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잘것없는 이에게 해 준 것이 (울지마 톤즈)

"가장 보잘것없는 이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예수의 말씀을 실천한 한 아름다운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묵상

십자가 앞에 꿇어 주께 물었네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
총부리 앞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이들을 왜 당신은 보고만 있냐고

눈물을 흘리면서 주께 물었네
세상엔 죄인들과 닫힌 감옥이 있어야만 하고
인간은 고통 속에서 번민해야 하느냐고

조용한 침묵 속에서 주 말씀하셨지.
사랑
사랑
사랑 오직 서로 사랑하라고

(고 이태석 신부가 학생 때 작사·작곡한 성가 ‘묵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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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로 만든 기록 영화 "울지만 톤즈"를 봤습니다.
지금 극장에서 개봉되고 있는 영화인데도 텔레비전으로 통신회사에
비용을 지불하면 집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저녁에 집에 들어와 만원을 결제하고 영화를 틀었습니다.
작은 도치는 너무 슬퍼서 보기 싫다고 하는 것을
슬픈 것도 볼 필요가 있다고 꼬드겨서 같이 봤습니다.

아직도 오랜 내전이 진행 중인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라는 마을에서
헐벗고 굶주리고 병든 아프리카인들을 돌보는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눈물이 저절로 눈에서 넘쳐흘렀습니다.
피부가 검어서 흑인이라고 하지만 흑인 중에서도 완전 진한 검정색으로
치아만 유난히 하얗게 보이고 키는 아프리카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큰 종족이라
옷을 입은 모양이 기다란 막대기에 옷을 걸쳐놓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수단은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내전으로 인해 모든 게 황폐해졌습니다.
그곳도 남 수단과 북 수단으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개인이나 국가나 오랜 싸움을 하면 남아나는 것은 없습니다.
말라리아와 콜레라 등으로 약도, 치료도 없이 사람들이 죽어갔는데
이태석 신부는 그런 곳에서 의술을 펼쳤습니다.
벽돌을 구워서 병원을 짓고 태양열을 이용하여 전기를 일으켜
냉장고에 백신을 저장하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한센병 환자를 치료하고
브라스밴드를 조직해서 음악을 가르치고 ….
정말 못하는 것이 없는 신부님이셨습니다.
하루 종일 환자를 보고 피곤해서 누운 늦은 밤이라도 환자가 찾아오면
싫은 기색하나 없이 노크를 두 번 이상 하게 한 적이 없다고 하는 분
그런 분이 자신에게 오는 이상은 느끼지 못하셨습니다.
자신의 몸은 돌보지 않고 혼신을 다해 그분들을 돌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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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백, 일당 천, 아니 그보다도 더 많은 일을 하고 톤즈에 없어서는 안 될
귀한 분인 이태석 신부가 암으로 세상을 뜨는 모습은 정말 마음 아픕니다.
항암 치료중에 모친이 병문안을 오시면 링거줄을 감추고 쇠약해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몸을 단정히 하고 어머니를 맞았다고 합니다.
이런 신부님은 톤즈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돌 볼 수 있게 두시지
왜 암으로 데려가시는지 하나님의 뜻을 알 수가 없습니다.
너무 고생스러우니까 이제 그만 하고 쉬라는 것일까요?
누가 이태석 신부님을 대신해서 그 일을 할지는 모르지만
진정 따뜻한 마음으로 우러나서 그분처럼 헌신할 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피아노로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치던 그분의 모습
투병 중에도 톤즈 사람들을 걱정하면서 아프리카로 돌아갈 꿈을 접지 않으시던 분
짧은 생애지만 정말 알차게 사신분의 일대기를 눈물을 연신 훔치면서 봤습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강제로 하라는 것도 아닌데 진정한 인간애를 발휘하고
짧은 생애를 살다가 가신 이태석 신부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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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사는 분도 있는데 생업으로 하는 일에도 참을성이 부족하여
작은 화를 참지 못할 때가 많은데 영화를 보는 내내 부끄러웠습니다.
조금 더 마음을 낮추고 이웃을 위해 봉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따뜻한 이웃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만 아니라 다른 나라사람들에게도 전해지면 또 다른 한류가 되지 않을까요?
이태석 신부님이 어릴 때 벨기에 출신인 다미안 신부에 대한 영화를 보고
사제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미안 신부는 한센인을 돌보다가 자신도 한센병에 걸려 49세에 돌아가신 분입니다.
이 영화를 본 젊은이들 중 이태석 신부의 뒤를 이을 선한 목자가 많이 나타나길 바랍니다.

메마른마음을 정화시킬 영화, "울지마 톤즈"를 권해드립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일상의 작은 상처들은 그대로 치유 받고
일상의 어려움을 좀 더 견디기 쉬워질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착한 능력은 참 무한한 것 같습니다.

순이

6 Comments

  1. 이나경

    2011-01-06 at 23:59

    저도 그 영화를 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과 울기가 주특기인 제가 보고 너무 울어서 아마 며칠은 아프지 않을까 싶어서 자꾸만 회피하는 두 가지 마음속에서 아직도 서성입니다.
    예전에 서편제를 보고, 타이타닉을 보고도 울어서 병이 났었기에 ….
    그래도 순이님 글 보며 용기내어 봐야겠구나 생각합니다.
    아이들 모두 앉혀 놓고 같이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2. 소리울

    2011-01-07 at 01:46

    몇 번을 보아도 또 다른 감동이 있는 영화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아이들이 악기를 다루고 그 음악으로 감정을
    자연적으로 정화시키는 과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억지로가 아닌 자연스러움으로 그냥 가슴으로 산 분인 것 같아서 더더욱 그립습니다.
       

  3. 운정

    2011-01-07 at 11:26

    지난 겨울 주일 미사드리고,
    단체로 춘천에가서 "울지만 톤즈"를 보고 울었어요.

    사제로서 최선을 다하신분을 위하여 기도 드립니다.
    정말 훌륭한 신부님이십니다.   

  4. 생각하기

    2011-01-10 at 11:24

    KBS에서 영화 소개를 하는 걸 봤습니다.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또 여기서 확인합니다.
    남에게 자신을 헌신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서는 가능치 않겠지요.
    훌륭한 분을 보는 것은 그 자체 만으로도 가슴 벅찬 행복일 것입니다.
    꼭 보겠습니다.    

  5. 도토리

    2011-01-11 at 03:55

    ‘친구가 되어주실래요?’라는 그분이 쓰신 책을 어제 다 읽었습니다.
    책도 감동이었어요…^^*   

  6. 벤조

    2011-01-11 at 08:26

    저도 오늘 보았습니다.
    눈 속에 파뭍혀서요.
    당연히 울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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