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가난의 문제이기도 하고 개인의 재난

워싱턴에서 나이아가라를 지나서 캐나다를 돌아 다시 뉴욕으로 오는 여정에서
현지식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식사는 뷔페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일이었습니다.

아침은 호텔에서 토스트나 와풀 같은 것으로 간단하게 먹고 출발하면
가다가 도로변에 위치한 화장실 볼일을 볼 수 있는 곳에 정차해서
뷔페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됩니다.
어느 땐 점심 저녁을 내리 뷔페로 먹게 됩니다.
뷔페로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지만
먹는 일에 대해 혐오감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인간이 사육당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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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뷔페는 결혼식 하객들에게 대접하는 음식이기도 하고
마음먹고 가는 곳이 뷔페식당인데 미 동부에서 캐나다를 오고가는 길에 들린
뷔페식당은 아주 서민들이 이용하는 곳이었습니다.
많은 여행객이 한꺼번에 들어가 빨리 먹을 수 있는 곳이라서
편리함 때문에 선택되는 장소입니다.
뷔페의 음식은 가짓수가 많고 내 맘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돼지고기 소고기 양고기 스테이크 햄 등 각종 가공식품
닭튀김 고기튀김 감자튀김 같이 기름에 튀긴 음식
콜라 사이다 환타 같은 탄산음료의 무제한 리필
야채 과일 빵 케잌 머쉬멜로 스파게티 등이 길게 서너 라인 씩 음식이
진열되어 있어서 그것을 입맛대로 담아와 먹으면 됩니다.
일면 얼마나 민주적이고 고상하고 좋습니까?
음식이 준비되어 있어서 접시만 들고 다니면서 골라 먹으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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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페식당의 규모는 한꺼번에 1000명 이상 들어가는 대형 장소이고
자리가 나기 무섭게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 바삐 음식을 고르고 열심히 먹고 나갑니다.
단체로 투어 하는 여행객에게는 한 구역을 정해 주어 그곳에 모여
식사를 하게 되어있습니다.
음식을 가지러 음식 앞을 지나다 보면 어느 곳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데
개구리 뒷다리가 튀겨져 나오기를 줄서 있다가 주방에서 음식이 나오면
접시로 한 가득씩 욕심껏 가져가는 모습입니다.
별미라는 거지요.
그 개구리 뒷다리를 공급하려면 하루에도 수만 마리의 개구리가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공급이 되는지 궁금했습니다.
뷔페에 가면 처음엔 많이 먹을 듯이 접시 가득히 음식을 담아 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게의 사람들은 생각보다 그렇게 많은 양을 먹지 못합니다.
많이 먹는 사람들은 현지 주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기름기가 채 닦이지 않은 지저분하고 이빨빠진 접시 아니면 싸구려 플라스틱 접시에

담아다 먹는 음식은 먹기전에 우선 질리기 부터 했습니다.

현지인의 비만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목 아래 부분부터 무릎 까지가 거의 드럼통 같이 부풀어 있거나
배가 오뚜기 같이 나왔고 의자에 앉으면 의자가 부서지지 않을까 염려가 될 정도 입니다.
100kg 정도는 양호해 보이고 150kg이 넘어 보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날씬한 체형이 드물게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비만의 문제를 안고 있는데 그들의 식탐 또한 대단했습니다.
그들이 커다란 접시에 담아온 어른 손바닥보다 커다란 스테이크 각종 튀김 스파게티
콜라 등을 칼로리로 환산하면 그 한 접시만도 3000 칼로리는 넘어 보였습니다.
비만한 사람들은 옷맵시 같은 것은 포기한지 오래인 듯 푸대 자루 같은 티셔츠에
헐렁한 바지를 앉으면 의자가 부서질 것 같은 큰 체격에 아무렇게나 걸치고
열심히 고기를 썰어 먹는 것을 보면서 풍요로움이 재앙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뚱뚱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그분들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개콘 "아빠와 아들"에 나오는 사람들 정도는 평범해 보였습니다.

비만이 가난의 문제라고 지적한 기사가 있었는데 그 말이 맞는 말입니다.
가난하면 굶주림을 생각할 정도로 우리는 배고픈 가난을 경험한 세대라서
잘 먹는 사람들을 왜 가난하다고 말할까 했는데 뷔페식당에 가보니 절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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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탄에 오니 비만한 사람들은 그다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칼로리를 따져서 양질의 식사를 하고 운동을 하고 자신의 몸을
잘 다스려서 올바를 체형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칼로리 높고 고열량 식사를 대책 없이 하는 뷔페식당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는
삶의 질이 달라보였습니다.

비만은 성인병의 원흉이 되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없지만
싼 값의 음식을 절제 없이 먹는 뷔페식당에서는 통하지 않는 일입니다.
비만 때문에 관절에 무리가 오는 체중을 지탱하기 위해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고 혈압 같은 심혈관 질환 당뇨 같은 내분비 질환
관절의 문제는 그들에게 불 보듯 번 한 일이지만 인간이 싼 값의 음식에
사육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비만은 개인의 문제를 떠나 국가 재난이라고 보여 졌습니다.
풍요로움이 또다른재난이 되는 이 아이러니는 …..

순이

2 Comments

  1. 참나무.

    2012-07-08 at 00:15

    여행 후 가장 오래 기억되는 건
    결국 만났던 사람들 이야기라지요
    순이 님 여행, 잘 읽고있습니다

    오늘 비만 이야기 저도 반성하면서…;;    

  2. TRUDY

    2012-07-09 at 16:38

    한국에서 6개월정도 생활하다 미국으로 다시오면
    열이면 열 다 뚱뚱해 보입니다. 키5’4" 몸무게 55키로인 저도 한국에서는
    날씬쪽에 안 들어가니까요. 그렇긴 하지만 돼지가 사람 형상을 하고 걸어가고
    있는 모습들을 자주 만날수 있는데요 잠시 보는것 만으로도 힘들어 보여서
    마음으로 부담이 오죠. 디룩디룩 철렁철렁 그래도 멋 부린다고 나름대로
    하고 다니는 꼴들은 함마디로 코메디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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