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14일 화요일  맑음

 

평일엔는 6시간  토요일과 주일엔 8시간씩 헬퍼가 가게를 도와준다.

그동안 우리는 좋은 헬퍼들이 와 주어서 크게 마음 상하는 일 없이 잘 지냈다.

대부분 컨비니언스 헬퍼는 다른 직장을 구할 동안 잠시 머무는 곳으로 생각하고

일하는 경우가 많아서

남편이 풀타임 직업이 있는 여성을 구하는 것이 오래 할 수 있어서 좋다.

 

우리는 헬퍼를 구하면

일단 믿고 모든 것을 맡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을 쓸 수가 없고 우리는 몸이 고되어서 힘들기에

사람을 믿는 것이 얼마나 속이 편한지 모른다.

혹시 헬퍼가 장난을 조금 친 기색이 보일때는

“어제 계산이 좀 많이 틀리네요 ,오늘은 신경써서 실수 하지 마세요”라는 정도로

주의를 주면서 우리가 믿고 신뢰하는데 혹시라도 오해가 생기지 않게 잘 해 달라고 부탁을 드린다.

 

일하는 사람을 믿어 줄 수 있어야 현금을 만지는 가게 일을 정말 안심하고 맡길 수 있기에

우리는 일단 사람을 뽑으면 그 사람을 믿는다.

시아버님께선 비지니스하시면서 경리의 비리로 큰 손해를 보셨던 경험이 계셔서

지금도 전화 통화 할 때마다

“사람 믿으면 안 된다.항상 주의해라”라고 일러 주시곤하신다.

 

그런 것을 떠나서

헬퍼가 시간 당 돈을 받고 일을 하기에 정말 최선을 다해 우리 가게 일에 신경을 써 주면 좋은데

그렇지 않을 때는 많이 속상하다.

우리는 가게 2층에 살다보니

가게의 안전을 위해서 집에서 가게 상황을 볼 수가 있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긴급상황일 때 보고 바로 뛰어 내려 갈 수 있는 것은 너무 좋은데

헬퍼가 책이나 읽고 가만히 카운터에 앉아 있기만 하면 왠지 속이 상하니

내 속도 정말 좁기도 좁은 것 같다.

 

좀 너그럽게 그러려니 하고 보아 줄 수도 있는데

할 일을 두고서 그러고 있으니 정말 속이 많이 상한다.

 

주인 눈에 보이는 일이 헬퍼 눈에는  안보인다고 하더니

정말 그래서 그런지 단 2사람 쓰는 작은 가게 인데도 이러니

여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는 사람들은 정말 마음이 태평양같이

넓어야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예 안 보면 좋은데 집안 일을 하다가 한번씩 거실에 나와서 밑에 화면이 보이면

일을 찾아 하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는 헬퍼가 참 얄밉게 전해 질 때도 있다.

 

나는 손님이 없을 때 책을 꺼내 읽으면서

헬퍼가 책 읽고 있다고 뭐라고 정말 말하기도 미안하지만

본인의 위치를 스스로 잘 파악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사람 관리가 정말 쉽지는 않다.

우리 나름대로 잘 해 주어도 일하는 사람 입장에선 또 뭔가가

서운하거나 돈을 더 많이 받고 싶은 마음일 거고

내 일이 아닌 이상 헬퍼가 할 수 있는 열성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우리 가게 역시 소규모지만 손님에게 친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비지니스인데

헬퍼들은 정말 내 마음과는 천지차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속상해 하지 말고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해주려고 하다보니

내가 할 일들이 더 많아진다.

헬퍼 있을 때 규모있게 할 일들을 잘 시킬 수 있는 것도 주인의 능력이다 싶다.

제니가  좋은 직장을 구해서

이제 다음 주 부터 우리 가게를 그만 두게 되었다.

우리는 아쉽지만 제니에겐 정말 잘 된 일이라 진심으로 축하를 해 주었다.

오늘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이제 그만 둘 사람에게 마음 상할 말은 하지 말아야겠다 싶었다.

이제 그만 둔 다고 생각해서 인지 정말 오늘은 영 마음에 안 들게

딴 생각만 가득 머리에 든 사람 같았다.

처음 마음처럼 마지막도 열심으로 임했다면

내가 마무리 할 때 쯤 보너스라도 챙겨 주었을 텐데

오늘 기분으로는 그 보너스가 다 날아가 버렸다.

 

어디서나 무슨 일을 하던지

정말 최선을 다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타산지석으로 내가 삼는 좋은 하루였다.

 

하나님 앞에도

내가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보여 질 수 있는

생활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보았다.

 

좋은 헬퍼를 다시 찾을 수 있게 기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