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있는 칭찬의 말

식구들의 먹을거리와 미각에 충실한 친구가 있습니다.

김장에 쓸 자연 염을 사러 소금이 나는 남해 어딘가로 가고
게장을 담글 때면 게가 잡히는 때를 따라 포구로 갑니다.
고춧가루는 주문해서 강원도 영월 어디에서 맞춤으로 해다 빻아서 쓰고
상추 등 푸성귀는 조그만 텃밭을 마련하여 직접 생산해 먹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비법도 남달라서 친구가 만든 요리는 정말 맛있습니다.
자기가 요리한 음식을 누구라도 맛있게 먹어주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답니다.
최대한 식재료를 자연에서 가까운 원산지에서 준비하고
조리하는 방법도 자기만의 비법이 있고 요리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고
재료와 조리한 음식을 보관하는 방법도 특이하고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노력을 남달리 하기 때문에 좋은 맛을 내는 것 같습니다.

친구에게 레시피를 잘 적어 두었다가 나중에 요리책으로 내라고 했더니
적어 두고 있다며 나중에 딸에게 물려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딸은 엄마가 음식에 매달리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
레시피는 엄마 혼자 즐기라고 하면서 귀찮게 여긴답니다.
그래도 컴퓨터를 못하는 엄마를 위해 워드를 쳐서
컴퓨터에 저장을 해 주기는 한답니다.

이번 아오모리 여행에도 찰밥을 한통 해가지고 와서 맛있게 먹으면서
"너무 너무 맛있다."고 감탄을 했더니
"수니아 네 딸 폐백음식 내가 해 줄까?"
딸 혼사를 앞두고 있는 나에게 이럽니다.
나는 여행을 위해 내 옷가방 하나 싸는 것도 힘든데 성의가 대단합니다.
이 친구는 새벽에 일어나 찰밥을 하고 강원도에서 구해온 더덕을 가지고 만든 장아찌에
오이지, 총각무 김치, 구운 김까지 싸가지고 들고 왔습니다.
국내에서 소풍을 가는 것도 아니고 일본까지 열 명이 먹을 음식을 들고 간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그것도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먹는 것이 아니라 도착 다음날 점심으로 먹을
음식이라 간수하기도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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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키호텔에서 아침저녁은 뷔페로 잘 먹으니까, 점심값은
낭비하지 말자고 해서 친구가 싸 가지고 간 음식입니다.
쇼핑센터 고객 휴게실에서 펼쳐놓고 먹는 찰밥은 그야말로 꿀맛이었습니다.
찰밥은 식어도 먹기 좋고 반찬은 얼마나 맛있는지요.
그러니 음식을 준비해온 , 요리에 취미가 있는 친구에게 칭찬이 저절로 수다스럽게 나왔습니다.
원래도 맛있으면 수다가 많은 사람인데 총각김치는 아삭 거리는 맛이 일품이고
귀한 더덕장아찌는 몸에도 좋겠지만 어릴 때 우리 할머니께서 해 주시던
그런 맛이 나서 더욱 좋았습니다.
이러니 친구에게 감사한 마음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랬더니 맛있게 먹어주고 맛있다고 칭찬해주니까 너무 좋아서
폐백음식까지 해 주겠다고 나서는 것입니다.
나야 더 바랄 나위가 없지만 사는 곳이 너무 멀어서 우리 집까지 오고가기가
쉽지 않아서 걱정을 했더니 "놀이 삼아" 친구 한명 더 불러서 해 주겠답니다.
그러나 부엌에서는 커피한잔 정도 타서 마시는, 살림이라고 모르는 가짜주부가
사용하는 주방에서 무슨 폐백 음씩까지 만들 수 있을까 염려된다고 했더니
요리기구도 자기가 가지고 오면 된답니다.
어쩌면 친구 덕분에 사돈댁에 내가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솜씨 자랑을 할 것도 같습니다.^^
이렇게 친구 덕을 보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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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키 호텔 아침저녁 뷔페에서 먹는 스테이크가 얼마나 연하고 맛있는지
생전 고기도 못 먹어본 사람처럼 무지 먹었습니다.
세 번이나 고마키 호텔을 다녀간 친구가 첫날 식사시간에
스테이크가 젤 맛있다고 하기에 난 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니까
건성으로 들었는데 그래도 일단은 한 접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갓난아기 손바닥만 한 크기로 세 점을 금방 구워서 조그만 접시에 담아서 줍니다.
자리에 앉아서 그걸 한 점 입에 넣었는데 내가 고기를 씹었나?
할 정도로 고기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기분이 듭니다.
평생에 가장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고기 세 점을 눈 깜빡 할 사이에 먹고 나서 더 먹고 싶지만
체면상 더 먹을 수 없어서 생선회랑 다른 야채를 가져다 이것저것 먹어보지만
고기에 대한 유혹은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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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를 차린 친구가 “수니야 고기 맛있지? 더 가져다줄까?” 묻습니다.
마음이야 굴뚝같았지만 대답을 못하고 웃었습니다.
친구가 자기 음식을 가지러 간 김에 내 것까지 가져다줍니다.
내가 맛있게 먹었더니 다른 친구도 한 접시 가져다줍니다.
혼자서 소고기스테이크를 한끼에 300g쯤 먹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도 맛있는 음식이 얼마나 많은지 열심히 먹었습니다.

