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시즌에 어울리는 화려한 꿈 (호두까기인형)

할머니 때부터 교회를 다닌 집안이다 보니
크리스마스 절기는 명절보다 더 기다려지는 시즌입니다.
주일학교 다닐 때 동방박사가 나오는 연극 등을 보면서 늘 멀고도 아득한 세계를 향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부터는 동화 속으로 빠졌습니다.
생에 최초로 읽은 동화는 프란다스의 개었습니다.
네로와 파트라슈 그리고 네로의 여자 친구 아로아 …그들의 이야기는
아름답지만 어떤 부당함 때문에 많이 슬퍼했습니다.
그 후에 읽은 백조왕자 신데렐라 호두까기 인형 이런 동화들은
어린 날, 화려한 꿈을 꾸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텔레비전도 없던 시절 동화책 속에 나오는 그림을 보는 것으로
상상력을 키워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그만 손으로 감자를 깎아야 식구들 저녁끼니를 잇는 초라함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런 동화나라로 도피를 해서 맛있는 꿈을 꾸면서 견딜 수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호두까기인형 발레를 보는 내내 언젠가 그 속에 내가 있었던 것 같은
기시감이 들고 낯설지 않은 친숙한 느낌이 자리했습니다.
동심으로 돌아간 듯도 하고 경험한 듯도 한 그런 느낌은
내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던 것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런 기시감은 정말 기분 좋은 느낌 이었습니다.
내가 전생에 마리였을까?
저런 집이 내 집이었나?
멋진 왕자님과 눈의 나라에 갔었나?
좀 유치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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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에서 빌려온 사진)
아시겠지만 호두까기 인형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마리네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립니다.
성장을 한 사람들이 파티에 참석하려고 마리네 집으로 모입니다.
아이들은 마리의 대부인 드로셀메이어가 보여주는 마술과 인형들의 춤을 보면서
박수를 치며 좋아합니다.
마리는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는데 그것을 탐낸 동생이 빼앗으려다 호두까기 인형이 망가집니다.
슬퍼하는 마리에게 드로셀메이어는 호두까기 인형을 고쳐줍니다.
파티는 끝나고 다 돌아가고 한 밤 중 마리는 자신의 호두까기 인형이 걱정되어 아래층으로 내려와 망가진 호두까기 인형을 품에 안고 잠이 듭니다.
이때 드로셀메이어의 요술로 거실 안의 크리스마스트리가 거대하게 자라고,
트리 밑의 인형들도 생명을 얻어 움직입니다.

이 때 갑자기 생쥐들이 인형들을 갉아먹으러 나타나고 호두까기 인형은 장난감들과
힘을 합쳐 생쥐들과 전쟁을 벌입니다.
마리는 쥐 덧을 사용하여 쥐 왕을 죽여 쥐들을 물리칩니다.
그때 호두까기 인형은 왕자로 변해 마리를 대리고 크리스마스 나라로 여행을 떠납니다.
크리스마스 나라로 가는 길에 마법의 눈송이들을 만나 함께 춤을 추고
즐거운 여행을 합니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을 배경으로 주인공 소녀인 마리가 환상적인 꿈속으로 여행을 한다는
동화적인 내용을 기본 줄거리로 하여 장난감 병정, 쥐들의 왕, 눈의 나라,
크리스마스 나라 등 동화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어 어린이를 비롯하여 온 가족이 함께
하기에 좋을 뿐 아니라, 마리와 왕자의 로맨스도 있어 연인들도 보기 좋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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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에서 빌려온 사진)

커피향이 나는 아라비아의 춤
귀여운 용이 등장하는 중국 춤
러시아 춤 다 볼만 하지만 하얀 눈이 펄펄 내리는 눈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발레는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 아름다움이 돈의 힘이 아니겠는가? 해서 동화 속에 빠져있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해설을 하시는 선생님이 좀 야속하기도 했습니다.
꽃의 왈츠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입니다.
어쩌면 곡 하나 하나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발레의 안무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 음악을 능가하는 것은 나오기 어렵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면 공감을 했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발레도 차이코프스키 음악에 기대어 피어나는 작은 꽃송이에
불과했습니다.

2007년판 샌프란시스코발레실황 DVD를 주문했습니다.
이번크리스마스엔 이 DVD를 식구들과 보면서 다시 한 번 크리스마스
꿈속으로 가 볼까합니다.
모든 장면 중 "눈송이의 춤"은 여러 번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손녀가 생기면 동화책을 함께 읽고 조금 더 자라면 호두까기인형
발레를 보러 가는 꿈을 꾸어 봅니다.
지금이 마침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유니버셜 발레단과 국립발레단 러시아 정통발레단의 공연이
예술의 전당과 고양아람누리 등에서 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동화의 나라로 가 보는 것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화려한 마리의 꿈이 현실과는 아주 멀리 있어도 꿈을 꾸는 동안은 행복하니까요.

호두까기인형은 발레단이 먹고사는 생계수단이 될 정도로 늘 흥행에 성공하는 작품이랍니다.

다른 발레는 항상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군요.

크리스마스 시즌에 호두까기인형으로 벌어서 다른 시즌에 작품을 한다니

발레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온가족이 함께 발레를 보러가면 좋겠지요.

순이

4 Comments

  1. 데레사

    2009-12-11 at 03:13

    호두까기 인형을 크리스마스 시즌에 올리신 센스에
    동그라미 다섯개 쳐 드립니다. ㅎㅎ   

  2. 벤조

    2009-12-11 at 08:43

    잘 감상했습니다, 순이님.
    저도 디비디나 하나 사야겠습니다.
       

  3. 운정

    2009-12-11 at 08:55

    서초동 예술회관에서 오래전에 본 "호두까기 인형"이 생각나네요.
    1막이 공연중, 바로 앞 자리에 앉은 어는 어린두아이 엄마가 사진을 찍지 말라는 안내에도 불구하고 후레쉬터뜨리면서 사진을 찍는거에요.
    여러사람들은 공연에 심취하고 감상하는데 지장을 주는짓거리죠.

    1막이 끝나고 울 괴짜친구와 시비가 붙었어요,,,,잘했니 못했니 하며,
    결국 안내자가 와서 주의를 받고 ,,,

    엄마, 사진 찍지마,,,나지막하게 말하던 딸아이가 생각나네요.

    사실 공연도중 후레쉬터지면 시야에 방해가 되거든요,   

  4. 방글방글

    2009-12-14 at 10:28

    허락도 없이 이렇게 귀한 구경을
    하고 있어서 무례가 아닐까 염려됩니다.
    (죄송한 마음에 참, 잘했어요
    도장부터 얼른 찍어 드립니다~)

    음악책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주 보고 지내었던 ‘호두까기인형’ 을
    감상 잘 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셔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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