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 날
큰딸과 사위 그리고 손자 건이와 호수공원에 나갔습니다.
날씨가 맑고 바람도 잔잔하여 호수공원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유모차에 건이를 태우고 산책을 하려고 계획했지만 볕이 너무 따가워서
포기를 하고 나무그늘이 진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그늘마다 사람들이 모여앉아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얘기꽃을 피우고 있거나 무연히 호수를 바라보는 분도 있었습니다.
전에는 못 봤는데 새로 아코디언 연주를 하는 분이 있습니다.
어릴 때 강릉단오제에 가면 약장수들이 연주하던 그 노래들이라
오래 전 추억이 되살아나는 듯 했습니다.
울고 넘는 박달재, 홍도야 울지 마라, 나그네 설움….
이런 노래는 아코디언과 궁합이 잘 맞아서 듣기 좋습니다.
아마 아코디언 연주로 듣는 것이 익숙해서 그럴 것도 같지만
옛날 노래는 아코디언을 위해 만든 노래 같기도 합니다.
약간의 우울과 공허와 슬픔이 묻어나는 소리에 추억이 풀려 나옵니다.
아코디언 연주로 흘러간 옛 노래를 들으며 벤치에 앉아 있자니
건이가 추억에 잠겼는지 스르르 잠이 듭니다.
산뜻한 공기와 멀지 않은 곳에서 연주되는 아코디언 음악에 잠이 왔나 봅니다.
잠든 아기를 내가 볼 태니 자전거라도 타고 오라고 건이 엄마 아빠를 보내고
들고 간 겔럭시 탭을 열어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카카오톡으로
형제들에게 메시지를 넣습니다.
"건이네 식구들과 호수공원 나왔슴…"
다들 바쁜지 아무도 응답이 없기에 벌쯤 하여 잠자는 아이 유모차
손잡이를 잡고 혼자 생각에 잠깁니다.
내 아이들이 어릴 때도 난 몸 움직이는 것을 싫어해서 벤치를 지켰는데
이제 손자가 생기니 더욱 벤치를 지키는 벤치자키구나…..
나이 먹으면 점점 더 이런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야구 선수들 중 시합에 나가지 못하고 덕아웃을 줄기차게 지키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나는 늘 구경꾼으로 살기를 좋아하는 습성이 있나 봅니다.
아이들 어릴 때 가족들과 수영장을 가면 물에 들어가는 것이 싫어서
물가에 앉아 책을 보며 가족을 기다렸습니다.
아이들이 “엄마도 함께 풀에 들어가 수영하자”고 아무리 졸라도
수영장 물속에 몸 담그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에 들어가는 것이 좀체 싫었기 때문입니다.
놀이동산에 가도 아이들과 남편은 열심히 뛰어다니며 놀이기구를 타고 노는데
난 어떤 장소에 앉아서 가족을 기다리며 책을 봤습니다.
식구들이 다 함께 한라산에 올랐을 때도 중간 휴게소에서 혼자 기다렸습니다.
요즘엔 모임에서 노래방을 가면 객석을 줄기차게 지킵니다.
다들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하고 싶어 하는데 나는 노래도 잘 못하지만
나서서 노래 부르는 것도 싫어합니다.
그래서 내 별명이 월 플라워, 젖은 담요, 빙초산 등 여러 가집니다. ^^
건이 엄마아빠는 둘이 타는 자전거를 빌려서 공원을 한 바퀴 돌아옵니다.
짙은 녹음과 맑은 햇살이 어우러지는 호숫가를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는
모습이 너무도 예뻐서 보이지 않을 때 까지 바라봤습니다.
호수를 한 바퀴 돌아온 사위가 나에게 자전거를 타라고 하는데
그냥 벤치를 지키는 것이 취미라고 하면서 웃었습니다.
건이도 한 숨 푹 자고 나고 자전거 타는 일도 끝나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차 속에서 건이를 안았습니다.
이제 다리에 기운이 오르기 시작해서 안고 있으면
무릎 위에서 폴짝 폴짝 뜁니다.
남자아기라서 그런지 몸놀림이 제법 과격하고 에너지가 넘쳐납니다.
우리 건이가 걸음마를 배우고 글을 깨우치고 초등학교 입학을 하고….
그걸 바라다보며 훈수를 두겠지요.
건아! 이리와! 이리와 봐! 걸음마~ 걸음마~
이건 가, 이건 나, 이 글자는 다…. 이러면서요.
나는 내 소질에 맞게 벤치에 앉아서 입으로만!
여전히 덕아웃을 지키는 벤치자키로 나이 들어 갈 것 같습니다.
다 선수로 뛰는 것 보다 벤치를 지키는 사람도 필요할 테니까요.
할머니는 덕아웃을 지키는 것이 더 어울리긴 해요. ^^
순이
안영일
2011-09-15 at 23:23
주인장 순이님께 저의입장에서 조금 심한 표현을 해봄니다, ***말루만 사랑을 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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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큰놈딸이있었다며는 조금더 아기자기했겠지요 ? *저는 사람의 갱년기 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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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두녀석이 (8살 4,5살)이 이곳에서도 힘들다는 사림국민학교 돈으로 환산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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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금 토 일 흥이나면 하는데 주로 한식에 애들은 매달림니다, 이음식또한 제 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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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 집과 (부동산 ) 새께에게 준 사라의 입장에서는 현제분들중 어느누구든 자식에
모든것을 주신분이 계신지 궁금함니다,세 항상 건강 하십시요, 6식구먹은자리 식구는
낯에 일하고 오고 그래서인지 항상 밥하고 반찬하고 설거지하는 제집입니다,
뒤에는 손주둘 멱따는소리하면서 지 애비와 뛰고 곧 한아름간다나 ? 우리집의 풍영입
니다 내일모래 토요일은 즐거운 손주들의 할배할매와같이자는 날로 기다려지는 할배
입니다, 건강 하십시요,
Lisa♡
2011-09-17 at 03:18
건이 너무 예쁘네요.
순이님 행복하시겠어요.
근데 엊그제 아가씨더니 언제 저렇게
예쁜 아이를 ..세월 빠릅니다.
리나아
2011-09-17 at 04:21
불과 몇해전 ..계란한판..이 기억나요.
근데 한사람이 세사람으로.. 한가족의 모습이 너무 이쁘네요.
소리울
2011-09-21 at 17:13
바람솔솔 소나무 방귀 뽕뽕 뽕나무는 복사하신다더니
덕아웃으로도 가능한 음률인데요.
옛노래는 사실은 퇴물이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