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이 카톡에다가 어머니 모시고 캠핑을 갔다며 사진을 올렸습니다.
남동생 가족이 휴가를 가면서 어머니를 모시고 간 것입니다.
남해 바다 은모래비치라고 하면서 보낸 사진을 보니 경치도 좋고
시원해 보여서 피서지로 적당할 것 같아서 어머니 모시고가서 고맙다고 했더니
" 우리 엄마가 이곳에서 최고령 캠퍼일 듯 ^^ "
이런 답장이 와서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순이 : 캠핑할거야?
동생 : 예 텐트 쳤어요. 아주 큰 텐트요.
순이 : 최고령 캠퍼 괜찮을까?
동생 : 어머니도 좋아하세요.
순이 : 노숙이라 건강에 문제가 생길까봐
동생 : 캠핑을 노숙이라 하심은 캠핑이 뭔지를 모르시는 …..
만행이십니다. ㅎㅎㅎ
순이 : 그런가? 한뎃잠이라서 노인이 힘들까봐
동생 : 여긴 바닷바람도 시원하고 피서하기 좋네요.
순이 : 그래~ 어머니가 아무리 건강하셔도 노인이니 참고해서 배려해 주삼.
동생 : 예 잘 알겠습니다. ^^
순이 : 고마워
다음날 아침 여동생이 카톡에다 어머니 안부를 묻습니다.
다들 말은 못해도 어머니가 노숙을 하신 것이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 어머니 한뎃잠 잘 주무셨나? 온 몸이 쑤실지 모르는데 온천욕이라도?"
이러니까 어머니를 모시고 간 막내가 억울했던지
"텐트 안에서 신선한 바람 맞으면서 잘 주무셨습니다."
이러며 사진 한 장을 올렸습니다.
사진을 본 여동생이
“ ㅎㅎㅎㅎ 우리 어머니 노숙인 치곤 섹시하네요. ^^”
이러면서 웃깁니다.
나는 “아름다운 동네에서 한뎃잠을 잔 노숙인은 아직 청춘이시네“ 이랬습니다.
캠핑하는 것을 한뎃잠 잔다고 했다가 동생에게
만행이라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재미있습니다.
아들과 딸이 다른 것은 세심한 것에서 차이가 납니다.
사소한 차이는 어머니 머리 염색하는 데서도 이견이 있습니다.
막내아들은 어머니가 머리 염색하는 것을 말립니다.
머리 염색을 하면 눈이 침침하고 피부에도 안 좋으니까
염색을 하지 말고 그냥 사시라고 흰머리가 더 멋있다고 우깁니다.
그러나 머리가 하얗게 되면 더 늙어 보이고 힘이 없어 보여서
스스로 자신이 없고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니까 염색을 해 드리는 사람은 딸입니다.
약 같은 것도 드시면 해롭다고 무조건 약을 적게 드시게 하려는 사람은 아들이고
난 87세의 연세에는 약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안 아프고 잠 잘 주무시고 몸이 편안한 것에
더 중점을 두고 어머니를 배려합니다.
그러다 보니 의견차이가 가끔 있는데 아들 말이 사실은 맞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다시 생각해 보면 이제는 사시는 동안 평안을 누리셔야지
해로운 것을 따지기보다 어머니가 뭘 원하는가를 살펴야 합니다.
큰 해가 없는 한 어머니가 하시고 싶은 대로 하시도록 해 드리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흰머리를 싫어하시니 염색을 해 드리는 것이고
약을 더 드시고 싶어 하면 병원진료를 받아 약을 드시게 해 드리면 되는데
아들은 원칙을 자꾸 내세워서 불편함을 가중 시키는 겁니다.
우리가 가면 어머니는 염색약을 사다 두셨다가 염색을 해 달라고 하면서
“철이가 알면 싫어한다.” 이러시는 겁니다.
40대 젊은 아들은 (막내 동생) 어머니를 청년처럼 생각하고 캠프도 모시고 가는데
우리 같으면 조심스러워서 노인을 한뎃잠을 (이러다 수많은 캠퍼들에게 혼나겠다. ^^)
주무시게 하지 않을 것 같은데 아들은 용감하게 최고령 캠퍼로 만듭니다.
우리 딸들은 어머니를 조심스럽게 대하고 모시는데
막내아들은 어머니를 아직도 힘이 왕성한 어머니로 생각합니다.
막내라서 그런 건지?
그래도 우리 어머니는 막내아들을 가장 좋아하십니다.
자녀를 다 사랑하시지만 막내에게 가는 정은 더 특별하신 것 같고
우리에겐 몹시 엄하셨는데 막내는 억지를 부려도 수용을 합니다.
87살이면 한뎃잠을 잔 최고령 캠퍼 맞지요?^^
순이
김동진 (
윤정연 (
윤정연 (
김영옥 (
睿元예원
2015-08-06 at 04:12
그러네요.
동생분이 엄니를 현대식 경험을 해드리고 싶으신것 같네요.
저도 친정엄니를 20대때 음악다방에 모시고 갔다가
엄니한테 혼났던 생각이 나네요.
화목한 가족들의 대화 모습 보기 좋습니다.^.^
TRUDY
2015-08-07 at 00:47
자식들 사랑을 듬뿍 받고 계십니다.
노당큰형부
2015-08-08 at 12:08
노모를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이
돋보여요.
그럼요 어르신들은 잠자리가 바뀌면
약간이라도 불편 할수 있지요
형제분들의
효성이 본 받을만 합니다.
좋은날
2015-08-09 at 03:31
아.. 팔순 노모님을 모시고 봄날이 오는 동해안으로 내려가다가
풍경 좋은 곳에서 찌개에 따순밥을 해드리면 그렇게
어린애마냥 좋아하시던 엄니가
문득 그립게 하는 글과 사진입니다.
그저 건안하시게 자식들 효 다 받으시며
장수하시길요.
대성
2015-08-14 at 04:36
막내가 엄마를 끔찍이 생각하는군요.
염영대
2015-08-19 at 00:40
저의 어머니는 86세에 돌아가셨는데 참 건강하십니다.
자녀들 모두가 효자, 효녀입니다.
참 부러워요.
리나아
2015-08-20 at 10:58
저도 아들만 있어서 옳은 소리나 하면서 얼마나 참견할지
알~만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