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씨가 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많은 구호 속에 살았습니다.
어떤 분은 “우리 가슴이 무슨 게시판이냐?”고 항의를 했다고 할 정도로 가슴에 리본이 떨어질 날이 없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잊어버리고 구호가 적인 리본을 안 달고 등교해서 야단도 여러 번 맞은 기억이 납니다. 매주 바꿔 달아야 하는 구호는 주말이면 칠판에 선생님이 적어 줍니다. 그 당시 반공 방첩은 기본이고  불조심 강조의 달, 보훈의 달, 퇴비증산 기간 같은 구호도 있었습니다. 무명천에 글씨를 써서 가슴에 달기도 했고 아예 비닐로 된 리본 속에 여러 가지 구호가 인쇄되어 있어서 그 주간에 맞는 구호를 바꿔 넣으면 되는 것도 있었습니다. 친구들의 가슴에 붙은 구호를 쳐다보며 그 내용을 내 가슴에 새기지는 않았겠지만 강조가 되는 것은 있었습니다.

새벽 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이런 새마을 노래나. 잘 살아 보세 잘 살아 보세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이런 노래를 들으며 아침잠을 깨웠고 하루 종일 그런 노래를 듣고 부르며 살았습니다. 이런 결과로 구호처럼 우리나라는 잘 살게 되었는데 어느 때부턴가 이런 구호들은 아주 촌스러운 것으로 간주되고 국가가 국민을 계몽하는 것을 우민정책으로 보고 죄악으로 여겨졌습니다. 국가를 비판해야 지성이 빛나 보이고 계몽당하는 국민은 바보 같아서 저항해야 멋진 일이 되었습니다. 국가라는 이름으로는 결속하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일이라고 여기고 자기주장이 강해지면서 개인주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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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분위기 중에도 올림픽 경기나 국가 간 대회가 열리면 애국심이 살아납니다.
그래서 올림픽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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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가져옴

리우 올림픽 펜싱에 출전한 박상영 선수가 마지막 라운드 직전 혼잣말하는  15초 정도의 짧은 동영상을 카톡으로 받았습니다.
박상영 선수가 심호흡과 고개를 끄덕이면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혼잣말을 되 내이는 모습입니다.
경기 중 벼랑 끝에 몰린 10대 14. 상대가 1점만 더 나면 경기가 종료되는 절박한 순간입니다. 박상영 선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암시 후에 경기에 임하여 연속 5점을 따내는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금메달을 얻었습니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모두가 잊고 있었던 ‘할 수 있다’는 긍정의 단어가 각인된 순간이었습니다. 여러 번 15초 혼잣말 동영상을 반복해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은 그 간결한 한마디의 울림이 크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취업이 쉽지 않은 탓에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오고도 취업을 못하는 젊은이들이 많고, 사사건건 정부를 비판하고 헬 조선이라며 우리나라를 떠날 궁리를 하는 젊은이들도 많은데 이렇게 당찬 스무 살 청년이 하면 된다는 긍정의 마음을 가지게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기적은 기적을 믿는 사람에게 일어납니다. 오늘은 어제 사용한 말의 결실이고 내일은 오늘 사용한 말의 열매이고. 내가 한 말의 95%가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말이 씨가 된다는 격언이 우리에게 오래 회자되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말은 우리 삶을 이끌어가는 힘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언어는 불운을 가져옵니다. 항상 복을 부르는 말을 하고 축복의 언어를 사용하고 감사의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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