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반대하는 결혼을 하기 위한 딸의 애교와 협박

내가 사랑하는 아빠
난 저 남자를 좋아해요 그는 멋있어요. 정말 잘생겼어요.
명동으로 결혼반지를 사러가게 해 주세요.
네? 네? 아빠 반지 사러 가고 싶어요.
만약 저 남자와 결혼이 안 된다고 하시면
성수대교 다리에서 한강으로 떨어져 죽을래요.
저 괴로워요, 가슴이 아파요.
오! 하느님 정말 죽고 싶어요.
아빠 나를 불쌍하게 여겨 주세요.

이런 말을 딸에게 듣는 다면 아빠는 어떤 태도를 취할까요?
대게의 아빠들은 “그래 너 좋다면 해라! 죽는 다는 소리만 하지 마라.”
이러며 쩔쩔 맬 것 같습니다.
어떤 남자 분에게 물어봤습니다.
“만약 딸이 저러면서 결혼하게 해 달라고 매어 달리면 아빠로서 어떨 것 같나? “고 했더니
마침 그분은 아들만 둘이라서 그런지 "그냥 내어 쫓지 뭐."이렇게 장난으로 말씀하시던데
내 생각에 딸에게 저런 소리를 들으면 사윗감이 아무리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허락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 노래는 푸치니의 오페라 "자니 스키키(Gianni Schicchi)"에 나오는
여주인공이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시켜 달라고 아버지에게 조르며
만일 그렇게 안 된다면 강물에 뛰어 들겠다고 애교 반 위협 반으로 호소하는 가사로,
애절함이 배어있는 아리아입니다.
소프라노라면 누구나 한번은 불러보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감미로운 곡입니다.

푸치니의 오페라 “자니 스키키(Gianni Schicchi)’를 몰랐을 때도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라는 아리아는 자주 들어 봤기에 친숙한 아리아 입니다.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라는 노래는 무척 아름답고 애절하여 제목과 연상시켜보면
효성이 지극한 딸이 아버지를 사랑해서 아버지를 찬양하느라 부르는 노래인줄 알았습니다.
가사 내용도 모르고 오 미오 바비노 까로…. 이러며 흥얼거리기도 했습니다.

O mio babbino caro,
mi piace e bello, bello;
vo’ andare in Porta Rossa
a comperar l’anello! …………….

이태리 원어를 알 턱없는 나는 느낌으로 아리아의 내용을 짐작하기로는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나는 아버지를 너무 사랑해요
아버지는 너무 멋있어요.
저를 이렇게 사랑으로 길러주시고 예쁜 옷도 사주시고
잘 길러주셔서 감사해요.
하나님의 축복이 아버지께 내리시길 빌어요….
대략 이러리라고 짐작을 했었습니다. ^^

번역된 가사를 보면 이렇습니다.

오 나의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저는 그를 사랑해요. 그는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우리는 함께 포르타로사로 가서 반지를 사고 싶어요.
예, 저는 가고 싶어요.
제가 그를 헛되이 사랑하는 것이라면
뽄테 베키오 다리로 달려가겠어요.
달려가서 아르노 강에 몸을 던지겠어요,
내 이 괴로움을, 이 고통을!
오, 신이시여, 저는 죽고 싶어요.
아버지, 저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번역된 내용을 보면 딸(라우레타)이 아버지(자니 스키키)에게 협박을 하는 내용입니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아빠가 승낙해 주지 않는다면
성수대교에 가서 한강에 빠져 죽겠다고 협박하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오페라 아리아는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과 실제의 내용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대개 제목을 아리아 가사 첫 줄을 따오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 집니다.
이 곡도 마찬가지로 가사에서 보듯이 첫줄이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입니다.
만약 이 오페라 아리아를 아버지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부른다면 내용은 정반대로
아버지를 축하하는 내용이 아닌 협박하는 내용을 부르는 것이 됩니다.

언어와 상관이 없이 듣는 것이 아리아이기도 하니까 가끔 그러기도 합니다.

오래전 친구 아버지칠순잔치에 갔는데 성악가가 와서 부르는 노래가 이 노래였습니다.

그래도 당연히 아버지 찬양가인줄 알고 즐겁게 들었습니다.^^

가사의 내용이야 어떠하든
이 아리아는 소프라노 가수라면 누구라도 부르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마리아 칼라스로부터 아그네스발차 안나 레드랩코 안젤라 게오로규
우리나라 신영옥 조수미 홍혜경씨등 수많은 소프라노들이 불렀습니다.
저도 이 아리아 좋아합니다.

순이

1 Comment

  1. 4me

    2011-05-26 at 01:17

    저도 참 좋아합니다.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순이님, 오랫만에 촉촉한 글 읽게 되어 기쁩니다.
    하는일도 없이 대충 살면서도 날마다 동동거리며 바쁜척을 합니다.

    딸아이가 반대할 필요가 없는 사윗감을 데려와줘서 참 고마웠습니다.
    잘 살아주는 모습도 고맙구요.
    근데, 주변에서 반대하는 엄마를 만나면 양쪽의 입장이 다 이해가 되어
    더욱 안타깝더군요.

    잘 계셨죠?
    어느 새 주말이 가까워옵니다.
    좋은 날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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