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선닷컴 기사에서 가져옴)
“알파고가 어디에 있다니?”
한이를 유치원에 보내려고 준비하는 딸에게 한마디 했더니
딸이 잠시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봅니다.
엄마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나 의아한 표정입니다.
알파고가 인공지능 컴퓨터라는 걸 모르고 하는 말은 아닐 것 같고
농담도 진담처럼 하는 내 말이 썰렁하게 들렸나 봅니다.
“중학생 엄마들이 알파고가 어디 있냐고 난리가 났데, 애들 알파고 보내려고”
내 말에 딸이 하하하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바둑이라고는 둘 줄도 모르고 어릴 때 오목을 두어본 기억이 있는 정도인 사람에게도
이세돌기사와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보면서 바둑에 관심을 가지게 했습니다.
컴퓨터 편이 아닌 사람 편이 되어 응원을 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감히 기계가 사람의 생각을 넘본 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무리 컴퓨터가 발달했다고 해도 사람의 지능이나 생각에 도전하는 것이 가당키나 할까 생각했는데 알파고에 내리 3판을 지고 나니 사람들이 다들 우울해 했습니다.
이러다가 사람이 컴퓨터에 지배받는 일이 현실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마저 들었고
영화 속의 가상세계로만 알던 것들이 당장 위협으로 다가올 것 같아서입니다.
그래도 다섯 판 중 한번이라도 사람이 알파고를 이겨서 그걸 위안으로 삼기는 합니다.
(알파고가 일부러 져 준 것 같다고 하는 말이 지배적이긴 합니다.)
컴퓨터를 만든 것도 사람이고, 그걸 사용하는 것도 사람이지만 사람의 지능을 능가해서
생각하고 대응 한다는 일이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 인공지능 컴퓨터와 사람의 대결은 많은 이야기들을 남겼습니다.
네모난 탁자위에서 흑백 돌을 쓰는 놀이가 대단한 지능을 요한다는 것에 다들 놀랐던 것입니다.
★ 이세돌 9단 가족의 바둑 DNA.
● 부친 이수오 氏 : 아마 5단.
광주교대 졸업 후 목포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10년 정도 재직하다가
비금도로 귀향해서 농사지으며 자식들을 키움.
자녀들에게 바둑 가르치면서 자식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셨다고 함.
특히 막내 이세돌의 바둑 재능을 눈여겨봤다고.
● 큰누나 이상희 : 아마 5단, 이대 국문과 졸
● 큰형 이상훈 : 프로 7단.
하호정 4단과 결혼하여 프로기사 2호 부부.
● 작은누나 이세나 : 아마 6단. 이대 국문과 졸.
현재 월간바둑 편집장
● 작은형 이차돌 : 아마 5단.
아버지가 너는 머리가 나쁘니, 바둑하지 말고
대학 진학을 권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ㅋ~ 바둑 할 머리가 안 돼 간 대학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가족의 두뇌를 연결하면 알파고보다 뛰어날 듯.
친구가 보내온 카톡을 받아 읽고 우리 딸에게 또 썰렁 개그를 했습니다.
“우리도 이번기회에 바둑판이라도 하나 장만해야 하는 것 아니니?
한이하고 까꿍이에게 바둑을 가르쳐야 할 것 같은 분위기야.“
나는 웃자고 한 이야긴데 우리 딸은
“엄마 그렇지 않아도 인터넷 쇼핑몰마다 바둑판이 요즘 인기 품목 이래“
이럽니다. 생각이 빠른 사람들은 이미 자녀에게 바둑을 가르치려고 하나 봅니다.
“바둑을 하면 머리가 좋아지나 봐. 이세돌 형제들이 다 바둑을 한데나 봐
아버지가 머리 나쁘니까 바둑하지 말라고 한 형은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를 갔데.”
“우리도 바둑판 하나 장만해서 오목이라도 둬야하겠네요.” 이러며
당장 바둑용품을 장만해 볼까 하는 분위기가 됩니다.
바둑, 바둑 하다 보니 저절로 바둑에 흥미가 생기는 겁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먼 미래의 일로 여겼는데
사람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과 앞으로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지,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대체하면 우리 손자들은 앞으로 무슨 일을 하고 살아야 할지
구체적인 고민이 생겼습니다.
의사 변호사 같은, 우리세대에 선망 받았던 직업군은 컴퓨터로 대체되어 사라지고
예술이나 미용사 요리사 같은 부분은 살아남을 것 같다는 예측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히고 예술적인 감성을 키우는 것밖에
대안은 보이지 않습니다.
순이
데레사
2016-03-16 at 13:12
나역시 오목을 두어본 정도뿐인데 이 대국을 끝까지
지켜 봤거든요.
바둑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재미있게 관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꾸며졌는가는 모르지만 사람과 기계의 대결이라는것에
더 관심이 있었던것이 사실입니다.
내친구 신촌 세브란스에서 위암수술도 로봇수술을 했어요. 몇년전에.
더 비싸더라구요.
그런데 지금 멀쩡합니다. 물론 전적으로 로봇 혼자서 한건
아닐테지만 이렇게 우리 생활에 깊숙하게 들어 와 있습니다.
대표적인것이 전화교환수라는 직업일겁니다.
이제는 아무곳에도 교환수가 없이 자동연결이 되죠.
비풍초
2016-03-18 at 01:28
요즘애들이 언제적 애들인지 모르겠지만, 논술고사가 시행된 이래로 애들이 그래도 좀 좋다하는 대학에 들어가려면 논술점수를 잘받아야하고, 논술점수를 잘받으려면 책 엄청 많이 읽어야합니다. 아마도 요즘 애들이 우리 고등학생때보다 훨씬 더 많은 책을 읽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