설프더라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이 참 든든하고 멋지고 좋다.
고치는 연장들과 남편의 수리하는 실력들이
보통 수준이 아닌 것을 보니
이민 년수에 비례해져 가는 실력으로 볼 때
우리도 이곳 생활 6년이 결코 적은 세월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 흐르면 닦아 가면서 쓰면 되기에 별로 불편을 모르고 지냈는데
남편이 작은 것 하나하나 마음 써 주어서 참 고마웠다.
‘우와~~이제 원 터치로 물을 사용 할 수 있는 신식 수도 꼭지를 쓰게 되어 진짜로 기분이 좋다.”
지난 여름 한국의 가족들을 방문하고 온 이후
가끔은 내가 토론토 촌사람이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는데
수도 꼭지도 갈았고 옛날 것들을 하나씩 교체해 가니 기분이 산뜻하다.
사실 이런 곳에 돈을 들여 새로 바꾸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남편에게 불평 한 번 안했는데
아이들 아빠는 정말 내 수고를 덜어 주려고 여러모로 애쓴다 싶어 너무도 고마웠다.
내일부턴 부엌 일이 더욱 신나고 간편하겠기에
수고한 남편과 아들들이 새삼 고마운 감사한 날이었다.
남편을 이젠 정말 멕가이버가 불러야겠다.
집안 곳곳을 바쁜 중에도 챙겨보고
내가 필요한 것을 항상 신경써서 챙겨 주는 것이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