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결혼시키고 나면 끝인가 하지만

자녀가 짝을 찾아 결혼하고 나면
인생의 숙제를 다 마친 듯 홀가분함이 있습니다.

낳고 기르고 공부시켜서 성인이 되어 제 밥벌이를 하고 결혼까지 하는 일은
부모의 소관이고 당연히 지켜봐야 할일입니다.

오히려 자녀가 결혼 후에 생기는 여러 가지 일들은
복잡해지고 풀기 어려운 난제들이 더 많더군요.
짝을 찾아 결혼하면 끝인가 여기는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결혼한 자녀에게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걱정하고
자꾸 부부싸움을 하거나 못 살겠다고 하는 통에 보통 난감한 것이 아닙니다.

여태는 친구들과 만나면 자녀 결혼 시키는 것이 큰 문제이자 화두였는데
지금은 결혼시킨 자녀가 잘 살고 있느냐가 서로에게 높은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네 아들 결혼해서 잘 살지? “ 이렇게 묻는 것은
입시철에 “네 아들 어느 대학 갔니?“ 라고 묻는 것만큼이나 조심스럽고
하기 어려운 말이 된 것입니다.

짝을 맺어 주었으니 이제는 내 자녀에서 누구의 아내로 누구의 엄마로
살아가기 때문에 내가 내 아이를 전적으로 책임져야하는 일에서 벗어났다고
안심 하는 일도 잠시이고 또 다른 더 큰 걱정이 생겨납니다.

며칠 전에는 지인이 울면서 하소연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나의 작은딸 보다 몇 달 늦게 결혼식을 했고 세 살짜리 아들이 있는데
갈라서겠다고 지금 친정집에 와 있다는 것입니다.
그분의 딸은 27살에 임신을 하는 바람에 말리지도 못하고 결혼한 케이스라
사위가 여러모로 맘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었답니다.
딸도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우기고 한 경우라 겉으로는 내색을 못하고
만 3년을 눈물로 살다가 이제 도저히 더 참을 수가 없다며
3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왔다고 합니다.

그 사위는 집에 오면 잠 만 자고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뭐든지 해 바칠 때만
바란다고 하기에 그런 남편은 네가 선택했으니까 당연히 남편이 바라는 대로

해 주어야지 무슨 불평거리가 되냐고 딸을 야단 쳤답니다.
가끔 처가에 와서 생활하는 것을 보면 아기를 대리고 놀이터 한번을 가는 일이 없고
육아를 돕는 다거나 청소기를 돌린다거나 세탁기에서 꺼낸 빨래를 널어주는 사소한
일도 한 번 거들어 주는 일이 없고 집에 들어와서는 잠을 안자면 게임만 한다는 것입니다.
딸이 애처로워 아기 목욕을 장인이 팔을 걷어 부치고 해도 사위는 텔레비전을 보거나
휴대폰으로 게임만 하고 소파홀릭으로 있다가 돌아간답니다.
장인이나 장모가 뭘 물으면 마지못해 대꾸하고
어른이 들어와도 궁둥이를 소파에서 일으켜 인사하는 모습도 없답니다.
참 요새 젊은이 치고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본가에서 귀하게 커서 뭘 몰라서 그러나보다, 여기고 사위와 불화하면
내 딸이 고생할 것 같아서 고치라는 말도 못했답니다.