(이러니 살이 안쪄요? ^^)

지금도 고마키 호텔의 뷔페식당 그중에서도 스테이크가 또 먹고 싶어집니다.
단체 투어를 다니면서 이렇게 맛있고 푸짐하고 위생적인 음식을 먹어보기도 처음입니다.

이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 있으시지요?
음식을 먹을 때는 준비한 손길을 감사하면서 맛있다고 칭찬해 주면
점점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진리 말입니다.
아내가 해 준 음식을 남편이 맛있게 먹어주면 아내는 더욱 신이 나서
더 잘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음식타박을 하면 점점 더 못 얻어먹게 됩니다.

저는 요리를 못하고 주부로서의 기능은 빵점인 대신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으니까 "수니는 뭐든 잘 먹는다"고 하면서 저에겐 누구라도 더 먹이고(?)

싶어하기 때문에 어디서든 먹을 복이 많습니다. ^^

이렇게 잘 먹는 자랑하는 거 이미지 관리상 좋지는 않지만
먹는 유혹에 약한 아줌마의 모습이기도 하니까 그러려니 하고 봐주세요.
일본 아오모리 여행은 배불리 잘 먹고 온천하고 편안하게 쉬면서
친구들과 지낼 수 있어서너무 즐거웠습니다.

아오모리 여행후기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순이

5 Comments

  1. 단소리

    2010-02-19 at 07:38

    행복이 만땅이십니다.
    그 행복 오래도록 간직하시면 좋겠습니다.

    작은 항의가 있는데,
    맛있게 먹어도 잘 안해주는 사람도 있답니다.
    오래도록 살다보면 해 주는 게 별 재미가 없는 모양이지요?^^   

  2. 라금자

    2010-02-19 at 08:39

    말씀도 아주 맛깔스럽게 잘 하십니다. 저도 그런 재주가 있으면 이렇게 오래도록 블러그에 글을 못올리지 않을텐데..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3. Lisa♡

    2010-02-19 at 12:03

    수고많으셨습니다.^^*   

  4. 데레사

    2010-02-19 at 21:01

    음식솜씨 좋은 사람이 제일 좋던데요.
    제 친구 도 그런 사림이 있어요. 그래서 여행에 그 친구가 끼면
    정말 행복해 지거든요.

    약국, 일요일은 쉬지요?   

  5. jhkim

    2010-02-21 at 12:40

    음식을 먹는모습을 보노라면
    그사람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더군요
    무조껀 타박하는사람
    음식점 종업원에게 무조껀 하인 대하듯하는 사람
    대게의경우 경비부담은 한푼도 안하는사람이 음식 타박하거나 큰소리치거나
    못된짓은 도맡아 하거든요
    잘먹고 기분좋게 분위기를만들어가는습관이
    동행한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안겨다주거든요
    순이님 언제 식사한번모시지요
    최목사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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