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을 좋게 하면….


남의 말을 좋게 하면

재미있는 일도 생기고 행복해 지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2년 전 우리 어머니께서 계단에서 넘어져서 다치는 바람에

병원에 입원 하신 적이 있습니다.

노인이라 골반 뼈에 금이 가서 오래 입원해서 치료를 해야 하기에

입원한 김에 무릎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두어 달 병원에 계셨습니다.

입원치료기간 수술을 해주신 담당선생님이 우리어머니께 너무 친절하고

진심으로 대해 주셔서 자녀 된 입장에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인공관절 수술도 잘 되고 골반 뼈도 잘 회복되어 치료를 마치고 퇴원을 하면서

의사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고민을 하다가

어머니께서 입원해 계시는 동안에 있었던 일을 써서

블로그에 올렸던 글들이 생각 낫습니다.

어머니가 옥상에서 내려오시다가 다치던 날,

119를 불러서 응급실로 가던 일

입원하고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하던 일,

수술 후 마취 기운 때문인지 진통제가 원인인지 수면제 탓인지

침대에 떨어지는 사고가 난 일

밤에 병원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잔 이야기

입원기간이 길어지자 누가 입원실을 지킬 것인가로 형제간에 갈등하는 일

의사선생님과 환자사이에 싹튼 신뢰와 믿음 등등

입원일지 비슷하게 블로그에 올렸던 글들을 모아서 프린트해서 드렸더니

선생님이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요즘도 가끔 어머니께서 검사 겸 진료를 받으러 가시면

의사선생님께서 얼마나 반가워하시는지 모릅니다.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셨지만 기억에 남는 분이라고 하면서

진심으로 친 어머니를 대하듯 편안하게 맞아 주십니다.

대부분 감사의 표시로 사과박스나 넥타이 백화점 상품권 같은 것을 받는데

그건 받을 때뿐이고 어느 땐 부담이 되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우리어머니의 병원일지를 받아서 읽어보니 너무 재미있고

환자에게 더 잘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두고두고 좋으셨답니다.

가족들에게 읽어 보라고 자랑스럽게 보여주기도 하셨다며

글을 선물로 받는 것이 그렇게 좋더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얼마 전에는 피아니스트 허원숙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까막눈인 사람에게 넘순이를 하라니요?" 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것을읽으신 선생님께서 감사의 뜻으로 세종 체임버홀에서 10월 11일에

연주회를 하는데 오라고 초대권 두 장을 보내오셨습니다.

허원숙 선생님의 연주회에 그것도 VIP초대권으로 가려고 생각하니

지금 부터도 행복합니다.

내가 한 것 이라고는 내가 쓰고 싶어서 쓴 이야기일 따름인데 과분한 선물입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쓰여 진 글을 보면 누구라도 기분이 좋으신것 같습니다.


세종 아카데미에서 이번학기에는 엄정행 선생님 수업을 4시간이나 듣게 되었습니다.

첫 시간에 얼마나 좋던지 혼자 듣기는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미리 데스크에 연락해서 허락을 받고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갔습니다.

마침 남편이 해외 출타중이라 시간이 되기에 동행을 했는데

수업시간에 진한 감동을 받았나 봅니다.

동아에 e칼럼을 쓰는 분이라 엄정행 선생님께 글 한 꼭지를 올렸더군요.


엄정행 선생님 마지막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못 보셨을 것 같기도 하고 좋아하실 것 같아서 제가 그 글을 복사해서 가지고 갔습니다.

그래서 수업시간 전에 "어떤 분이 선생님께 러브레터를 썼는데 선생님 읽어보세요."

라고 하면서 드렸더니 선생님이 반색을 하시면서 "그분이 누구냐"고 묻습니다.

인터넷에 떠 있는 글을 미국에 사는 친구가 보고 전화를 했었다며

읽어 보셨다고 너무 고마워하시는 겁니다.

즉석에서 선생님께서 사인을 하신 책 한권을 주셨습니다.

수업시간에도 감사의 말씀을 하시면서

그 글 하나가 세종문화회관을 빌려서 삼천 명 모아놓고 연주회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귀하게 생각해 주시면서 고개를 숙여 감사의 표현을 하셨습니다.


그런 것이 글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이라는 하나의 라인으로 연결된 지구촌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서로의 소식을 알 수 있고 정보를 접하고 소문은 급속히 퍼져나갑니다.

그러니 나쁜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말고

서로에게 격려가 되는 말,

좋은 이야기,

들어서 기쁜 소식들을 써야 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주 경험하는 일인데 “이런 걸 누가 보랴?” 싶은 것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보는 것을 느낍니다.

조불에서 인기 블로거인 리사님을 초대해서 함께 수업을 들었는데

집에 가시자마자 글을 두 개나 올리셨더군요.

대단한 글력이고 순발력이고 보통 부지런한 분이 아닙니다.

인생에서 깨달음이 있는 사람에게만 느낄 수 있는 인간애와 인간성을

엄정행 선생님께 느꼈다고 하시더군요.

직관이 발달되어있고 혜안이 있는 분이라 상황 보는 것과 쓰는 것이 정확했습니다.

살롱음악이 활성화 되면 좋겠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저에 대해서는 생물선생님 같은 분위기라고 하셨는데

아마 재미없고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이 됩니다.

제가 처음엔 그렇게 보이지만 사실은 순한 사람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첫인상이 수정이 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


어찌 되었든 블로그에 이렇게 어줍은 글을 쓸 때도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것과

남에 대해서 좋은 말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의 말을 좋게 하면 나에게 좋은 일이 돌아옵니다. ^^

순이

2 Comments

  1. Lisa♡

    2008-09-27 at 12:48

    재미없고 까다로운 사람으로 보인다는 해석은 완전히
    틀린 거로 아뢰오.
    순이님.
    평소에 선생님 같다는 말씀 잘 듣죠?
    제 보기에도 순이님께서 직관이 퍽 발달된 사람이라는 걸
    척하니 한눈에 알아봤지요.
    ㅎㅎㅎ//////순이님…..눈이 좀 작던 걸요?   

  2. 아이리스

    2008-10-06 at 05:14

    요즘들어
    더 절실히 실감하는 말입니다,

    설령
    상대의 허물이 잇더라도
    그냥 그럴려니 하던가

    요즘 조블에서 몇분들의 말장난에
    착찹한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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