그러나 딸이 짐을 싸들고 친정으로 들어와

도저히 더 살 수가 없다고 하는 말을 들으니 더 이상 살아 보라고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사업을 한다고 빚만 잔뜩 지고 있는데 세 살짜리 아이가 있는데도 아내에게
남편 사무실에 나와 돕지 않는 다고 화를 내고 가게 월세 낼 때가 되면
친정에서 돈을 빌려오라고 내 몬답니다.
그래서 하도 급하다고 하니 여러 번 친정에서 월세를 물어주었답니다.
알고 보니 집도 월세가 110만원이고 사업장은 월세가 5백 만원이더랍니다.
뭘 하는데 그렇게 비싼 임대료를 내냐고 했더니 자동차 관련일이라는 군요.
본인은 이미 신용불량자이라 사업자를 낼 수 없으니 대학에 다니는 처남 명의를
빌려다 사업자를 내고 처남 카드를 만들어 쓰고 있다고 하는군요.
그런 일을 왜 엄마 아빠와 의논 없이 했냐고 딸을 나무랐더니
그것만 해 주면 이젠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며 너무 그럴듯하게 졸라서
동생만 설득해서 엄마아빠에겐 비밀로 했다는 겁니다.
손찌검까지 한다고 하고 처가에서 사업자금을 마련해 주지 않는 것도 불만이고
장모가 사소한 잔소리를 하는 것도 듣기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장인이 올해 퇴직을 해서 퇴직금 받은 것을 알고 딸을 더 괴롭힌다고 하더랍니다.
사위 사업자금을 안 대어 주면 둘이 못 산다고 집에 가서 말하라고 까지 한다니…..
그러다가도 툭하면 집을 나가서 열흘이고 이십일이고 집엘 안 들어오기도 한다는 군요.
이런 유아적이고 무책임한 남편과 살려고 얼마나 속을 썩였을까 생각하니
딸이 너무 불쌍해 가슴이 미어진다는 것입니다.

딸아이의 맘고생 몸 고생을 생각하면 딱 이혼을 하라고 하고 싶지만
어린 손자를 생각하면 그러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아버지 없이 살아갈 손자가 불쌍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이 터지고 미쳐버릴 것 같다고 말합니다.
딸이 친정으로 온 지 20여일이 되어도 연락이 없어서
어른 된 도리로 그래도 한 번 더 용서하고 정리를 시켜서
파탄만은 막고 싶은 생각에 사위에게 카톡을 보냈답니다.

그 카톡을 나에게 보여주는데 이렇게 보냈더군요.
더위에 어떻게 지내는가? 아들이 보고 싶지도 않는가?
삼계탕 끓여 놨네, 먹으러 오게. 밥 먹으면서 우리 허심탄회하게 의논해 보세나
어쩌겠나? 이젠 가볍게 처신할 나이는 아니지 않는가? 집에 오길 기다리겠네."
이렇게 간절하게 문자를 보냈으나 응답이 없답니다.

괘씸한 마음에 손자를 친할머니 친할아버지에게 보내고 이혼하고
새 출발하라고 딸에게 말했더니
딸은 아기를 자기에게서 때어 가면 죽어버리겠다고 한답니다.
결혼도 어린나이에 임신이 되어 어쩔 수 없이 했고
아들을 낳고 보니 얼떨결에 엄마가 되어 아들 때문에 남편의 비행을 다
묻어가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산후에 붙은 살이 빠지지 않고 그대로 있어서
뚱보가 되었고 정신적으로는 한 없이 나약해 있어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피폐해진 딸을 바라보자니 엄마가 미쳐버리것 같다고 하는말이

절절한 심정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귀여운 손자를 쳐다봐도 가엾어서 미쳐버리겠고
정말 귀하게 애지중지 키운 딸을 어쩌면 3년 만에 이렇게 망쳐질 수가 있는지
사위가 괘씸해서 미쳐버릴 것 같은 것이 맞는 말입니다.

이제 딸을 괴롭혀 장인의 퇴직금까지 노리는 사위를 어쩌면 좋을까요?
나는 뭐라고 도움 줄 말을 찾지 못해서 친구의 손만 가만히 잡아 주었습니다.

순이

3 Comments

  1. 데레사

    2015-07-21 at 09:54

    이혼해야 합니다.
    내 딸 같으면 당장 이혼 시키겠습니다.
    뻔하게 보이는 장래인데 요즘 세상에 굳이 같이 살아라 할
    필요가 없을것 같아요.

       

  2. 대성

    2015-07-21 at 14:42

    You are saying what the answer for the probelm is.   

  3. TRUDY

    2015-07-24 at 00:37

    대답은 이미 나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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