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보다 더 필요하고 확실한 노후보험

요즘에 공무원연금을 비롯한 연금문제로 국회가 시끄럽습니다.
저도 내년부터는 연금 받을 나이가 되어서 관심이 많습니다.
나는 자영업을 했었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얼마 안 되지만
공무원으로 오래 있던 친구는 매달 300만원이 넘게 수령하는 사람도 있고
200만 원 이상 받는 친구도 여럿입니다.
월급쟁이를 하면 그나마 월 급여액에 비례해 50% 정도 받는 다고 하니
나는 월 수령액이 얼마 안 될 것 같습니다.
65세 이상이 되면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고 연금을 받게 되어
친구들이 젊을 때 보다 경제력이 좋아졌습니다.

실제론 연금을 못 받는 노인 분들이 더 많고
노인빈곤이 사회의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자녀들의 부양을 받지 못하는 세대이기도 하구요.
우리는 당연히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시대에 살았고
요즘 젊은이들은 "누가 부모를 모시고 사느냐?"고 하면서 안 모시는 것이 대세이고
부모입장에서도 "자녀에게 기대지 않고 늙어도 부부끼리 따로 살거나
혼자 남게 되면 실버타운에 들어가겠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노후에 받는 연금에 따라서 삶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연금은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노후에 연금만 많다고 될까요?
우리 글쓰기 모임에서 나와 동갑인 분이 얼마 전 회갑기념으로
남편과 여행을 다녀왔다고 자랑을 하기에
나는 우리 친구들과 회갑을 기념해서 6월초에 여행갈 예정이라고 말했더니
몇 명이 같이 가냐고 물었습니다.
확정된 인원이 현재 11명이라고 했더니 그렇게 많이 가냐고 놀라더군요.
매달 만나는 친구가 15명이라고 했더니
"노후보험 단단히 준비하셨네요."라고 하더군요.
함께 늙어가는 친구가 노후보험이라는 겁니다.
나도 그 말에 완전 공감을 했습니다.

어제도 친구들과 인사동에서 모여 점심을 먹었는데
식후에 친구가 신문지 두 장을 식탁위에 펴더니
식탁 밑에 있던 커다란 비닐자루에서 상추를 꺼내 놓습니다.
연한 상추 잎사귀가 상위에 가득 펼쳐졌습니다.
각자 담아가지고 갈 비닐봉지와 소핑백도 준비해
나누어 주면서 각자 필요한 만큼 담아 가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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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작년까지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했는데
양평어디에 땅을 사둔 것이 있는데 거기에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요즘 한창 상추가 너울너울 자라고 있어서 모임에 나오기 전에
이르게 가서 뜯어다가 친구들을 주려고 가져온 것입니다.
야채상도 아니고 옷을 예쁘게 차려입고 커다란 비닐자루를 들고 오기
쉽지 않았을 터인데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겁니다.
집에서 살림하는 것이 취미인 친구들은 열광을 합니다.
*야~ 이 상추가 얼마나 맛있는지 먹어본 사람만 알지~
*상추위에 드래싱만 뿌려서 먹으면 되
*밥 위에 상추를 썰어 넣고 비벼먹으면 맛이 최고야
내 옆에 앉은 친구는 정말 좋아했습니다.
나는 살림을 안 하니까 사진이나 찍고 멍하니 있었더니
옆에 앉은 친구가 손수 비닐봉투에 담아서 주면서
집에 가서 고추장 넣고 비벼먹으라며 즉석에서 레시피까지 알려줍니다.

음식을 만드는 일에 감이 떨어지는 사람이긴 하지만
따끈한 밥 위에 갓 수확한 여린 상추를 넣고 참기를 한 방울과
계란후라이를 얹어서 고추장으로 비벼 먹을 생각을 하니
금방 밥을 먹은 끝인데도 입안에 군침이 돌았습니다.
어떤 친구는 상추를 보며 입맛까지 다시더니 씻어 왔다는 말을 듣고
즉석에서 아삭거리며 먹기도 했습니다.
음식점 주인도 우리가 오래 단골로 가니까 우리의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고 있어서 소쿠리를 가져다 달라고 해서
한소쿠리 가득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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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은 저녁에 카톡으로 상추 잘 먹었다고 자랑들이 대단합니다.

이래서 친구를 노후보험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
친구들을 주겠다고 수고를 마다않고 새벽 일찍 밭에 나가 뜯어서
상추를 담은 커다란 비닐자루를 인사동까지 들고 오고 나누고 하는
일들이 다른 인간관계에서는 가능할 것 같지 않습니다.
예쁜 우리 친구들!
나의 친구보험은 다른 연금처럼 깎이는 일도 없고
늘 든든하고 안전한 노후보험입니다.
어쩌면 노후에 국민연금 보다 더 필요한 보험이 친구보험인 것 같습니다.

순이

3 Comments

  1. 데레사

    2015-05-17 at 04:29

    친구들이 노험보험 맞습니다.

    저도 퇴직후 처음 나왔을때는 동창들이 한 스무명 정도
    모였는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먼저 가버린 친구도 생기고
    아파서 못 나오기도 하고 또 남편이 아파서 못 나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열몇명은 꾸준히 모입니다.

    단체카톡을 해놓고 아침, 저녁으로 안부도 묻고
    사진도 올리고….. 재미있고 든든합니다.
    이제는 돈 아낄 나이도 아니니 서로 밥 사겠다고도 하고요.

    순이님.
    지금 뭐하세요?

    나는 성당 다녀와서 딸하고 이마트에 장보러 갈려고 하고 있습니다.   

  2. 말그미

    2015-05-18 at 15:35

    아~
    친구들, 훌륭한 노후보험이지요.

    우리도 가장 허물없이 만나는 친구들이 대학친구보다
    고교친구들입니다.
    거의 50년지기가 넘는 친구들이라 어릴 때 만났지요.
    타산적이지 않고 떠뜻합니다.

    든든한 우정 오래 아름답게 지속되시길 바랍니다.   

  3. TRUDY

    2015-05-18 at 22:08

    여럿이 만나다 보면 오해의 소지도 생길텐데
    이해심 많은분들로 뭉치셨나 봅니다.

    예전에 어릴쩍 간장으로만 밥을 비벼도 맛있었습니다.
    요즈음도 쌀 종류도 왜 그리 다양한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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