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에서 1박을 하고 아침 먹을 시간이 되어서 동생과 함께 식당으로 갔습니다. 숙박 요금에 조식이 포함된 가격이라 식권 받은 것을 내고 식탁을 차지해서 뭘 좀 먹을까 궁리를 하고 있는데 세 명의 한국남자가 들어옵니다. 60대 초반의 회사 중역쯤 되어 보이는 점잖은 신사들이었습니다.출장 온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마닐라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는 일은 일상적이라 서로 관심할 일도 없습니다만, 남자들의 뒤를 따라 들어온 세 명의 필리핀 아가씨들이 눈에 띄어 보게 되었습니다.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아가씨들은 열아홉이나 스무 살 쯤으로 보였습니다. 여자 아이들은 헤실 거리며 늙은 남자 뒤를 따라 들어오더니 남자들과 가까이에 있는 다른 식탁에 앉더군요. 그때까지만 해도 그게 무슨 상황인지 몰랐습니다.
동생과 나도 야채와 과일 그리고 필리핀 빤디쌀이라 부르는 부드러운 모닝 빵에 잼을 발라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한국 남자들이 우리 자매를 신경 쓰여 하는 모습으로 흘깃 거렸습니다. 그제야 눈치가 둔한 나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남자와 어린 필리핀 여자들 사이에 바디 랭귀지가 오고가는 것이 감지되었습니다. 남자들은 여자아이들에게 많이 먹으라고 권하는 손짓을 하고, 여자아이들도 남자들을 향해 웃으면서 목례도 하고 접시를 들여다보면서 많이 먹고 있다는 제스처를 했습니다. 남자들은 자기들끼리 즐거운 듯 서로 이야기 나누다가도 은근 우리자매를 흘끔 거렸습니다.
감이 잡히는 뭔가가 있었습니다. 남자들끼리 팀을 이뤄서 골프여행이라는 명목으로 해외에 나와서 타국의 어린여자아이와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동남아로 남자들이 골프하러 가면 말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도 들어봤었는데 그 말려야 하는 이유를 목격한 것입니다. 골프를 한다고 하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남의 눈을 피할 수 있는 타국에서 어린 여자아이와 동반하여 며칠씩 지낸다고 듣던 이야기를 내 눈으로 확인하자 멀쩡한 남자들이 좀 한심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겉모습은 멀쩡한 신사로 보이는 남자들이 저러고 친구들과 몰려다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친밀한 친구간이면 서로의 가족관계나 아내들을 다 잘 알고 있을 것인데 서로 부끄럽지 않은가 모르겠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간에 식당에 왔지만 그들은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자 여자애들도 헤실헤실 웃으며 남자들 뒤를 따라 나갔습니다. 여자아이들은 익숙한 듯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데 한국 남자들은 나를 돌아다 봤습니다. 나는 그들과 시선이 마주칠까봐 얼굴을 돌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그들의 여행에 불편을 끼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남자들은 집에다가는 골프여행을 간다며 합법적으로 떠나와서는 어린 여자 아이들과 즐기고 시침 뚝 따고 가정으로 돌아가겠지요. 여자아이들은 계약된 비용을 받으면 되고 남자들은 아무 일 없이 집으로 돌아가구요.
내가 만난 한국 남자들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고 필리핀의 어린 여자아이들이 불쌍해서 마음이 쓰렸습니다. 국가가 가난하다 보니 어린여자아이들이 이런 일에 내 몰리는 것입니다. 1970년대엔 일본사람들이 우리나라로 기생관광을 왔었습니다. 노골적으로 섹스관광을 위해 몰려 온 일본사람들을 섹스에니멀이라고 부르며 비난 했습니다. 1970년대에 20대를 지난 내 또래 여성들이 일본남자들의 기생관광의 희생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우리나라 남자들이 밖으로 골프를 핑계삼아 섹스관광을 떠나는 것입니다.
이런 포스팅을 해서 일부 우리나라 남자의 동남아 섹스관관이 나아질 분위기도 아닌데 괜한 치부를 건드리는 것 같기는 합니다 이걸 읽은 아내들은 남편이 동남아로 골프여행을 간다고 하면 불편한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물론 순수하게 골프하러 가는 분들이 대부분이겠지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순이
벤조
2016-01-25 at 01:02
거기가 제주도 가는 것 보다 싸서 간다고 하던데요??? ㅎㅎ
벤자민
2016-01-25 at 06:30
저도 한번 언제 적을라고 하고 있습니다만
여자분의 시각으로 보는 것하고 남자들의 시각으로 보는 것하고 ㅎㅎ
남자들의 보고 듣는게 훨씬 리얼? 하겠지요 ㅎㅎ
물론 다 그런건 절대 아니지요
한국의 기후 조건상 싼 동남아에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정 찜찜하면은 부부가 같이 나가면 좋지요
부인이 골프를 못치더라도 몇일 관광 한다는 셈쳐야죠
다만 남자던 여자던 바람 피우는 것은
본인들의 윤리적 도덕적인 문제지
사실 골프가 아니라 뭐던 어떻게 하기가 ㅎㅎ
mutter999
2016-01-25 at 07:57
어제오늘의일이 아니잖아요?
아마 여자들이 저런다면 목숨이 위태로울거예요.
남자들은 친한사람끼리는 바람도 같이 피우는걸로 알고 있어요.
남자들은 17살서부터 죽을 때까지 생각의 80%는 저 생각을 한다네요.
20%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거예요.
막일꾼
2016-01-25 at 08:36
무터님, 이건 농담입니다만, 저의 경우는 말씀하신 그 80%와 20%가
뒤바뀌었는데요?! ㅋㅋ
남자가 여자를 모르듯, 여자들도 남자를 잘 모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ㅎㅎ
mutter999
2016-01-25 at 21:35
ㅋㅋ 화성과 금성에서 왔으니 죽을때까지 모른다는게 맞는 것 같아요.
막일꾼
2016-01-25 at 08:32
캄보디아에 단체로 간 한국인 골퍼들이 미성년여성을 상대로 성매매를 많이 하는 게 문제가 돼 유엔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동남아로 골프가는 분들이 조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잘못하면 망싱당하기 쉽상이지요.
그러나 동남아로 골프하러 가는 사람들이 다 그러는 건 아닐 것입니다. 또 꼭 골프하러 가서가 아니라 그냥 관광 가서도 성매매하는 사람도 많을 거고요.
사실 성매매는 어찌보면 필요악으로 볼 수도 있고요. ㅎㅎ
비풍초
2016-02-24 at 02:43
흠.. 성매매가 첫번째 요인은 아닐 것이구요… 우선, 국내에서 3일 내리 하루에 2 라운드씩 (젋고 기력넘치면 가능. 50대 이후는 불가능)하는 비용과 여행비 (항공료, 호텔, 식사 비)등을 따져보면, 제주도에서 그리 하는 것보다 싸면 싸지 비싸지 않습니다. 그런 골프여행을 취급하는 여행사들이 아주 싼 가격을 제시하거든요.. 가까운 필리핀이나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저 멀리 태국까지도 비용이 절대로 안비싸다는 거에요.. 또 국내에서 하루에 2라운드씩 3일내리 칠 수 있는 골프장 예약은 아마 불가능할 거구요..
그러니까, 골프에 미친 사람들이고.. 골프는 중독성이 강해서 시작해서 1년안에 중독됩니다. 중독되면 뭔 짓을 못하겠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