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장수의 허풍은 동서양 구별없이 똑같네요.(사랑의 묘약)

사랑의 묘약…이런 약이 정말 있을까요?

뭐 그런 약이 있을 라고?
그런 건 다 사기야.
거짓말이지!
순진한 사람 속이는 걸 거야!
이런 사람에겐 존재하지 않는 약이지만
순수한 마음으로원하는 사랑을 얻을 수 있는 "사랑의 묘약"은 정말 있습니다.
혹시 최음제를 말하는 게 아닐까 하시겠지만 그런 건 아닙니다.

단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만 존재하는 약이 사랑의 묘약입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믿는 것 그것이 사랑의 묘약을 존재하게 합니다.
가짜 약으로도 진실한 사랑을 찾게 된다는 행복한 이야기가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의 줄거리 입니다.

마을의 순진하고 소박한 청년 네모리노는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가씨 아디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엉터리 약장수에게서 싸구려 포도주를 사랑의 묘약으로 알고 속아서 삽니다.
사기성이 농후하기는 하지만 악당은 아닌 약장수의 능청과 수다는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어쩌면 그렇게 비슷한지 노래를 들으면서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약장수 언변을 1/10 만 따라가도 제가 대박이 날겁니다.
약장수 둘카라마가 “무엇이든지 고쳐 주는 묘약”이라는 노래를 의젓하게 부릅니다.
조그만 약병에 신비한 무얼 담았는지 모르지만 중풍 고혈압에 특효약이고 아줌마는 마시면
늙지 않고 아저씨는 마시면 힘이 솟고 피부가 고와지고 아가씨는 사랑을 얻고 등등
다 기억할 수 없는 수다스러운 말이지만 그건 우리가 바라고 있는 건강상태를 위해서
꼭 필요하고 현제 나에게도 있으면 좋을 대단한 약이었습니다. ^^
그런 거 개발하면 요즘 타미플루보다 더 대박이 날 상품입니다.

묘약을 마시면 사랑을 얻게 된다고 믿는 순진한 네모리노는 포도주를 마시고
만취하여 자신의 사랑을 “바다를 향해 흐르는 시냇물”에 비유하며 아디나에게 구애합니다.
바닷물에 닿으면 자신을 상실하게 되는 시냇물처럼 대상에게 완전히 몰입되기를 바라는
네모리노이건만 아디나는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약의 힘을 빌리려 했던 네모리노는 사랑을 얻기는커녕 잃을 것 같은 초조함에
묘약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군대에 입대를 약속하고 받은
돈으로 사랑의 묘약을 더 사서 그걸 마십니다.
아디나는 뒤늦게 자신의 사랑을 얻기 위해 군에 자원입대하려는 네모리노의
일편단심을 알고 감동을 받고 결국에는 네모리노의 정성에 감동하여 둘이 맺어지게 됩니다.
네모리노는 묘약의 힘이라 생각하고 굳게 믿지만 사실은 속은 것입니다.
그렇지만 속아서 믿는 믿음이라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은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네 믿음대로 될지어다." 하는 말이 성경에도 나옵니다.
포도주를 마시고도 불가능했던 사랑을 얻자 가짜 약을 판 약장수 까지도
자기가 진짜 묘약을 판 것이 아닐까 헷갈려 하는 모습도 밉지가 않고 웃음을 자아냅니다.
사랑의 묘약은 바로 깊고 진실한 사랑, 순수한 마음 그 자체라는 내용입니다.

요즘 예쁘고 순진하게 생긴 여배우가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미모의 여인이 암으로 일찍 세상을 뜬 것도 애달픈 일이지만
순애보적인 사랑을 한 남자가 화제의 중심에 있습니다.
종내는 며칠 못 살고 죽음이 둘 사이를 갈라놓을 것을 알았으면서도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가 혼인신고를 마쳤다는 것 그 사실이 순수한 사랑의 발로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겹쳐서 생각해 봤습니다.
결혼생활을 할 수도 없고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과 얼마나 애틋한 마음을 나누었겠습니까?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야깁니다.
그 남자의 부친은 ”고인을 위해 잘한 일이라고 생각 합니다. 아들이 장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말씀하신다니 대단한 분들입니다.
아들의 사랑은 세상을 울렸고, 부모의 사랑은 진한 감동을 우리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지난 1일 위암으로 숨진 배우 고(故) 장진영씨의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큰 울림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드라마에는 인생의 슬픔과 비참함을 재료로 주인공의 파멸, 패배, 죽음 따위의
불행한 결말을 갖는 비극이 있고,
연애를 주제로 한 통속적이고 감상적인 멜로드라마와,
여러 에피소드를 지나 해피엔딩으로 매듭을 짓는 로맨틱 코미디가 있는데
사랑의 묘약은 로맨틱 코미디에 속하고 여배우의 사랑이야기는 비극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가 좋습니다.
현실에 사는 일도 늘 힘들고 어려운데 드라마까지 슬픈 것을 보는 것이 싫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네모리노가 사랑의 묘약 즉 포도주를 마시고 기분이 좋아지자
라라라 송을 부르는데 자기 그림자라도 잡을 듯이 뱅글 뱅글 돌면서 흥겹게
부르는 노래가 바로 우리도 기분이 좋아지면 랄라랄라 랄라 랄랄랄…하는
그 음절이었습니다.
천진난만하게 순진한 남자가 다시 말하면 마을에서 왕따를 당할 정도로
조금은 부족한 남자 엇지만 일편단심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시골마을에서 가장 똑똑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순수한 열정이 있는 남몰래 흐르는 눈물 같은 곡이 삽입된
사랑의 묘약 다시 봐도 재미있고 즐거운 내용이었습니다.

…………………..

세종 아카데미에서 이번 가을 학기엔 오페라를 수강합니다.
일주일에 한편씩 16주 동안 오페라를 감상하고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공부하는 내용을 정리해서 올려드리겠습니다.

순이

4 Comments

  1. 데레사

    2009-09-04 at 03:08

    순이님.
    이번에 오페라 공부하시는군요.
    멀리 일산에서 힘드시겠지만 또 즐거움도 크리라 생각합니다.

    행복하세요.   

  2. 희망

    2009-09-04 at 11:41

    멋지게 펼쳐 놓은신 글을 읽고 갑니다.
    영화배우 정진영의 사랑이야기를 언론을 통해 읽으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다시 그 생각을 공유하는 분의 얘기를 읽으니 그 사람이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오페라수강 멋지게 하시구요…
    좋은 공부 많이 하셔셔 또 멋진글을 기대 해 봅니다.   

  3. Lisa♡

    2009-09-04 at 12:36

    오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나의 오맨틱 가이드" 라는 걸 봤답니다.

    그리이스가 주무대이죠.   

  4. 벤조

    2009-09-07 at 04:33

    약장수가 쓰는 "사랑의 묘약", 흐흐,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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